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온 2019년도 이제 연말 결산의 시기를 맞고 있다. 단 한 해도 결산이 쉬운 적은 없었으나, 올해는 특히 의미 있는 작품과 뮤지션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기성 질서의 변화를 촉구하고 다가올 새로운 10년의 청사진을 그릴 2019년의 음악을 소개한다. 세 번째는 '유튜브가 지배한 2019 대중음악'이다. [기자말]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양준일의 모습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양준일의 모습 ⓒ JTBC

 
#1 2019년 유튜브에 개장한 '온라인 탑골공원'은 때아닌 복고 열풍을 가져왔다. 2018년 말 '노동요'의 대유행 이후 각 방송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980년대 ~ 1990년대 음악 프로그램을 24시간 생중계하고 과거 뮤지션들의 무대를 편집해 'KPOP 클래식'(SBS), '어게인 가요톱텐'(KBS)' 등의 이름으로 업로드했다. 

1990년대 가요계를 경험하지 못한 1990년대생들 사이서 유행하기 시작한 이 놀이 중 기억 속 잊힌 한 명의 스타가 화제의 중심이 됐다. 시대를 앞서간 패션 센스와 감각적인 음악으로 무장한 이 가수는 12월 6일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3'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비췄고 현재 최고의 화제 인물이 됐다. '탑골 지드래곤' 양준일이다.

#2 2007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서 '10세 발라드 천재'로 출연한 백예린은 JYP 엔터테인먼트 공채 오디션에 합격한 후 박지민과 함께한 팀 피프틴엔드(15&)를 거쳐 2015년 첫 앨범 < Frank >로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꾸준한 인기의 바탕엔 '발표하지 않은 히트곡' '스퀘어(Square)'가 있었다. 2017년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부른 미공개곡 '스퀘어(Square)'는 유튜브 세계의 스테디셀러가 되었고, 팬들은 긴 2년의 시간 동안 아티스트에게 '스퀘어'의 정식 발매를 끊임없이 요청해왔다. 12월 10일 정식 발매된 '스퀘어'는 한국 가수가 부른 영어 곡으로 최초의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12월 10일 정규 앨범 <에브리 레터 아이 센트 유(Every Letter I Sent You)>를 발표한 백예린은 유튜브를 통해 최근 몇 년 간 화제를 모은 ‘스퀘어(Square)’를 정식 공개하며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12월 10일 정규 앨범 <에브리 레터 아이 센트 유(Every Letter I Sent You)>를 발표한 백예린은 유튜브를 통해 최근 몇 년 간 화제를 모은 ‘스퀘어(Square)’를 정식 공개하며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 ⓒ Dreamus

 
유튜브를 빼고 2019년 가요계를 논할 수 없다. 올 한 해 음악 시장의 굵직한 이슈와 주목할 성과 및 프로젝트 상당수가 유튜브에서의 유행으로부터 출발했다. 스트리밍 차트, 앨범 판매량에 익숙한 음악 관계자들과 팬들은 음원 서비스 순위에 오른 생소한 아티스트들의 이름과 그 원인을 궁금해했다. 

2019년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유튜브 시대'였다. 디지털 미디어렙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의하면 한국 인터넷 사용자 중 60%가 유튜브를 정보 검색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음악 감상에 있어선 이미 작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2018년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발표한 '모바일 이용행태 보고서'를 보면, '모바일 서비스로 음악 감상 시 이용하는 앱'의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이용자인 75.4%가 유튜브를 꼽았다.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음악 감상 앱 역시 유튜브였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 회사 메이크어스의 브랜드 딩고의 채널 ‘딩고 프리스타일’은 힙합을 주제로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제공했다. 12월에는 이 채널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래퍼 염따를 필두로 한 프로젝트 그룹 ‘다모임’을 결성해 신곡 ‘아마두’를 멜론 실시간 차트 정상에 올렸다.

소셜 미디어 콘텐츠 회사 메이크어스의 브랜드 딩고의 채널 ‘딩고 프리스타일’은 힙합을 주제로 다양한 음악 콘텐츠를 제공했다. 12월에는 이 채널을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래퍼 염따를 필두로 한 프로젝트 그룹 ‘다모임’을 결성해 신곡 ‘아마두’를 멜론 실시간 차트 정상에 올렸다. ⓒ 딩고 프리스타일 캡쳐

 
관계자들이 소셜 미디어, 유튜브의 힘을 인지한 건 소셜 미디어 콘텐츠 회사 메이크어스의 딩고(Dingo)의 등장부터다. 2019년 12월 현재 유튜브 구독자 227만 명을 보유한 '딩고 뮤직'은 '세로 라이브', '노래방 어택', '이슬 라이브' 등의 콘텐츠를 통해 강력한 홍보 효과를 발휘했다.

2017년 윤종신의 '좋니'가 세로 라이브 영상의 인기에 힘입어 차트 역주행을 기록했고, 자체 설립한 기획사 메이크어스 엔터테인먼트엔 어반 자카파, 박원, 선미가 합류하여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딩고 뮤직의 또 다른 히트 상품은 12월 기준 구독자 111만 명을 보유한 힙합 채널 '딩고 프리스타일'이다. 2017년부터 10대~20대 사이 인기가 높은 힙합 음악과 그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며 높은 호응을 얻더니 '클릭 뱅(Click bang)', 'iffy', 'flex', '띵' 등의 컬래버레이션 곡을 발표하며 음원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뒀다,

1984년생 래퍼 염따(본명 염현수)는 2019년 유튜브와 딩고 프리스타일이 낳은 최고의 힙합 스타다. 2006년 데뷔한 이후 긴 무명 시기를 보내던 염따는 2016년 첫 정규 앨범 <살아숨셔>가 좋은 평을 얻었지만, 그를 스타덤에 오르게 한 것은 올해부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 본인의 일상을 공유하면서부터였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염따는 올해 초 본인의 단독 콘서트 기념 티셔츠를 6천만 원어치 판매하며 미디어의 화제까지 받게 됐다. 이후 딩고와의 협업을 통해 발표한 싱글 '돈 call me'가 멜론 실시간 차트 100위에 오르며 음악으로도 성과를 내더니, 12월 3일 래퍼 딥플로우, 팔로알토, 더콰이엇, 사이먼 도미닉과 함께 프로젝트 팀 '다모임'을 결성해 신곡 '아마두'를 19일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려놓는 쾌거를 기록했다. 소셜 미디어가 결성한 다모임은 다섯 번의 프로젝트 싱글 활동이 예정되어있다.
 
 SBS 뉴스의 뉴미디어 브랜드 ‘스브스뉴스’의 채널 ‘문명특급’은 2000년대 중후반 유행했던 아이돌 그룹들을 취재, 콘텐츠를 제작하며 유튜브 상에서 그들을 재조명했다.

SBS 뉴스의 뉴미디어 브랜드 ‘스브스뉴스’의 채널 ‘문명특급’은 2000년대 중후반 유행했던 아이돌 그룹들을 취재, 콘텐츠를 제작하며 유튜브 상에서 그들을 재조명했다. ⓒ 스브스뉴스 ‘문명특급’ 캡쳐

 
주류 미디어 역시 유튜브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 앞서 언급한 '온라인 탑골공원'이 대표적으로, 방송사들은 오랜 시간 축적된 과거의 음악 프로그램 콘텐츠를 저비용으로 편집 및 재가공하여 높은 조회수를 확보한다. SBS 뉴스의 뉴미디어 브랜드 '스브스뉴스' 내 '문명특급'은 '온라인 탑골공원'의 유행 이전 '숨어서 듣는 명곡'이라는 이름으로 티아라, 브라운아이드걸스, 제국의 아이들 등 2000년대 중후반 사랑받은 아이돌 그룹과 그 멤버들을 재조명한 바 있다. 

유튜브의 인기는 앞서 언급한 양준일, 백예린, 염따처럼 대형 기획사 및 전문 홍보 수단을 갖추지 못한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빛을 내렸다. 1인 미디어와 소셜 플랫폼을 통해 이름을 알린 후, 주류 미디어가 새로운 얼굴을 확인하는 인기 '역주행' 현상이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가요계를 휩쓴 '음원 사재기 논란'을 예로 들며,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음원 사재기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2020년 가요계가 주목해야 할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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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편집장 / 메일 : zener1218@gmail.com / 더 많은 글 : brunch.co.kr/@zenerkre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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