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 tvN

 
매년 그 해의 '트렌드'를 점쳐보는 <트렌드 코리아>를 펴내는 김난도 교수가 지난 3일 방송된 tvN < SHITF 2020 >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방송분에서 김난도 교수는 한때 뉴요커였던 조승연 작가, 가끔 뉴요커였던 미시간 주 출신 가수 에릭남과 함께 최신 유행 트렌드를 선도하는 도시 '뉴욕'을 방문했다. 그들의 목적은 그곳의 밀레니얼 세대를 만나는 것이었다.

뉴욕의 트렌드을 알아보기에 앞서 세 사람은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정의를 내려본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이들은 2010년대 이후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했고, 2010년대 이후 기술 산업 발달의 결과물인 모바일 기기에 능통하다.

돈을 버느라 인생을 다 써버린 아빠처럼 살기 싫지만, 아빠보다 더 많은 걸 하고 싶지만, 2007~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아빠처럼 되는 것도 쉽지 않은 세대'다. 흥미롭게도 베이비 부머 세대인 김난도 교수, 엑스 세대인 조승연 작가,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인 에릭남을 구분하는 수단으로 '아보카도'가 등장했다. 

밀레니얼 이전 세대에게 아보카도란, 그저 비싸거나 혹은 낯선 음식에 불과하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아보카도에 집착한다. 그러나 아보카도를 키우는데 물이 너무 많이 필요해 자연보호 관점에서 좋지 않다고 하니,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라는 것이다. 

그렇게 출연진들은 문화적 깊이와 생각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아빠 세대처럼 집을 사는 대신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과 '소확행'을 중시하는 뉴욕의 여러 밀레니얼 세대들과 얼굴을 마주한다. 
 
다르지만 같은, 욜로와 파이어족
 
 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 tvN

 
뉴욕의 밀레니얼 세대를 만나기에 앞서 전제가 되어야 할 사건이 있다. 바로 지금은 '그라운드 제로'라는 역사적 추모 공원이 된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자리. 2001년 9월 11일, 뉴욕은 물론 전세계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세계 무역 센터 비행기 테러 사건, 일명 911테러가 그것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정치, 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격게 된다. 그러한 사회적 불안과 불경기를 겪으며 자란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사고와 삶의 방식을 보인다.

뉴저지 출신의 존바는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위해 기꺼이 월 3000달러의 비용을 감수하며 10평 남짓 원룸에서 살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각 도시를 여행하며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그에게 뉴욕은 대도시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곳이다. 그에게 뉴욕은 1960년대 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며 미니멀리즘적 삶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그렇게 '욜로' 존바가 있는가 하면, 100만 달러를 목표로 경제적 자립을 이룬 뒤 30~40대에 조기 은퇴를 하겠다는 '파이어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의대 중퇴생 잭 시티도 있다. 하루 400달러를 벌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에, 그는 블로그 광고 등 수익이 되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태국 출신인 그는 빚 때문에 미국으로 이민 온 아버지가 불법체류자로 하루 세 가지 일을 하며 고생하던 걸 보면서 자신은 평생 저렇게 일을 하며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결국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욜로' 존바와 조기 은퇴를 향해 달려가는 잭은 다를까? 비록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 조기 은퇴 후 그냥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짜 원하는 일을 하겠다는 잭의 모토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자는 것이다. 그에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바로 '시간'이라는 것.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신을 중심으로 흐르는 '시간'과 '세상'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부모 세대와는 다른 삶의 모색
 
 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tvN < SHIFT 2020 > 트렌드로드 뉴욕 ⓒ tvN


그런가 하면 60년~70년을 사는 부모 세대가 당뇨로 고생하는 것을 본, 자신은 100세까지 살아내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건강에도 관심이 많다. 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비건(채식주의자 vegan)', 관광 명물이 된 브라이언트 파크의 단체 요가, 삭막한 현실 그리고 부모들이 만들어 놓은 지나친 분업 사회의 반대 급부로서의 '화초 세대(반려 식물로써 화초를 기르는 세대)'의 등장으로 이어졌다. 

또한 공유 오피스와 공유 주택 역시 이들에게는 낯설지 않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여 홀로 일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밀레니얼들은 사람과 사람이 부딪치는 공간을 선호한다. 그곳에서 비즈니스를 넘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는 이전의 나, 혹은 내가 가진 것이 중요했던 앞 세대와 달리, 우리 다같이 잘 살자는 '위코노미' 정신으로 이어진다. 

함께 무엇인가를 해보고자 하는 밀레니얼들의 태도는 정치적 목소리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제작진이 방문한 민주사회주의자 연맹은 그런 미국내 밀레니얼들의 새로운 정치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다. 조직에서의 승진과 돈, 성공만을 지향했던 기성세대의 정치적 방식을 야만주의라 규정한 이 단체는 그 대안으로 '사회주의'를 모색한다.

경제에 대한 불만, 찾기 힘든 좋은 직장 등 기성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 환경에 이들은 반발한다. 그렇기에 기성세대가 선택한 '자본주의'는 계속 실패했다고 단정한다. 반면 사회주의는 경험해 보지 않았지만 지금의 정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물려받을 세상이니 자신들의 방식으로 정치를 마련해 나가겠다는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하여 대중적 지지도를 형성해 가고 있는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이오 코르테즈)와 같은 정치인을 배출해 내고 있다. 

뉴욕의 밀레니얼들과 함께 한 여정에 대해 김난도 교수는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의 합리적 선택"이라 정의한다. 아빠보다 잘 살기 쉽지 않은 세대, 아빠처럼 살기도 쉽지 않은 세대의 좌절이 낳은 역설적 모색. 뉴욕에서 만난 밀레니얼들은 결국 기성 세대의 안티테제로서의 모습들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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