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

 
KBS가 <영수증> 폐지 이후 약 1년 반 만에 새로운 경제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다양한 종류의 예능이 날마다 쏟아지는 요즘이지만 의외로 경제, 재테크와 관련된 프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부동산을 소재로 한 MBC <구해줘 홈즈>가 좋은 반응을 얻는 정도이다.

경제 예능에 대한 요구가 넘쳐나는 건 아니지만 경제 생활하는 직장인들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제 정보, 상식을 알기 쉽게 정리·조언해주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2030세대를 대상으로 트렌디한 분위기로 경제 조언을 해주는 <영수증> 형식의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이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KBS의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아래 '어른이 생활')은 일단 시청자층 틈새 시장 공략 측면에선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2030 세대에게 실전 경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경제생활 예능'이라는 취지에 맞게 <어른이 생활>은 대세 MC 장성규를 비롯해서 래퍼 겸 방송인 치타, 미주(러블리즈), 인도 출신 방송인 럭키, 그리고 은행 근무 8년 경력의 유튜브 금융지식 크리에이터 댈님 등 다양한 고정 출연진을 섭외해 젊은 시청자층을 겨냥했다.

프로그램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연예인 출연자의 하루 일상을 영상에 담아 그의 평소 생활 속 소비 습관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으로 내용이 채워지고, 2부는 일반 시청자들의 생활 속 경제 고민을 함께 해결해보는 카운슬링 형식의 대담이으로 채워진다. 

짠돌이 과거 vs. 펑펑 쓰는 요즘...장성규의 어제와 오늘(?)
 
 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

 
지난 19일 방영된 첫회의 주인공은 프로그램의 MC 장성규였다. 처음으로 지상파 메인 MC 자리를 꿰찬 그의 방송국 출근 과정부터 부모님과의 대화, 친구들과의 식사자리를 통해 평상시 자신이 어떤 식으로 돈을 지출하는지를 하나 하나 화면에 소개했다.

KBS 첫 출연 기념으로 가족 선물을 구입하기 시작한 그는 20명 넘는 제작진에게 커피를 한 잔씩 사는 등 단숨에 10만 원 이상을 지출해 패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게다가 촬영 이후 진행된 회식 비용도 기꺼이 결제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100만 원 이상을 썼다.

반면 잠시 본가에 들러 어머니와 식사를 하는 장면에선 의외의 과거사(?)가 공개되어 시청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어린시절부터 전단지 배포, 목욕탕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초등학교 때 무려 1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모았다는 사실이 소개되었다. 심지어 낡은 운동화를 수년 이상 신고 다니는 등 '짠돌이' 생활을 했다는 내용도 소개되면서 화려한 현재 모습과 사뭇 다른 면모도 엿볼 수 있었다. 

장성규의 일상을 관찰한 경제 크리에이터 댈님은 "고정 지출, 변동 지출 등을 구분해서 돈을 사용할 것"과 "자녀의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세태크(세금재테크)를 위한 공제 상품을 추천하는 등 출연자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도움될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도 함께 들려줬다. 

공영방송에 걸맞은 경제 정보 전달 예능
 
 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의 새 예능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KBS

 
<어른이 생활> 2부에선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의 대처 방안, 수년 만에 연락온 옛 동창의 결혼 축의금 지출 여부 등 생활밀착형 경제 고민을 소개하고 해결책을 찾는 등 누구나 겪어볼 수 있는 현실 속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 형성을 노렸다. 

<어른이 생활>은 예능 프로지만 배꼽잡고 웃기 보단 평소 궁금했던 생활 속 경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전달해주는 '인포테인먼트' 성격을 강하게 내세웠다. 일단 첫회의 시청률은 1.7%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으로 과거 <영수증>이 기록했던 4~6%대 시청률에 비해선 낮은 편으로 집계되었다.  

하지만 <영수증>은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입소문 인기를 얻고 지상파로 진출하는 등 TV 편성 이전부터 고정팬을 확보했던 프로였음을 감안하면 <어른이 생활>로선 마냥 실망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장성규의 안정적인 진행, 경제 생활에 아직 둔감한 젊은 패널들의 이야기, 전문가의 친절한 상담 등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공영방송'에 걸맞게 비교적 알찬 내용으로 1시간을 채웠다. 같은 소재라도 경제 전문 프로그램이었다면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기에, 예능 프로의 힘을 빌려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점은 칭찬할 만하다.   

8부작 구성의 짧은 방영 기간 동안 프로그램의 강점, 보완 사항 등을 재빨리 파악해 채워준다면 향후 양질의 경제 예능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른이 생활>의 등장은 제법 신선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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