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20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장면ⓒ MBC

 
"(우리가) 원하는 포수보다 뛰어난 포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기다려보시죠. 제가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영입하는지는."

지난 20일 KBO 2차 드래프트가 끝나고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신임 단장은 MBC <뉴스데스크>에서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굉장히 욕을 많이 먹을 것 같다"는 말로 입을 뗀 성민규 단장은 어떤 식으로든 포수 영입은 있을 것이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수혈할 수 있는 포수보다 더 나은 포수를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리고 이를 증명는 데는 채 24시간도 필요치 않았다.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바로 다음 날 롯데는 한화 이글스와의 2: 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선발투수 장시환과 신인 포수 김현우를 한화에 내주고, 반대 급부로 포수 지성준과 내야수 김주현을 영입한 것이다.

성민규 단장이 공언한 것처럼 지성준은 2차 드래프트에서 획득할 수 있는 포수보다 여러모로 가치가 더 높은 포수다.
 
육성선수 출신인 지성준은 고교 시절부터 타격에서 재능을 뽐냈던 선수다. 비록 드래프트 지명을 앞두고 슬럼프에 빠진 탓에 지명을 받지는 못했지만, 청주고 출신인 그가 속한 충청권에서 지성준은 타격 재능을 인정받은 포수였다. 실제로 지성준은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 대회에서 5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단순 슬럼프였음을 입증했다.

지난 2015년 당시 새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이 차기 포수로 낙점하고 특별히 훈련을 시켰을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1군에 돌아온 지난해에 지성준은 1군에서 7개의 홈런포를 때려내며 공격력을 입증했다.
 
 지성준 데뷔 이후 4시즌 1군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지성준 데뷔 이후 4시즌 1군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프로 입단 이후, 수비 역시 꾸준하게 좋아져 한화의 백업 포수 자리를 꿰차는 데 성공했다. 최재훈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수가 한화에 없었다면, 지성준은 이미 주전으로 자리잡았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1군에서 통하는 타격 재능과 1994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 군 문제까지 해결한 지성준은 확실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하기 어려운 높은 가치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성준의 경우 40인이 아닌 20인 보호명단에도 묶일만큼 가치를 인정받는 선수다.

성민규 단장은 FA 포수였던 이지영의 히어로즈 잔류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를 두고, 이지영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젊고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 할 포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지영은 1986년생으로 내년 시즌 한국 나이로 35세가 되는 베테랑이다. 성민규 단장이 내세운 전제 조건인 롯데와 오랜 시간 함께해야 한다는 조건에 어긋난다.

1994년생으로 군 문제까지 해결한 지성준은 롯데와 공백 없이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는 선수다. 물론 마냥 어리기만 한 선수 역시 아니다. 1군에서 충분히 가치를 입증한 지성준은 공수에서 현재 롯데 포수진 이상의 활약이 기대되는 카드다.

그렇다면, 롯데는 어떻게 지성준을 데려올 수 있었을까?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강조하던 성민규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를 두고 "테오 엡스타인 단장은 윈터 미팅 때마다 '우리 팀에 누가 필요한지 보다 상대 팀에 누가 필요한지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 조언을 바탕으로 우리 선수 중에 다른 팀이 필요로 할 자원이 누구인지 생각해본 결과 이번 트레이드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롯데와 한화가 지성준과 장시환을 포함한 2: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사진=한화, 롯데)

롯데와 한화가 지성준과 장시환을 포함한 2:2 트레이드에 합의했다.(사진=한화, 롯데)ⓒ 케이비리포트

    
이번 트레이드의 큰 조각인 장시환은 확실히 한화가 원할만한 투수다. 한화는 서폴드와 채드벨이라는 훌륭한 외인 원투펀치를 갖추고도 시즌 9위로 추락했다. 믿을만한 국내 선발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화 국내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22경기에 선발등판한 장민재는 시즌 초반의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후반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6번으로 두번째로 많은 선발 등판을 한 김범수는 후반기에는 아예 불펜으로 전향했다. 그리고 12번의 선발 등판을 한 김민우를 제외하면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을 한 투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시환은 한화가 충분히 원할만한 투수다. 승패마진은 6승 13패로 좋지 않았지만,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25.1이닝을 소화했고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공수가 부진한 최하위 팀에서 한 시즌 내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1987년생인 장시환이지만 풀타임 선발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올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 활약을 더 기대할만한 선발 투수다.

장시환은 확실히 한화에서 탐낼만한 카드다. 그리고 성민규 단장은 올 시즌 팀 내에서 최다승을 기록한 선발투수를 카드로 내세워 시급했던 젊은 주전 포수 자원을 확보했다. 내년 시즌 이후 지성준이 어느 정도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시즌 롯데 포수들보다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롯데 구단의 선수 영입에는 확실한 프로세스가 없다는 평가였다. 주먹구구식 판단과 그로 인한 비효율적 투자로 인해 올시즌에는 리그 최고 연봉을 지출하고도 최하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성민규 단장에게 롯데 구단 수뇌부가 바란 것은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변화였다. 이번 지성준 영입은 롯데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변화의 징표다.

[관련 기사] '1년 만의 귀환' 노경은, 롯데 부활 이끌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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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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