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겨울왕국2>포스터

영화 <겨울왕국2>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많은 것들이 한 세대를 거쳐 다음 세대로 연결된다. 선대가 남긴 유무형의 유산들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그들이 기록한 역사는 대부분 진실을 바탕으로 구성되겠지만 일부는 감춰지고 왜곡되어 전달되기도 한다. 과거의 모든 일이 왜 벌어졌고 정확히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후대가 모두 다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기록된 부분을 통해 잘잘못을 판단하고 역사의 빈 공간을 상상력을 통해 채워나간다. 그건 국가와 인종을 떠나 보편적인 현재의 인류 국가라면 지켜나가고 있는 일종의 의식이다.

모두가 선한 역할을 하지는 않는 것처럼, 각 나라들은 역사적 과오를 범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를 침공하거나 잘못된 지도자의 판단으로 다른 민족을 괴롭히기도 한다. 과거 세대의 잘못은 이미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현 세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전 세대의 잘못은 현 세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먼 이야기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오는 그것을 당한 피해자든, 가해자든 각 나라에게 꽤 긴 시간 영향을 준다. 그 당시에 잘못에 대한 반성이나 각성 없이 넘어간다면 그건 그대로 후세대로 넘어가 두 나라 간의 간극을 더욱 벌어지게 만든다. 결국 후대의 어느 순간에는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각자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 세대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겨울왕국2>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겨울왕국2>은 과거 세대의 잘못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전편인 <겨울왕국>에서는 엘사(목소리:이디나 멘젤)와 안나(목소리:크리스틴 벨)의 관계를 중심으로 엘사의 자아 찾기와 진정한 가족에 대한 내용이 주로 그려졌다면, 이번 편은 두 세대 전의 어떤 사건이 현재 세대까지 영향을 주는 아렌델 왕국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있다. 

이미 전편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안정적으로 아렌델을 운영하고 있는 엘사는 안나와의 관계에서도 큰 문제를 느끼기 못한다.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던 그에게 신비한 목소리가 들리게 되면서 그 목소리를 따라 숲의 정령들을 찾아가면서 영화가 전개된다. 그 모험은 엘사가 가진 특별한 능력에 대한 추적임과 동시에 과거에 벌어졌던 역사에 관한 탐험이기도 하다. 

영화는 초반 엘사와 안나의 할아버지가 통치하던 때의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두 자매의 부모님이 실종되기 전, 그들에게 들려주었던 그 이야기는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주제를 담고 있고, 현세대의 아렌델의 지도자로서 두 자매가 해야 하는 결단과 선택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모험을 선사해준다. 

영화에는 과거 아렌델의 지도자가 숲에 사는 부족과의 평화를 위해 세워준 댐이 나온다. 강의 물을 고이게 해 아렌델의 홍수를 막고, 숲에는 부족한 물을 상시적으로 쓸 수 있다는 명목으로 아렌델에서 만든 것이다. 그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댐은 만들어진 직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일로 인해 부족 간의 싸움으로 번졌고, 결국 두 부족은 비극의 굴레에 빠지게 된다. 엘사는 이 싸움의 원인을 파악함과 동시에 본인의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찾아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가지게 된다. 

엘사와 안나가 쫓는 진정한  진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엘사와 안나는 이번에도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올라프(조시 게드) 등과 함께 같이 모험을 떠난다. 그들은 하나의 가족으로서 서로 의지하며 엘사와 함께 숲 속의 정령을 쫒는다. 한편에서 보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위기들은 아주 쉽게 해결되는 것처럼 보이고, 대부분의 인물들이 선한 성향으로 묘사된다. 즉, 등장인물 중 악인이라고 부를 만한 캐릭터는 없다. 거인들도, 무서워 보였던 숲의 정령들도 그저 평화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하나의 생명체로 그려진다. 

악인을 없애는 대신 영화는 화려한 영상과 감성적인 노래로 관객들에게 긴장감과 두근거림을 선사한다. 전편에는 그나마 악당 역할을 하는 왕자와 무역상이 몇 명 배치되어 있었지만 이번 신작에서는 악인들이 거의 배제되어 조금은 심심한 느낌도 든다. 일견 무서운 존재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 방어 본능을 드러낸 것뿐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는 악인 캐릭터가 거의 없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은 아니지만, 유일한 악인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는 엘사와 안나의 할아버지일 것이다. 과거 그의 판단으로 숲은 잠들었고, 그 당시 격전을 벌이던 두 부족들은 숲에 갇혀버리는 저주를 받게 된다. 영화 속 엘사와 안나가 진정한 과거의 진실을 알게 되는 과정은 매우 어렵게 그려진다. 마치 현실에서 과거의 진정한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것처럼 엘사와 안나는 고군분투 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수많은 엘사와 안나들이 존재한다. 바로 진실을 밝히려 포기하지 않는 이들이다. 과거에 있었던 특정 사건들을 다시 재조사하고 밝히려는 이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역사적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국 역사에서 일제의 만행을 포기하지 않고 밝혀내고,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의 진실을 밝혀내려는 노력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엘사와 안나도 아렌델의 진정한 진실을 밝히려 아픈 곳으로 전진한다.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영화 <겨울왕국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왜 이렇게까지 어렵게 진실을 밝혀야 하는지 등장인물들은 의문을 품는다. 역시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왜 진실에 마주하는 것이 그토록 소중하게 취급되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초반, 엘사의 정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던 영화는 후반부 엘사의 정체가 드러남과 동시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같이 보여준다. 그 장면을 통해 진정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꼭 선행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진실을 마주하고, 아픈 과거를 직면한 이후에 자신의 선대가 행했던 악행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엘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직면함과 동시에 과거 자신의 왕국, 할아버지가 행했던 잘못된 행동을 알게 된다. 영화는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엘사와 안나가 할아버지가 행했던 나쁜 판단에 대해 후대가 반성하고 그것을 바로 잡으려 노력한다는 측면에서 영화 <겨울왕국2>는 역사적 통찰과 반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엘사와 안나의 사과와 바로잡기

엘사와 안나는 아렌델의 선대가 벌였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선대의 업적으로 여겨졌던 댐을 붕괴시킨다. 그것이 아렌델을 몰락시킬 수도 있음을 알고 있지만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진정한 반성이다. 여전히 현실에서는 과거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나 일본은 과거 침공과 식민지배에 대해서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 영화 속 숲 속의 부족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에도 개봉할 이 영화를 본 일본인들은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하는 엘사와 안나를 보고 어떤 것을 느낄까.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내내 등장하는 인물들의 노래는 더 풍성해졌다. 하지만 전편에 비해 쉽게 귀에 익기 힘들어 따라 부르고 익숙해지는데 조금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엘사가 부르는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은 반복해서 들을수록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전편에 비해 이야기는 더욱 확장되었기 때문에 좀 더 풍성하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모두 따라가기에 조금 버거워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영화가 담고 있는 그 선한 메시지는 음악과 화려한 영상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한계를 딛고 매력적인 캐릭터와 음악, 영상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하고자 하는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겨울왕국2>는 꽤 오랫동안 극장가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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