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포스터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포스터 ⓒ 영화맞춤제작소

 
<소녀괴담> <월하> <야경:죽음의 택시> 등, 오인천 감독은 공포 장르에 꾸준히 도전해 온 사람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의 노력은 비록 거창하지는 않지만 국내와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뤄냈고 2019년 한 해에만 4편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 왕성한 활동의 밑바탕이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총 5편의 시리즈물로 기획된 < 13일의 금요일 > 시리즈는 그 두 번째 작품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를 통해 더 커진 음모론의 공포를 담아낸다.
 
이번 작품은 도입부부터 충격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전편의 주인공이었던 필립과 청하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 실종이 충격적인 건 두 사람이 전편의 마지막에서 막 위기를 탈출했고 그들이 쫓는 이들의 정체에 한 걸음 다가섰기 때문이다. 위기 이후 사건을 추적하는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를 예상했던 이들에게 두 사람의 실종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준다.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 영화맞춤제작소

 
1편과 다른 2편의 이야기는 5부작임을 감안했을 때 묘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편은 '자살신드롬'이 발생하고 이와 관련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가 필립과 청하를 압박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두 사람은 이야기의 종반부에서 만나게 되었고 이후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2편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여주면서 백경을 북한으로 넘겼다. 
 
북한 평양 한 병원에서 죽은 시체의 세포가 되살아나는 기현상이 발견되고 이를 발견한 의사는 이 현상이 과거 일본의 731부대가 한 실험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2차 대전 당시 사람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했던 731부대가 죽은 사람을 살리려는 실험을 했고 이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731부대의 등장으로 이야기의 배경은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확장된다.
 
일본은 이미 '자살신드롬' 현상을 겪고 있고 내부에서는 자살바이러스의 정체를 눈치 채게 된다. 일본의 외사경찰은 이 현상이 한국에서 오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되고 한국으로 향한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일본인 킬러를 한국으로 보낸다. 더불어 북한 의사도 한국으로 내려오면서 세 명의 인물이 같은 공간에 모이게 된다. 이들이 동시에 타깃으로 삼는 인물은 청하의 후배이자 전편에 출연했던 경찰 재혁이다.
  
 <악의제국: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악의제국: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 영화맞춤제작소

 
1편과 2편의 이야기는 '자살신드롬' 현상과 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 '자살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나간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즉,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사건의 본질에 점점 다가서는 것이다. 하지만 장르물이 주는 재미의 측면에서 생각했을 때 맥거핀의 효과를 가지고 온다고 볼 수 있다. 맥거핀은 영화에서 중요한 것처럼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극적 장치를 뜻한다.
 
만약 필립과 청하가 3편부터 등장해 다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면 2편에 등장했던 수많은 인물들 중 일부는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호기심을 전달하기 위한 맥거핀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재혁을 중심으로 3편의 이야기가 재구성이 된다면 필립과 청하는 '자살신드롬' 현상을 흥미롭게 보여주기 위한 초반 맥거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시리즈가 5부작으로 구성된 만큼 각 편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되며 '자살신드롬'이라는 진실에 점점 다가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기대해 볼 만도 하다. 공포,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장르물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한 오인천 감독은 이번 시리즈물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적재적소에서 선보인다. 1편이 공포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2편에서는 스릴러와 미스터리가 중심이 된다.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 스틸컷 ⓒ 영화맞춤제작소

 
북한에서 시작된 기현상과 그 근원이라 할 수 있는 731부대의 실험, 이와 관련된 일본과 미국의 관계, 여기에 배경이 왜 대한민국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끊임없이 펼쳐지는 총격전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의 습격은 긴장감을 높인다.
 
<악의제국: 13일의 금요일 챕터2>는 거대한 물음표를 중심에 두고 진실에 한 걸음씩 다가가는 이야기를 장르영화의 문법에 맞춰 풀어낸다. 공포, 스릴러, 액션, 미스터리 등 오락적인 색체가 강한 장르들이 각자의 매력을 유지하면서 혼합되는 매력을 준다. 이 시리즈는 새로운 공포영화계의 '프랜차이즈'가 될 수 있는 힘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악의제국13일의금요일챕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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