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CGV압구정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1076년 만들어진 <서울 7000> 상영과 함께 이어진 프로젝트 밴드 ‘사라바’의 ‘레트로-씨네라이브 축하공연

28일 저녁 CGV압구정에서 열린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1076년 만들어진 <서울 7000> 상영과 함께 이어진 프로젝트 밴드 ‘사라바’의 ‘레트로-씨네라이브 축하공연ⓒ 성하훈

 
독립영화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
 
한 해의 영화제를 정리하는 서울독립영화제가 28일 저녁 서울 CGV 압구정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간 행사의 막을 올렸다. 16년째 서울독립영화제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권해효·류시현 배우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독립영화 최대의 축제답게 오석근 영진위원장을 비롯해 국내 각 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이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와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복원된 김홍준·황주호 감독의 1976년작 <서울 7000>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영화 <서울 7000>에 프로젝트 밴드 '사라바'의 공연을 곁들인 '레트로-씨네라이브' 공연은 신선하면서도 영화적 감흥을 고조시켰는데, 관객들은 무성영화와 라이브 연주의 조화로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날 개막식에서 축하 인사를 전한 오석근 영진위원장은 지난 27일 끝난 한-아세안정상회담에서 한·아세안영화기구의 설립이 한국과 아세안 10개국의 성과사업으로 공식 발표된 것을 언급하며 독립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8일 저녁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2019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28일 저녁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2019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성하훈

 
그는 "한·아세안영화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독립영화고, 아시아 독립영화인들과 함께 하기 위해 서울독립영화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면서 아시아독립영화인들과의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논의를 거쳐 마련한 아세안영화진흥기구 설립이 공동의장성명을 통해 발표된 것"이라며, "한국영화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들이 대부분 표현의 자유가 제약돼 있다 보니 독립영화를 통해서 활로를 뚫어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경험이 풍부한 한국독립영화에 (아세안 국가들이)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국가와의 교류에 독립영화가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서울독립영화제의 영역이 아시아로 넓혀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를 위해서는 영진위의 지원이 필수적이고, 예산 증액 또한 필요하다. 
 
서울독립영화제는 국내 독립영화 외에 해외 독립영화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현재 민주화 시위를 벌이고 있는 홍콩의 영화를 준비했다. 앞으로 해외 프로그램의 영역이 아시아로 넓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시대에 맞선 독립영화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후쿠오카> 장률 감독과 박소담, 권해효, 윤제문 배우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후쿠오카> 장률 감독과 박소담, 권해효, 윤제문 배우ⓒ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론 장률 감독의 신작 <후쿠오카>가 상영됐다. 장률 감독과 주연으로 출연한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 배우가 나와서 개막작 선정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률 감독은 "서울독립영화 제에는 대개 대중성 있는 영화가 개막작이던데, 제 영화가 선정됐다"라며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했고, 박소담 배우도 "개막작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여러분들께 영화를 보여드리게 돼서 떨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올해 상영 프로그램 외에 신진 배우와 감독을 지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개막식에서는 올해 처음 시작된 시나리오 크리에이티브LAB 제작지원증서 수여식도 진행됐다. 신인배우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배우 프로젝트-60초 독백 페스티벌'도 높은 관심 속에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진행된다.
 
서울독립영화제는 한 해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부산영화제, 전주영화제, 부천영화제 영화제 수상작을 비롯해 주목받은 영화들 상당수가 상영된다. 이 때문에 관객들의 관심도 높다. 올해 부천영화제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어드벤처 로맨스 영화 <영화로운 나날>은 예매 시작 1분도 안 돼 매진되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올해 영화제에서 특별히 주목되는 작품들은 70년대~90년대 초반 만들어진 독립영화들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시대에 거세게 맞섰던 작품들로 대부분 주말에 집중 상영된다.
 
먼저 개막식에서 선보인 <서울 7000>을 비롯해 <국풍>, <지리멸렬> 등 서울대 영화동아리 얄라셩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선보인다. <서울 7000> 연출을 맡았던 김홍준 감독과 황주호 감독, <국풍>의 촬영을 담당한 김인수 전 충남문화산업진흥원장 등이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나눈다.
 
1989년 영화운동의 대표작이었던 <오! 꿈의 나라>, <닫힌 교문을 열며>, <어머니, 당신의 아들>, 대표적 여성영화인인 김소영 교수가 연출한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 <겨울 환상>, <푸른 진혼곡> 등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공개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와 분위기를 영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서울독립영화제가 올해 야심차게 마련한 기획이다.
 
한편 올해는 영화 상영이 끝나고 진행되는 관객과의 대화가 네이버 V앱 스팟라이브를 통해 중계된다. 경쟁장편으로 올해 부산영화제 4관왕인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 최윤태 감독의 <야구소녀>, 고훈 감독의 <종이꽃> 등이 중계될 예정이다.
 
28일 개막한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2월 6일까지 9일간 CGV압구정,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 등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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