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zzo의 정규 앨범 < Cuz I Love You >

Lizzo의 정규 앨범 < Cuz I Love You > ⓒ 워너뮤직코리아

 
설날 연휴인 오는 26일, 미국에서는 제62회 그래미 어워드가 열린다. 그래미를 대표하는 4개의 본상(General Field) 중 가장 먼저 시상이 진행되는 상이 바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 상이다. 많은 언론이 '아이콘' 그 자체인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수상을 점치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이름은 더 있다.

< Cuz I Love You >의 리조(Lizzo)가 그 주인공이다. 리조는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포함한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최근 '리조 현상'을 입증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텍사스에서 음악을 시작한 멜리사 제퍼슨은 제이지(Jay-Z)의 명곡 'Izzo(H.O.V.A)'의 영향을 받아 'Lizzo'라는 랩 네임을 정했다. 언더 그라운드에서 서서히 자신의 이름을 알려갔다. 2014년에는 '전설' 프린스(Prince)와 '3rdeyegirl'의 앨범에 피쳐링하기도 했다. 리조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2017년에 발표했던 'Truth Hurts' 덕분이다.

이 노래는 발표된 지 2년이 지난 2019년이 되어서야 유명해졌다. 이 노래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 Someone Great >에 삽입되는 한편 "I just took a dna test turns out i'm 100 that"라는 한 소절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통해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올해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였던 'Old Town Road(Lil Nas X)'를 제치고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좋은 음악'이 기본적으로 받쳐주지 않았다면 리조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나를 사랑하라, 여성은 아름답다
 
< Cuz I Love You >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는 사랑, 그리고 긍정이다. 자신에 대한 리조는 펑크(Funk)와 알앤비, 힙합, 록과 가스펠을 자연스럽게 뒤섞는 동시에, 폭발적인 가창력과 랩 솜씨를 두루 뽐낸다. 1980년대 펑크(Funk)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래 'Juice'는 리조 특유의 자기애를 집약한 수작이다.

'Like A Girl'에서는 로린 힐, 세레나 윌리엄스 등의 흑인 여성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한편, '여자다움'에 대한 고정 관념을 정면으로 받아치는 페미니즘적 요소를 갖췄다. 매력적인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Better In Color'는 LGBT 커뮤니티에 대한 송가처럼 다가온다. 거기에 섹슈얼한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Lingerie'에 이르기까지, 메시지와 퍼포먼스, 그리고 솔직함을 겸비한 앨범을 거부하기란 어렵다.
 
"내가 이렇게 잘 나가는 건 내 탓이 아니야. 차라리 술 탓을 해. 흘러넘치는 내 매력을 탓해!"
- 'Juice' 중에서.

 
나체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앨범 재킷 이미지, 그리고 자신을 'Thick bitch'로 표현하는 'Tempo'가 보여주듯 리조는 자신의 육체를 긍정한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다. 리조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팝스타' 하면 떠올릴 법한 모습, 연예계가 좋아하는 미의 기준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그러나 리조는 개의치 않는다. 그녀와 함께 라이브 무대에 오르는 댄서들 역시 리조와 비슷한 체형이다. 리조가 논하는 미의 다양성은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tivity)'와 연결되곤 한다. 사회가 주류라고 규정한 기본 틀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의지, 존재 자체가 아름다움이라는 자기애의 발로다.
 
우리는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지인들이 '우울함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에 대한 추천을 구하곤 한다. 그때마다 리조의 앨범 < Cuz I Love You >를 추천하곤 한다. 단순히 신나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흥겨운 그루브 가운데에서 발견할 수 있는 매우 견고한 인간상 때문이다. '타임지'는 리조를 '2019년의 엔터테이너'로 선정했다. 리조의 솔직한 문법이 이 시대 여성들에게 용기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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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음악과 공연,영화, 책을 좋아하는 사람, 스물 일곱. http://blog.naver.com/2hyun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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