평창 동계올림픽 베뉴 중 숱한 논란을 남기고, 2018-2019 시즌에는 아예 경기장을 얼리지도 못하며 '뜨거운 감자'로 남았던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가 2019-2020 시즌에는 다시 트랙에 얼음을 채우고 선수들을 맞이했다.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지난해 12월 21일 루지 아시아선수권을 개최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근 2년 만에 다시 트랙을 얼렸고, 이달 말에는 스켈레톤 대륙간 컵 대회를 여는 등 국제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또 오는 18일까지 29개국 123명이 참가하는 '2020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대상 봅슬레이 체험 행사도 개최한다.

다시 트랙을 얼리다
 
 지난달 21일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

지난달 21일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 ⓒ 대한루지경기연맹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현재 아시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썰매종목 트랙이다. 일본 나가노 슬라이딩 센터가 평창올림픽이 열릴 즈음 경영난으로 폐쇄되었기 때문. 이에 따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중국이 베이징 옌칭구(延庆区)에 만들고 있는 국립 슬라이딩 센터가 개장하기 전까지는 아시아 유일의 슬라이딩 센터로, 아시아권 국가의 전지훈련지로 사용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하지만 평창 올림픽 직후 2018-2019 시즌에는 경기장 문을 잠갔다. 평창 올림픽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유산이 하루아침에 쓰지 못하는 콘크리트 바닥이 된 것이다. 이는 폐막 이후 1년 가까이 정부와 지자체, 조직위 등이 관리 주체를 정하는 데 합의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다행히도 이번 시즌부터는 다시 트랙을 얼릴 수 있게 됐다. 강원도 개발공사가 2019년부터 관리권을 맡았고, 이후 1년 연장을 통해 2020-21 시즌까지 관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여러 국제대회와 2018평창기념재단의 프로그램이 개최되었다. 지난달 21일에는 루지 아시아 선수권이 열려 에일린 프리쉐, 박진용 선수 등이 참가했고, 평창재단의 2020 드림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인 대상 봅슬레이 체험도 열린다. 오는 31일과 1일에는 정승기 선수 등이 출전하는 스켈레톤 대륙간컵 대회도 열린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1년 앞둔 다음 시즌에도 경기장은 가동된다. 2020-2021시즌 루지 9차 월드컵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챔피언인 독일의 나탈리 가이젠베르거 등, 유명 선수들도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통영 루지'보다 짜릿하고, 보는 것도 짜릿하게

강원도와 2018평창기념재단도 '묘수'를 내놨다. 강원도는 2019-2020 시즌부터 국제대회를 유치에 힘을 쓰는 동시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이미 캐나다 휘슬러 센터 등에서 운영되는 휠 봅슬레이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플라잉 스켈레톤'이 바로 그것이다.

2018평창기념재단 엄길수 유산사업팀장은 9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휠 봅슬레이를 활용해 여름 등에 유소년 체험 교육을 하는 것이 계획되어 있다"라면서 "관광보다는 교육의 목적이 강해 해외 및 국내선수들이 훈련할 때도 쓸 수 있고, 썰매 종목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교육 과정을 거쳐 탑승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트랙 전체를 활용하는 색다른 어트랙션도 기획된다. 세계 최초로 레저, 관광용으로 만들어지는 플라잉 스켈레톤이 그것이다. 엄 팀장은 "슬라이딩 센터의 트랙 천장에 매달려 짚라인으로 트랙을 일주하는 방식인데, 통영 루지나 남이섬 짚라인처럼 연중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사계절 관광시설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후에도 계속 겨울 시즌에는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비시즌에는 레저 관광, 교육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 밝혔다.

'제2의 윤성빈', '루지 첫 메달'은 인프라가 만든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켈레톤 경기의 모습.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스켈레톤 경기의 모습. ⓒ 박장식

 
한국루지경기연맹 관계자는 경기장이 다시 가동된 것에 대해 9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선수들이 국외 전지훈련을 나가지 않아도 되고, 국내에서도 트랙훈련을 할 수 있어 경기력 향상에 도움도 된다"라며 "훈련 공간이 만들어지는 만큼 주니어 선수를 유치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은 물론, 세계루지연맹에서도 트랙이 계속 운영되는 것을 원한다.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썰매 트랙인데다가, 오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는 전지훈련지나 베이스 캠프로도 사용할 수 있다"라며 "그런 맥락에서 루지 월드컵 등 세계대회를 유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겨울 스포츠로 자리잡았고, 컬링은 평창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리그를 개최하는 데다 사회인 팀이 생겨날 정도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인프라 덕분이기도 하다. 스키의 경우, 전국 곳곳에 스키장이 있어 접근성이 좋고, 컬링장 역시 의정부, 춘천, 전주 등 각 지역에 생기고 있다. 

물론 썰매 종목은 스키장이나 컬링만큼 접근성이 좋다고 보기도, 초보자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종목이라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연 20억 가까이 되는 유지비와 관리비도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가 '썰매 황제 윤성빈'을 만들고, 봅슬레이 첫 금메달을 만들었듯 지속적인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역시 새로운 스타 발굴을 위해 필요하다.

수익을 낼 수 있는 대회나 체험 프로그램을 잘 유치하고, 그러면서도 유소년 선수부터 메달리스트까지 트랙을 마음 편히 내달릴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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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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