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스토브리그 최대 볼거리 FA 시장이 갑자기 한파가 불어닥친 것처럼 얼어붙었다. 지난 4일부터 19명의 FA 승인 선수는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지영이 3년 총액 18억 원, 유한준이 2년 총액 20억 원에 각각 원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에 잔류한 것 외에는 추가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영입 소강상태가 계속되면서 '외부 FA 영입 대신 2차 드래프트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런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20일 단행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선수는 고작 18명에 그쳤다. 물론 2018년 이후 입단한 1, 2년차 소속선수 등이 자동 보호된 탓이기도 하지만, 구단들의 움직임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한 영입을 완전히 포기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유일한 포수 이해창(kt → 한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유일한 포수 이해창(kt → 한화) ⓒ KT 위즈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주목할 것은 FA 시장과의 연관성이다.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포지션은 포수와 내야수다. 포수는 김태군, 내야수는 안치홍, 김선빈, 오지환이 타 팀에서도 영입을 고려할 만한 선수들이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이들에 필적할 만한 이적 선수는 보이지 않았다. 

포수로는 kt 소속 이해창의 한화 이글스로의 이적이 유일했다. 내야수 중에는 김성훈(삼성 → kt), 정근우(한화 → LG), 채태인(롯데 → SK)이 이적의 전부였다. 3명의 내야수 중 1루수가 아닌 내야 요원은 김성훈 뿐이었다. 

이들의 나이와 기량은 냉정히 평가하면 FA 선수들에는 미치지 못한다. 지난 시즌 포수 부문에서 약점을 보인 롯데는 이지영 영입에 실패하고 김태군 영입에서도 발을 뺐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한 포수 영입에도 실패했다. 
 
 2차 드래프트로 삼성에서 kt로 이적한 내야수 김성훈

2차 드래프트로 삼성에서 kt로 이적한 내야수 김성훈 ⓒ 삼성 라이온즈

 
결과적으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FA를 대체한다'는 일각의 전망은 어긋나고 말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층, 즉 뎁스(Depth)를 강화할 수는 있지만 전력을 단번에 상승시킬 수 있는 주전 선수 확보는 사실상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보상 선수를 비롯한 출혈을 감수해도 FA만한 즉각적인 전력 보강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입증되었다. 

2차 드래프트의 종료로 FA 선수들에 대한 협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차 드래프트로 약점 보완에 실패한 팀이 외부 FA 영입에 나선다면 FA 선수들의 몸값은 예상보다 더욱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몇몇 팀들이 2차 드래프트도, FA도 아닌 트레이드를 통해 약점 보완에 나서려 한다는 전망이 실제로 현실화되고 있다. 2차 드래프트 이후 FA 계약이 급물살을 탈지, 그리고 '깜짝 빅딜 트레이드'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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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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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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