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하니' 당당맨 최영수, 즉각 출연정지! EBS가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11일 오후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출연 정지된 해당 출연자 중 한 명인 당당맨 역의 개그맨 최영수가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보니하니' 당당맨 최영수, 즉각 출연정지! EBS가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11일 오후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출연 정지된 해당 출연자 중 한 명인 당당맨 역의 개그맨 최영수가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최근 EBS의 <톡! 톡! 보니하니> 출연자인 개그맨 최영수가 방송중 미성년자인 MC 채연을 폭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채연의 팔을 뿌리치며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장면이 화면에 찍힌 것이다. 화면이 다른 출연자에게 가려져 실제로 접촉이 있었는지의 여부는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후 채연이 자신의 팔을 쓰다듬는 모습이 나오며 시청자들은 폭행이라 추측하고 이를 지적했다.

보니하니 측에서는 '폭행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더욱 거세졌고 결국 최영수의 하차, 프로그램 폐지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최영수는 지난 11일 <스포츠조선>과 한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건에 대한 자신의 답답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내게 조카, 친동생 같은 아이인데 무슨 폭행이냐, 정말 미치겠다"며 "EBS와의 인연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리네요"라고 밝혔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정말 사람 무서워서 방송 하겠냐 싶어요. 요즘 펭수가 떠서 화살이 EBS로 쏠렸나. 조용히 얌전하게 평생 EBS 보니하니 잘해온 나 같은 사람한테 세상이 왜 이러나 싶어요. 진짜 죄를 지어서 그러면 받아들이겠지만 이건 아니잖아요. (중략) 이렇게 될 일인가 싶어요"라고 토로했다. 

최영수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하고 '보니하니'에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로 입장을 마무리했지만, 그의 인터뷰를 보니 오히려 그가 진짜 문제가 되는 지점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아함이 남았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불편하게 느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가 채연을 폭행했으면 당연히 안 되겠지만 폭행하지 않고 단지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는 것 자체도 분명히 문제가 된다.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 여성에게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두르는 것과 같은 상황극이 재미로 허용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은가. 

더구나 교육방송인 EBS에서 이런 장난이 꾸준히 전파를 타서 그걸 본 아이들이 만약 '장난으로' 여성을 때리거나 위협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어른들로 자라난다면 어떻겠는가. 지나쳐 보이는 생각인 것 같지만, 실제로 현재 30~40대 여성들은 어릴 때부터 남자아이가 괴롭히면 '날 좋아해서 그런 거니까 이해해줘야' 한다고, '옷차림을 단정하지 못하게 하고 다니니까 성추행을 당하는' 것이란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의 변명이 유독 불편하게 들리는 이유

지금은 그런 사건들이 벌어진 게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바뀌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렸다. 이번 일 역시 현장에서 그런 장난이나 상황극이 허용된다는 것 자체에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마 그런 장난은 이전에도 반복되었을 것이고, 이는 누구 하나 '아무리 그래도 그런 장난은 아니죠'라는 지적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친해서 장난친 건데, 사람 무서워서 방송 하겠느냐'는 말은 왠지 익숙한 변명인 것 같다. '내 딸 같아서 그런 것뿐', '귀여워서 장난친 것'이라는 얘기는 성희롱이나 성추행의 가해자들이 늘 하던 소리다. 아마 이 상황의 가해자들 역시 실제로 악의가 없었기에 억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늘 그런 식으로 가해자의 잘못은 뭉뚱그려지고 피해자만 예민한 사람이 되어왔다. '친해서 때리는 척만 했다'는, 같은 패턴에 있는 그의 변명이 어딘가 불편하게 들리는 이유다. 

물론 한 사람의 실수에 대하여 지나친 비난을 퍼붓는 것도 적절하진 않다. 대중들이 비난을 위한 비난을 퍼붓는 것도, 그가 '때리지 않았다'는 데에만 초점을 맞춰 결백을 주장하는 것도 지금은 중요치 않은 것 같다. 그보다 이것이 실수나 오해라 한들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지점이 문제가 되는지, 그래서 우리 어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환경을 바꿔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고 분명히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또 그럴 수도 있다고 '교육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결코 무뎌져서는 안 되는 일들 
 
'보니하니' 당당맨 최영수, 즉각 출연정지! EBS가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11일 오후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출연 정지된 해당 출연자 중 한 명인 당당맨 역의 개그맨 최영수(왼쪽)가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하니 역의 버스터즈 채연

▲ '보니하니' 당당맨 최영수, 즉각 출연정지! EBS가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폭력적인 장면과 언어 성희롱 장면이 가감 없이 방송된 것에 대해 11일 오후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출연 정지된 해당 출연자 중 한 명인 당당맨 역의 개그맨 최영수(왼쪽)가 4000회 특집 <보니하니 어워즈 포토월>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하니 역의 버스터즈 채연 ⓒ 이정민


'이걸, 확!' 하고 때리는 시늉을 하는 게 과연 연인 사이에서 통용될 수 있는 장난일까? 누군가는 실제로 때리는 것도 아니니 별일 아니라고 익숙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결코 즐겁지 않은 장난이거나 혹은 위협적인 행동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주는 장난, 그것도 일종의 위협이 되는 장난을 '친해서 재미삼아 한 일'이라고만 말해도 되는 것일까 싶다. 나에게 때리는 척하는 장난을 치는 연인이 언젠가는 진짜 나를 때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건, 내가 유난한 탓일까?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어떤 종류의 폭력은 폭력으로 감지하지 못하고 묵인해왔다. 애정에 기반을 두고 발생한 일이라며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정으로 덮어 허용했고, 문제가 되는 일들을 문제로 여기지 않으며 피해자가 수용하길 강요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도 '장난이 심해 오해를 샀다'는 제작진 측의 입장 발표는 '삼촌과 조카 사이에서 할 법한 장난'의 영역을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장난으로 한 행동이 실제로 이루어졌을 때 위해가 되지 않는다면 괜찮겠지만, 성인 남성이 미성년자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은 그것이 단지 흉내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위협적일 수 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그 장면이 사실 '평소와 다름없는 장난 섞인 일상'이었기에 그가 지금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수위가 지나치다고 느낀다면 그것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장면이, 그것도 십대 미성년자 여성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당사자에게든 보는 이들에게든 즐거운 장난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따라서 그의 사과는 그 지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폭행하지 않았다'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그게 진실이라 한들 그런 상황극을 연출하고 방관한 관련 제작진들 모두가 반성해야 하는 사건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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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에디터 sogon_abou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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