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는 힘들지만, 최근 활약상은 인정할 만하다.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A조 5차전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와 파리 생제르망(이하 파리)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마무리되며 양 팀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는 80분까지 레알이 압도했다. 파리와의 지난 경기에서 이드리사 게예를 필두로 한 압박에 밀리며 완패했던 경기와 반대로, 3명으로 구성된 레알의 중원이 파리의 공격 작업을 사전에 차단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경기 27개의 슈팅 중 12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모든 공격적 지표에서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전 레알 소속이었던 케일러 나바스의 신들린 선방만 아니었으면 대승의 분위기로도 흘러갈 분위기였다.

레알 수비진의 실수에서 비롯된 파리의 연속 두골로 2-2 무승부로 마무리 됐지만 이 날 레알의 공격은 이스코의 자유로운 활동반경을 바탕으로 공격진들 간의 연계가 물 흐르듯 이어졌다. 토니 크로스와 페데리코 발베르데는 적절한 공격가담과 과감함으로 레알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었다.

특히 발베르데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레알의 최근 황금기라 볼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 3연패의 과정을 살펴보면 카세미루-크로스-모드리치로 이루어진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카세미루가 뒤를 받치면서 크로스가 볼을 점유하고 모드리치가 공격을 전개해나가는 패턴이었다.

승리 방정식과도 같았던 이 조합이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1985년생인 모드리치는 자국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끈 2018년 이후 노쇠화를 드러냈다. 이는 호날두의 유벤투스행 이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팀의 부진과 겹치며, 결국 2018-19시즌 리그 3위와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레안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폴 포그바,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여러 미드필더 자원 물색에 나섰지만 영입에 실패했고, 오히려 기존 자원인 세바요스와 마르코스 요렌테를 이적시키며 팬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지네디 지단 감독은 페데리코 발베르데를 믿고 있었다. 모드리치의 시즌 초반 부상 이후 줄곧 선발 출장한 그는 나올 때마다 높은 활동량과 준수한 피지컬 등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경기를 읽는 눈도 뛰어나다.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에도 선발 자리는 발베르데의 몫이었다.

그의 맹활약은 비단 발베르데 개인뿐만 아니라 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노쇠화에 따라 체력이 예전만 못한 모드리치에게 휴식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이는 모드리치 개인 폼 역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모드리치는 벌써 리그 2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중원 조합 역시도 기존 크로스와 카세미루에 상황에 맞게 발베르데, 이스코, 하메스 등 댜양한 옵션으로 경기를 나설 수 있다.

끊임없이 나오던 미드필더 이적설도 발베르데의 맹활약에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지난 10월 초 스페인언론 <마르카> 보도에 따르면 "발베르데의 성장에 만족한 지네디 지단과 레알은 포그바를 영입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영국 언론 <더선> 또한 10월 중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고 싶은 에릭센의 꿈이 발베르데에 의해 깨질지도 모르겠다"라고 보도하는 등의 내용이 계속해서 잇따르고 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득점 이후 눈을 찢는 인종차별 행위로 발베르데에 대한 우리나라 팬들의 시선이 곱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연이은 활약과 성장세에 적어도 레알 팬들은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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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10기 김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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