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

<겨울왕국2>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영화진흥위원회가(이하 영진위)가 11월 한국영화산업결산을 발표하며 <겨울왕국2> 스크린독과점을 비판했다. 특히 전작인 <겨울왕국>의 흥행과 비교해 불공정한 상영환경을 지적하고 <겨울왕국2>의 흥행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영진위가 11일 발표한 11월 한국영화결산에 따르면 <겨울왕국2>의 11월 개봉으로 비수기 극장가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관객수는 지난해 대비 145만 명이 증가한 1860만 명으로 11월 전체 관객 수로는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겨울왕국2>는 11월 한 달간 760만 명을 모아 11월 흥행 순위 1위에 올랐고, 개봉 18일째인 지난 12월 8일까지 1070만 명의 관객을 모아 27번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하지만 영진위는 "올해에만 무려 5편(한국 2편, 외국 3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으나, 500~800만 명 사이의 '중박' 흥행을 기록한 한국영화는 11월까지 1편도 없어 한국영화의 흥행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라고 우려섞인 평가를 내놨다.
 
또 "흥행 양극화는 스크린 독과점(상영 배정의 편중)으로 인한 폐단이라는 점에서 <겨울왕국2>도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며 지난 11월 24일 기록한 73.9%의 상영점유율은 <어벤져스: 엔드게임>(80.9%),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77.4%)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겨울왕국2>는 스크린 독과점을 발판으로 17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는 <겨울왕국>(최종 1030만 명)이 46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29일이나 빠른 기록"이라며, 전작의 상황과 비교했다.
 
영진위는 또한 "<겨울왕국>이 20%대의 상영 점유율을 약 한 달간 유지하면서 높은 좌석판매율을 기반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면, <겨울왕국2>는 개봉 2주간 70~50%대의 상영점유율을 통해 스크린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관객몰이를 했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상영환경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겨울왕국2>의 흥행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스크린독과점 심화로 깜짝 흥행 불가능
 
 스크린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블랙머니>

스크린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블랙머니> ⓒ 질라라비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구체적인 다른 영화 흥행 사례를 들어 비판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영진위는 "스크린 독과점의 심화는 <수상한 그녀>와 같은 깜짝 흥행작(슬리퍼 히트작)이 탄생하기 불가능한 생태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인 <겨울왕국>이 20%대의 상영점유율로 상영을 했기에 같은 시기 개봉한 <수상한 그녀>도 20%대의 상영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어 866만 명의 최종 관객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블랙머니>의 상황도 거론했다. <겨울왕국2>가 개봉과 함께 70%대의 상영점유율을 차지함에 따라 <블랙머니>는 10% 초반대의 상영점유율 차지했다. 지난 11월 20일의 경우 <블랙머니>는 5305회 상영되었지만, <겨울왕국2>가 11월 21일 개봉하면서 다음날 <블랙머니>의 상영횟수는 2799회로 47.2%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관객의 지지가 이어진 덕분에 좌석판매율은 상승으로 손익분기점(177만 명)을 넘었다.
 
영진위는 이러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고 <블랙머니>에 위로를 전했다. 또한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상영 배정의 편중)은 독립·예술영화에까지 파장을 미쳤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11월 독립·예술영화 순위 1위에 오른 <윤희에게>에 대해 "지난 11월 14일 317개관으로 개봉했는데, <겨울왕국2>의 개봉 전날까지만 해도 508회 상영이 되었지만 <겨울왕국2>가 개봉한 11월 21일 상영횟수가 105회를 기록하면서 79.3%의 감소율을 나타냈다"고 꼬집었다.
 
11월 독립예술영화 2위는 1987년 작 <모리스>였고, 4대강 사업에 대한 탐사보도 다큐멘터리 <삽질>로 1만 2천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체 3위, 한국독립예술영화 흥행 2위를 차지했다.
 
영진위가 11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서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도 개선은커녕 더욱 악화되는데, 따른 우려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이 영화계의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방관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11월 영화산업결산을 통해 대책없는 스크린독과점 문제를 에둘러 지적한 모양새다.
 
 지난 11월 22일(금)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반독과점 영대위 기자회견, 이들은 “스크린 독과점은 특정 영화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이 아니라 그것이 무제한으로 가능한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 “영화법을 개정하고 바람직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11월 22일(금)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반독과점 영대위 기자회견, 이들은 “스크린 독과점은 특정 영화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이 아니라 그것이 무제한으로 가능한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 “영화법을 개정하고 바람직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라”고 요구했다. ⓒ 반독과점 영대위

스크린독과점 한국영화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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