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일, 흥국생명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V리그에 두고두고 회자될 뒤집기 승을 거뒀다. 흥국생명이 세트 스코어 2:1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4세트도 19:8이라는 큰 점수 차로 벌어지며 KGC인삼공사의 완승으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베테랑과 신인 선수를 투입해 경기 분위기를 바꾸려 했고, 결과는 세트 스코어 2-3(21-25 25-18 25-23 23-25 11-15)으로 흥국생명의 대역전승이었다.

4세트 김나희의 서브가 본격적인 반격의 시작이었다. 김나희는 범실 없이 목적 서브를 인삼공사의 코트 구석구석에 넣어주었고, 김다은은 자신에게 올라오는 공을 3연속 득점하며 신인답지 않은 순도 높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김세영의 블로킹도 한몫했다. 한송이, 지민경의 공을 블로킹으로 막아낸 김세영은 디우프에게 올라간 공까지 킬 블로킹해 냈다. 마지막 4점은 해결사 이재영이 마무리 지었다.
 
 김세영과 같은 베테랑이 없었더라면 흥국생명은 올 시즌 상위권 경쟁이 어려웠을 것이다.

김세영과 같은 베테랑이 없었더라면 흥국생명은 올 시즌 상위권 경쟁이 어려웠을 것이다. ⓒ 한국배구연맹


김세영-김나희, 베테랑 존재 이유를 증명하다

흥국생명은 그간 김세영의 대각 한자리에 이주아와 김채연을 선발로 많이 기용했다. 이동공격이 좋은 이주아와 속공, 블로킹이 좋은 김채연이기 때문에 공격력에서 활로가 생기는 면에서는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경험 부족에서 나오는 수비 불안정이라든가 서브 범실과 같은 자잘한 범실들이 팀 분위기의 흐름을 끊는 것이 아쉬움이 남았다.

신인들이 기용됨에 따라 자연히 선발 출장 기회가 줄어둔 김나희는 KGC인삼공사전의 4세트부터 코트에 나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빠른 발로 인삼공사의 블로킹 라인을 흔들고, 자신의 서브 차례 때 범실 없이 목적 서브를 잘 넣어준 것이 주효했다. 만약 김나희의 서브 차례 때 한 번이라도 서브가 걸리거나 사이드라인을 벗어났다면 흥국생명의 기적의 역전승은 없었을 것이다. 

김나희가 불씨를 살렸다면 김세영은 세트를 뒤집을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 3연속 블로킹 모두 순간적인 판단이 빛난 리딩 블로킹이었다. 올 시즌 유독 두 번째 공의 연결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흥국생명에게 김세영과 김해란과 같은 베테랑이 블로킹과 디그로 상대의 흐름을 끊지 않았다면 올 시즌 흥국생명은 상위권 경쟁이 어려웠을 것이다. 
 
 이날 김다은이 보여준 공격 임팩트는 단순히 '신인이 활약한다' 정도의 임팩트가 아니었다.

이날 김다은이 보여준 공격 임팩트는 단순히 '신인이 활약한다' 정도의 임팩트가 아니었다. ⓒ 한국배구연맹


이름 확실하게 알린 김다은

사실 김다은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뽑힌 선수이다. 최근 코트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이다현, 권민지와 같은 1라운드 출신 선수다.

이날 김다은이 보여준 공격 임팩트는 단순히 '신인이 활약한다' 정도의 임팩트가 아니었다. 팀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고, 승리의 구심점이 되는 연속 득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경기 내용이었다. 마지막 5세트에도 팀이 치고 나갈 수 있는 중요한 득점을 만들어낸 것을 보면 흥국생명은 앞으로 김다은을 활용해 선수 기용 폭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다은이 등장하며 GS칼텍스, 현대건설, 흥국생명은 팀 순위 경쟁만큼 신인왕 경쟁도 치열하게 맞붙게 되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고 조금 더 경기를 지켜봐야 하지만, 현대건설의 이다현, GS칼텍스의 권민지, 그리고 흥국생명의 김다은이 강한 인상이 남는 경기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다현은 정지윤과 번갈아가며 꾸준히 센터로 출장하고 있고, 권민지와 김다은은 아직 출장 경기가 많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세 선수 외에도 KGC인삼공사의 정호영, IBK기업은행의 육서영, 흥국생명의 박현주도 꾸준히 코트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신인왕 후보가 다양해지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무너질 틈이 보이지 않는 GS칼텍스, 헤일리의 합류로 더 강해진 현대건설, 김다은이라는 대형 신인이 등장한 흥국생명이 순위 경쟁은 물론이고 신인왕 경쟁에도 본격 돌입하면서 팬들의 배구 보는 즐거움을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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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가 너무 좋아서, 뭐라도 기여하고 싶어서 글 쓰는 저널리스트(journali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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