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드 V 페라리> 표스터

영화 <포드 V 페라리> 표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며 한평생을 살아가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아주 어린 시절 커서 되고 싶은 장래 희망을 꼽아보지만, 그것은 단지 추상적인 목표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인이 되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더 잘할 수 있는지 찾는 것에 실패한다. 만약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찾았다면, 그 다음 문제는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행하고, 어떻게 계속 유지할지다. 생활에 필요한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가족이 있다면 가족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그렇게 많은 어려움 끝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찾고, 주변의 이해를 받은 후에는 자신의 의지와 집중이 중요하다. 흔히 우리가 '전문가'라고 부르는 어떤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분명히 그 길에는 많은 난관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을 극복하는 건 결국 개인의 힘이다. 그런 의지를 이어가던 어느 순간 앞을 보면 어느덧 자신이 원하던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전문가들의 이야기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밀어붙여 '전문가'라는 영역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에는 레이싱과 차에 관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과 캐롤 셸비(맷 데이먼)는 훌륭한 레이서자 정비사다. 캐롤 셸비는 심장 질환으로 더 이상 직접 레이싱을 못하게 되자, 자신의 이름을 딴 정비소를 만들어 차량 정비를 하고 차를 판매한다. 그가 군대에서 알게 된 켄 마일스는 뛰어난 자동차 정비 실력을 가졌고, 레이싱 실력도 훌륭하지만 성격이 좀 괴팍해 자신의 뜻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성질을 부리는 성향을 가졌다. 영화는 이 두 레이싱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실 영화 속에는 자동차 레이싱 전문가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차량 생산과 기업 경영에 일가견이 있는 헨리 포드 2세(트레이시 레츠), 주요 경영진으로 등장하는 레오 비브(조쉬 루카스), 리 아이아코카(존 번탈) 등은 경영 전문가로서 레이싱 전문가들과 주로 대립하게 된다. 이야기 내내 이들은 악역처럼 비쳐진다. 실제로 이들이 한 선택은 레이싱 전문가들의 도전에 방해가 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포드라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것이었다.

어쨌든 <포드 V 페라리>는 두 레이싱 전문가인 켄과 캐롤의 영화다. 둘은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통제불능처럼 보였던 켄과 완고한 경영진을 설득해 포드의 레이싱 팀에 켄을 넣는 캐롤은 그들의 중간에서 가장 최적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율한다. 이 영화의 화자이자, 처음과 끝의 독백을 장식하고 있는 캐롤은 레이싱과 회사 경영, 각각을 고르게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다.

레이싱 전문가 켄과 캐롤 그리고 그들의 꿈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앞서 언급했지만, 켄은 매우 가정적인 인물이지만, 한 번 빈정이 상하면 크게 성질을 낸다. 영화 중반까지 켄은 결정적인 순간 화를 참지 못하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잡았을 땐 자신을 바로 잡는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집념은 그를 반복된 연습과 끊임없는 차량 정비로 이끈다. 그가 가진 차량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포드 레이싱 팀을 발전시켰고, 진정한 그들만의 레이싱 자동차를 개발하게 만든다. 그는 영화 속 레이싱 트랙에 아들과 함께 앉아 레이싱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느 정도 속도가 빨라지면 주변은 느려져. 그러면 주변을 보면서 판단하게 되지."

어쩌면 켄은 자신이 좋아하는 레이싱에서 이룰 수 있는 목표로 달려가면서 그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는지 모른다. 실제로 극 초반 앞만 보며 성질을 부렸던 켄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주변에 신경 쓰면서도 자신의 목표 향한 빠른 질주를 포기하지 않는다. 

시험 운전을 하며 한 단계 한 단계 발전된 차를 만들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켄은 결국 포드라는 회사의 이름을 단 그의 차에서 자신의 목표를 이루어낸다. 그는 회사의 경영진들을 믿지는 않았지만, 그의 동료 캐롤을 믿었고, 캐롤 주변의 기술자들을 믿었다. 무엇보다 그는 그가 함께 만들어낸 그 레이싱 자동차와 그 자신을 믿었다. 영화는 그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행한 노력과 의지를 빠른 속도감을 곁들여 담아낸다. 또한 그렇게 매달렸던 자신의 목표에 가까워지는 순간, 그가 택한 마지막 선택도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관객을 끓어오르게 만드는 레이싱 장면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영화 <포드 V 페라리> 장면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의 제목처럼, 켄과 캐롤의 노력으로 포드는 처음으로 르망 레이스에서 페라리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다. 아마도 회사 차원에서는 가장 빠른 자동 차라 평가를 받던 페라리를 이겼으니, 성공적인 마케팅이 되었다고 자부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케팅을 성공시킨 건, 바로 켄과 캐롤이었다. 그들의 꿈을 향한 집념과 의지가 없었다면 포드는 아마 오랜 시간 동안 레이싱 대회에서 페라리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 <포드 V 페라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정석과도 같다. 영화는 두 인물이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그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그들의 역동적인 표정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캐롤은 이렇게 독백한다. 

"7000 RPM 어딘가엔 그런 지점이 있어. 모든 게 희미해지는 지점. 그 순간 질문 하나를 던지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넌 누구인가?"

결국 자신의 좋아하던 일을 찾는 과정은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켄과 캐롤은 그 지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을 찾아갔다. 그 주변에서 그들의 꿈을 응원하던 가족들 역시 그들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영화 후반부에 펼쳐지는 르망 레이스 장면은 보는 관객의 심장을 끓어오르게 한다.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레이스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편집과 실감 나는 사운드 통해 레이싱의 극적인 묘미를 잘 살려낸다. 레이싱 내내, 터질 것 같은 Rpm 게이지와 빨갛게 달아오른 브레이크와 휠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긴장을 만들고, 레이싱 차량의 굉음을 통해 실제 경기장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진정한 전문가에 대한 영화이자 훌륭한 레이싱 영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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