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 남자 럭비 대표팀이 출전한 것을 기념하는 축승회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선수들과 협회 임원진, 코칭스태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에 남자 럭비 대표팀이 출전한 것을 기념하는 축승회가 4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선수들과 협회 임원진, 코칭스태프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내년 도쿄 올림픽에 처음으로 '팀 코리아' 단복을 입고 올림픽 무대를 누빌 수 있게 된 남자 럭비 국가대표팀이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받아들 수 없게 되었다. 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인상깊은 한 장면을 남기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인기 스포츠 종목으로 떠올라야 한다는 과제를 받아들게 되었다.

이런 과제 속에서 럭비 대표팀의 올림픽 출전을 기념하는 축승회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되었다. 올림픽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축하받고,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는 자리였던 축승회를 다녀왔다.

"올림픽 완벽하게 준비하겠다"
 
 이상웅 대한럭비협회 회장(가운데)이 남자 럭비 대표팀에 올림픽 진출 포상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박완용 주장(왼쪽)과 서천오 감독(오른쪽)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상웅 대한럭비협회 회장(가운데)이 남자 럭비 대표팀에 올림픽 진출 포상금 1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박완용 주장(왼쪽)과 서천오 감독(오른쪽)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박장식

 
축승회의 시작은 선수들의 모습을 담은 하이라이트의 상영이었다. 선수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득점 장면 때 너나할 것 없이 손뼉을 치는가 하면, 몇몇 선수들은 당시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서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홍콩과의 결승전에서 '끝내기 트라이'가 이루어질 때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상웅 대한럭비협회 회장은 "영상을 보니 그 때가 다시 떠올라 감개무량하다"라며 서천오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협회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특히 올림픽 진출을 위해 노고를 다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라며 일일히 선수들의 이름들을 호명했다.

서천오 감독 역시 답사를 통해 "이 자리를 빌려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내년 올림픽을 완벽하게 준비하겠다"라면서도, 올림픽 대비를 위해 코칭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이상웅 회장이 서천오 감독에게 1억 원의 포상금을 전달했다. 이상웅 회장은 "도쿄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더욱 큰 금액으로 전달하겠다"라고 독려했다. 선수들 역시 답례로 이상웅 회장에게 홍콩전 결승 위닝 트라이를 기록했던 공을 전달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지막 순서는 손두옥 대한럭비협회 고문의 건배사였다. 손두옥 고문은 "한국 럭비의 발전을 위해, 저변 확대를 위해 자축하는 뜻으로 건배하자"며, 건배 구호로 '트라이'를 제안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협회 관계자들 역시 이에 화답하여 건배하며 축승회가 마무리되었다.

"영광스러운 올림픽 출전, 참가만 하기엔 서운하잖나"
 
 대표팀 박완용 주장(왼쪽)이 이상웅 대한럭비협회 회장에게 홍콩전 결승 트라이 볼을 전달하고 있다.

대표팀 박완용 주장(왼쪽)이 이상웅 대한럭비협회 회장에게 홍콩전 결승 트라이 볼을 전달하고 있다. ⓒ 박장식

 
올림픽은 그간 관심받지 못했던 스포츠 종목을 새로운 인기 종목 반열에 올려놓는 역할을 해왔다. 여자 핸드볼 팀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인기를 얻었고, 컬링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대중화가 되었듯, 럭비 역시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을 통해 새로운 인기 종목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렇듯 이번 축승회는 올림픽 출전을 축하받음과 동시에 올림픽을 통해 럭비를 인기 종목으로 거듭나게끔 하겠다는 전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다. 럭비는 '신사들이 하는 가장 불량한 스포츠'라는 말처럼 턴오버 한 번에 경기가 뒤집히는 등 시원시원한 경기 진행으로 한국에서도 충분히 인기종목이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이상웅 회장 역시 "선수들이 럭비를 인기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라면서도, "영광스러운 올림픽 출전인데 참가에만 의의를 두고 다녀오는 것은 서운하다. 1승, 3승을 넘어 도쿄에서도 기적을 만들어내기를 바란다"라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다. 럭비가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영미권 강국과 피지컬 싸움을 견뎌내야 하고, 아시아 내에서도 개최국 자동 진출로 컨디션을 벌어두었던 일본이 있다. 내년 7월 도쿄 스타디움에서 이들 럭비 강대국에 맞서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의 면모를 보여야만 한다.

남자 럭비 대표팀은 8일부터 다시 올림픽 럭비 사상 첫 출전을 대비하는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역시 승리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박완용 주장을 필두로 한 장성민, 방준영, 장용흥, 이성배 등 태극마크를 단 13명의 선수들이 내년 도쿄에서 보여줄 뜨거운 순간에 관심이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럭비 럭비 국가대표팀 도쿄 올림픽 축승회 팀 코리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