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가 어떤 노래를 만들고 불렀을 때, 그걸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은 사람은 누구일까.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세상에 첫 선을 보일 때 그 많은 세상사람 중에서도 이 사람이 가장 먼저 들어주면 좋겠다 싶은, 이런 생각을 가수들도 하지 않을까 상상해보기도 했다.
 
'어디에서' 첫 공개를 하지?
 
 가수 김범수가 네이버 앱에서 듣는 오디오 쇼 NOW.에서 신곡 '와르르'를 최초 공개했다.

가수 김범수가 네이버 앱에서 듣는 오디오 쇼 NOW.에서 신곡 '와르르'를 최초 공개했다. ⓒ 오디오 쇼 NOW.

 
예전에는 SBS <인기가요> 같은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서 신곡을 처음 공개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더 예전에는 라디오를 통해서 새 노래를 처음 들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카세트테이프가 CD가 되고, CD가 음원 스트리밍 형태로 변하는 것처럼 노래의 '최초공개'도 그 모양을 점점 바꾸어 가는 추세인 것이다.
 
가수 김범수는 지난 17일 온라인포털 네이버 앱 '듣는 오디오 쇼 NOW.(나우)'의 코너 '6시5분 전'에 출연해 자신의 신곡 '와르르'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 노래에 얽힌 작업 비화도 이 방송을 통해 직접 소개했다. 김범수는 음원이 발매되기 전에 이 플랫폼을 통해 먼저 공개한 것인데, 예전의 가요계를 떠올려보면 낯선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신곡을 첫 선보이는 매체나 플랫폼의 변화뿐 아니라 시기도 변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음원이나 음반이 발표되기 전에 어딘가에서 먼저 공개가 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요즘은 오히려 대중의 눈길을 일찍이 붙들어놓기 위해 정식으로 음원이 발표되기 전에 선 공개 형식을 취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또한 이런 경우도 있다. 음악 방송에서 '컴백쇼'를 특집처럼 마련하는 것이다. 보통 음악 방송은, 가수들이 한 곡씩 부르고 들어가고 다음 가수가 나오는 형식이지만 '컴백쇼'라는 이름으로 컴백하는 그 가수의 무대를 길게 방송한다. 타이틀곡뿐 아니라 새 앨범의 수록곡들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역시 이런 방식으로 신곡을 발표한 적 있다.
 
'누구에게' 첫 공개를 하지?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서, 가수들은 애지중지하는 신곡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만약 내가 가수라면 나를 사랑해주고 신곡을 오매불망 기다려준 팬들에게 제일 먼저 들려주고 싶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요즘 많은 가수들이 시기만 잘 맞는다면 자신의 단독 콘서트에서 며칠 후 나올 앨범의 곡을 미리 들려주는 일이 잦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확실한 팬사랑이자, 팬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가장 먼저 들려주다'란 메시지는 콘서트장을 찾은, 나를 아껴주는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이벤트다.
 
요즘은 직접 '찾아보게' 만드는 첫 공개가 유독 많은 듯하다. 신곡이 나오면, 특히 아이돌 가수의 경우는 짧은 '맛보기 영상'을 유튜브나 SNS를 통해 앨범 발매 며칠 전에 공개한다. 그럼으로써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름하야 '티저 영상'이다. 마치 영화의 예고편 영상과 비슷하게 뮤직비디오의 일부분을 티저로 편집해 공개했을 때, 음원의 정식 만남을 더욱 기대하고 기다리게 되는 심리 때문에 이 방식을 취하는 듯하다. 인기 가수의 경우 티저 영상의 조회 수만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클래식하고 덤덤한 첫 공개도 많다. 그 음원 또는 음반을 발표하고, 그것을 리스너들이 구매해 듣는 방식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방식은 팬을 특별히 생각하지 않은 형식인 듯하면서, 어떻게 보면 진정한 팬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할 만한 형식이 아닌가 싶다. 물론 요즘은 유튜브라는 만능 루트로 신곡을 접하기도 하지만, 그 가수의 음원 혹은 음반을 직접 자기 돈 주고 사서 처음 들어주는 사람은 진정한(?) 그의 팬일 테니까 말이다. 인터넷 방송도 팬들이 가장 먼저 찾아보겠지만, 이런 특별한 홍보 없이 조용하게 음원을 발매했는데도 찾아듣는 사람이라면 '진짜 팬 인증'이다.
 
'최초공개'의 갖가지 방식들은 기다린 이의 설렘을 증폭시키게 만든다. 내가 사랑하는 가수의 이번 신곡은 어떤 음악일까,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이렇게 오래 상상해오다 처음 딱 마주쳤을 때의 그 느낌은 팬들 마음 한 편에 소중한 첫인상으로 자리한다. 사람과의 만남이든 어떤 작품의 발표든 모든 '처음'은 떨림과, 호기심, 전율을 동반하는데, 그 첫 공개 방식이 특별하다면 좀 더 색다른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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