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회에서 최고 시청률 2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큰 사랑 속 종영한 <동백꽃 필 무렵>. 작품의 이름만큼이나 따뜻했고, 시청자들에게 담백한 감동을 준 드라마였다.

생생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독특한 대사들이 인상적이었던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주인공 '동백' 역을 맡은 배우 공효진을 만났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그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동백이와의 운명 같은 만남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매니지먼트 숲

 
공효진은 동백 역을 맡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먼저 풀어놓았다. "처음에 대본을 받고 너무 재밌어서 출연하고 싶었지만 이 드라마의 편성이 원래 1~2월로 결정 돼 있었다"며 "제가 그때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드라마를 동시에 찍는 게 힘들었고 예의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도저히 스케줄이 안 맞았던 그는, 그러면 어떻게 결국 동백이가 되었을까.  

"작가님에게 대본 너무너무 재밌게 봤다고 문자 보내면서 '아쉽지만 나 출연은 못하는데... 근데 5부 좀 보여주시면 안 되느냐' 물었다. 대사가 정말 독특하고 재밌었다. '이렇게 첨예한 인간을 봤나' 라는 대사처럼, 잘 쓰지 않는 단어들이 많이 나와서 확실하게 무슨 말인가 싶어 사전을 자주 찾아봤다. 일정 때문에 내가 건들면 안 되는 작품인 거 알면서도 좀 아쉬웠는데, 그후 하늘이가 제대하고 어쩌고 하다 보니 편성이 9월로 미뤄졌다. 그래서 결국 하게 됐다."

<동백꽃 필 무렵> 작품 자체를 향한 공효진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비하인드였다. 그는 작품의 스토리뿐 아니라 동백이라는 캐릭터에도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공효진은 "그동안 제가 맡은 캐릭터 중에 동백이가 제일 사회성이 떨어지고, 사람들에게 별로 애정도 없고, 껍데기만 남아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무 것도 채워진 적 없이 탈탈 털리는 사람인데다, 삐딱하게 구는 외톨이, 사람 눈도 잘 못 보는 성격, 그러면서도 굳센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한테는 왜 맨날 이런 굳센 역할만 들어오는지 모르겠다(웃음). 그래서 그 안에서도 좀 다르게 연기한다고 했는데 그 변화가 티가 안 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강하늘, 멋져 보이는 걸 못하는 배우
 
 '동백꽃 필 무렵' 속 공효진

'동백꽃 필 무렵' 속 공효진ⓒ 팬엔터테인먼트

 
상대역 용식을 맡아 연기한 배우 강하늘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공효진은 자신을 비롯해 촬영장의 스태프들이 강하늘을 향해 끊임 없이 했던 잔소리 한 가지를 공개했다. 그 잔소리는 바로 "이제 조금 멋있어도 될 것 같다"는 말이었는데, 그만큼 강하늘이 멋진 척 하는 걸 어려워하더라"는 것이었다.

"이런 신에선 서울말씨도 쓰고 좀 멋진 느낌으로 가도 될 것 같다고 해도 '용식이가 갑자기 이러는 건 좀...' 하면서 철저하게 자기가 계획한 대로 움직이는 스타일이더라. 잘 생겨보임을 너무 싫어해서 감추는 배우였다. 자기가 생각하는 용식이의 캐릭터를 끝까지 그대로 표현하려고 하더라."

연하인 강하늘과는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났지만 그는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호흡을 맞춘 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강하늘은 누구와 호흡해도 잘 맞을 스타일"이라며 "연기를 참 잘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잘 할, 나무랄 데가 없어서 짜증날 정도의 준비된 연기파 배우"라고 강하늘을 극찬했다. 덧붙여 "하늘이를 보면서 '왜 계속 웃고 있지' 싶었다. 한 번도 예민해지거나 긴장하는 게 없더라. 항상 편안하고 뭐든 열심이고, 스태프들에 한 명씩 일일이 인사하고 집에 간다. 내일 아침에 볼 건데도 말이다"라며 그의 행동을 보고 느낀점을 말했다. 

여배우에게 40대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연배우 공효진ⓒ 매니지먼트 숲

 
40대가 된 공효진에게 '여배우에게 40대란 어떤 것인지' 물었다. 이 질문에 공효진은 그간 느낀 바가 많았는지 "아, 괜찮은 거구나 하고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느꼈다"며 주저 없이 답했다. "극중에선 용식이가 2살 어린 설정이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실제 우리 두 사람의 나이차이 때문에 그렇게 걱정을 하시더라. 나이차가 너무 많이 나 보이면 어쩌나 하고 계속 심하게 염려하셔서 나중엔 기분이 좀 나쁘려고 했다(웃음). 근데 끝나고 감독님이 제게 '걱정한 거 진짜 미안해요' 그러시더라. 그래서 내가 '그쵸? 저 괜찮은 거 같아요' 하고 대답했다"고 얘기했다. 

이제는 연기 베테랑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공효진은 지금까지 많은 작품 속에서 주연배우로 열연했다. 그가 출연한 대부분의 드라마가 흥행에 크게 성공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런 만큼 '내공'이라고 부를 만 한 것들이 그에게 많이 쌓여 있었는데, 그런 사례 중 하나가 '감정의 전환'이었다.

동백이의 궁상스러운 면모에 대해 설명하며 그는 "계속 울기만 하면 보는 사람이 힘들다"며 "막 울다가도 감정을 확 엎고, 또 한 번 뒤집어가면서 방금 울었던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그런 걸 내가 잘 하는 편인 듯하다"며 자신 연기의 장점과 특징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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