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V페라리> 스틸컷

<포드V페라리>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린 시절에는 꿈이 많았더라도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선택해야 될 것과 포기해야 될 것이 생길 때가 있다. 현실은 타협을 요구하고 몽상가가 아닌 현실주의자가 될 것을 강요한다. 그러하기에 꿈을 좇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가슴을 뛰게 만든다.
 
이런 드라마같은 심리에 바탕을 둔 <포드V페라리>는 드라마와 액션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색다른 질감을 보여준다. 작품은 세 개의 시점으로 시작되어 연결점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모으는 구성을 택한다. 첫 번째는 캐롤 셸비(맷 데이먼)다. 미국인 최초로 '르망' 레이싱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른 그는 심장 문제로 은퇴하고 자동차 판매원이 된다. 그의 마음은 여전히 트랙 위에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두 번째는 켄 마일스(크리스찬 베일)다. 전쟁으로 군대에서 보낸 시간 때문에 늦게 카레이서가 된 그는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 가정을 이끌어야 되기 때문에 도전하기 힘들다. 운영하던 정비소가 자금 문제로 압류당하면서 그는 카레이싱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세 번째는 헨리 포드 2세(트레이시 레츠)이다. 그는 포드사의 판매량이 줄어들자 직원들을 독촉한다. 이에 마케팅 부서의 리 아이아코카(존 번탈)는 페라리와의 합병을 제안한다.
  
 <포드V페라리> 스틸컷

<포드V페라리>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페라리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포드사를 이용한 건 물론 헨리 포드 2세에게 심한 모욕을 준다. 이에 헨리 포드 2세는 페라리의 코를 납작 누르기 위해 페라리가 매번 우승을 차지한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도전한다. 그는 페라리를 이길 최고의 기술자를 찾는다. 리 아이아코카는 그 기술자로 캐롤 셸비를 택하고, 캐롤 셸비는 카레이서로 켄 마일스를 추천한다.
 
캐롤과 켄은 파격적인 방법으로 포드를 개조해나가기 시작한다. 첨단 장비 대신 레이서의 감으로, 데이터 분석 대신 직접적인 체험으로 더 빠른 레이싱카를 만들어 간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포드사의 부사장 레오(조쉬 루카스)와 충돌을 겪는다. 레오는 회사가 정한 규칙과 방식에 따르지 않는 셸비와 켄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특히 레이싱에 심취해 있기에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켄을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레오의 훼방을 이겨내고 르망 레이싱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분투하는 이 두 남자의 이야기는 세 가지 측면에서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첫 번째는 POV(1인칭 앵글) 스타일의 레이싱 장면이다. 1인칭 시점으로 시청자가 직접 눈으로 보는 듯한 시각적 효과를 내는 방식을 의미하는 POV는 게임에서 주로 사용되는 카메라 워크다. 실제 상황에 놓인 듯한 체험감을 주기 유용한 방식이다.
  
 <포드V페라리> 스틸컷

<포드V페라리>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켄의 레이싱 장면에서 사용되는 이 POV 시점은 실제 트랙 위에 있는 듯한 현실감을 보여준다. 강렬한 속도감으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쾌속질주를 느낄 수 있는 건 물론 스크린X나 4DX와의 조합을 통해 더욱 몰입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포인트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러시: 더 라이벌>이나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보여준 레이싱 영화의 장점인 스피드의 폭발력을 제대로 살리는 선택으로 높은 만족감을 준다.
 
두 번째는 캐롤과 켄, 두 남자의 뜨거운 우정이다. 캐롤은 켄이 자신처럼 원하는 꿈을 이루지 못할까봐 그를 지켜준다. 주변의 외압과 그 자신도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 하고, 켄의 변화를 촉구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켄이 카레이서로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 켄 역시 캐롤에게 신뢰를 보낸다. 몇 번이고 주변의 편향된 시선에 포기할 수 있었음에도 켄은 운전대를 잡은 손을 놓지 않는다.
 
검은 양복을 입은 엘리트로 표현되는 포드 직원들과 상반된 두 아웃사이더는 자신들의 목표를 위해 서로의 손을 움켜쥔다. 이 신뢰와 믿음이 담긴 뜨거운 우정은 레이싱 장면 못지 않게 가슴을 뛰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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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V페라리>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세 번째는 켄과 아들 피터의 부자간의 사랑이다. 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피터는 아버지를 따라 경기장을 향한다. 그리고 켄은 승리자가 될 때마다 아들을 차에 태운다. 켄은 차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아들을 사랑하고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피터는 승리자인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함과 동시에 레이싱 도중 사고가 나지 않을까 항상 노심초사한다.
 
보랏빛 하늘 아래에서 부자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감성적인 느낌과 함께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보여주며 드라마적인 깊이를 더한다. 여기에 남편에게 굳건한 믿음을 보이는 켄의 아내 몰리는 가족 간의 진한 사랑을 보여주며 켄의 선택 하나하나가 그 자신만이 아닌 가족들을 향해 있음을 보여준다.
 
<포드V페라리>는 스피드와 액션이 주를 이루는 레이싱 영화에 감성적인 드라마를 더한 영화이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두 남자의 우정을 때론 속도감 있게, 때론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을 줄 수 있게 그려내며 다양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맷 데이먼과 크리스찬 베일, 두 명배우가 그려낸 앙상블은 가슴을 뜨겁게 적시는 버디무디를 선사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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