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따라붙을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 아니었다. 상대 팀 골문 안쪽으로 날아간 유효 슛 기록에서도 한국이 5개로 4개의 브라질보다 많았다. 그런데 골은 브라질만 3개를 기록했다. 수십 년 동안 한국 축구를 따라다닌 고질적인 수식어 '골 결정력 부족' 바로 그 차이였다.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큰 차이라는 것을 브라질 선수들이 잘 가르쳐준 셈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한국 시각으로 19일 오후 10시 30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있는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최근 세 게임 무득점 부진에 빠졌다.

더 구석으로 정확하게 넣을 줄 아는 '브라질'

축구는 단순해 보이는 스포츠이지만 결정력을 자랑해야 할 순간에 더 섬세한 능력을 보여주어야 원하는 골을 얻어내며 이길 수 있다. 브라질은 이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었고 상대적으로 한국은 이 부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다.

브라질의 3골은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조현우는 순발력, 반응 속도 면에서 실력을 겨룰 만한 골키퍼이지만 브라질 선수들이 터뜨린 3골 앞에서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더 구석진 곳으로 섬세하게 빨려들어갔다는 뜻이었다.

게임 시작 후 9분 만에 브라질의 골이 터졌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필리피 쿠티뉴가 공격 방향을 살짝 바꿔 왼쪽 측면으로 밀어준 공을 받아 헤낭 로지가 살짝 띄워준 크로스를 루카스 파케타가 다이빙 헤더로 꽂아넣은 것.

특히 파케타는 몸을 내던지는 다이빙 헤더 순간에도 그 골 방향을 왼쪽 구석으로 틀어넣었다.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슛 타이밍을 읽고 몸을 날렸지만 도저히 손 쓸 수 없는 구석이었던 것이다. 

36분에 필리피 쿠티뉴가 오른발로 감아차 넣은 직접 프리킥 추가골도 한국 수비벽을 넘어 골문 왼쪽 톱 코너 방향으로 빨려들어갔다. 역시 조현우가 자기 오른쪽으로 날아올라 그 공을 쳐내려고 했지만 회전이 걸려 휘어들어가는 궤적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현우는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몸을 날렸지만 옆그물 안쪽에 떨어지고 말았다.

60분에 나온 브라질의 쐐기골도 왼쪽 측면에서 헤낭 로지가 낮게 깔아준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달려든 다닐루가 오른발로 강하게 차 넣은 것이다. 다닐루의 발끝을 떠난 중거리슛을 향해 이번에도 조현우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쳐내려고 했지만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며 구석으로 날아든 슛이어서 글러브를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한국의 유효 슛 대부분은 알리송 베케르 정면으로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 황의조가 브라질 쿠티뉴와 골키퍼 알리송을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브라질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서 한국 황의조가 브라질 쿠티뉴와 골키퍼 알리송을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브라질 선수들의 유효 슛은 한국 골키퍼 조현우가 밀어내기 곤란할 정도로 구석으로 빠르게 날아들어 3골을 완성시켰지만 한국 선수들의 유효 슛 대부분은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정면으로 날아가는 바람에 한 골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 마디로 정확도의 차이가 골 결정력 차이로 이어진 것이다. 상대 팀 골키퍼가 몸을 날린다고 해도 도저히 막아내기 힘들 정도로 날카로운 슈팅을 구사할 수 있느냐 하는 점에서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0-1로 끌려가던 한국도 에이스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기를 펼 수 있었다. 15분, 손흥민의 왼발 중거리슛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지체없이 왼발 감아차기를 노렸다. 하지만 그의 발끝을 떠난 공이 브라질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정면으로 날아가 잡히고 말았다.

점수판이 0-3으로 크게 벌어진 뒤 한국 선수들은 1골이라도 따라붙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72분에 왼쪽 풀백 김진수가 가로채기 직후 왼발 중거리슛으로 브라질 골문을 위협한 것이다. 하지만 그 슛의 궤적이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가 막아내기 어렵지 않을 만큼 정면이었다.

75분에도 손흥민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터져나왔지만 어김없이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 막혔다. 83분에는 후반전 교체 선수 권창훈이 왼발로 회심의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거짓말처럼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 잡혔다.

유효 슛 1~2개 정도로 그쳤다면 이 게임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안 들어간 여러 개의 유효 슛 누적 기록은 한국 축구의 현주소라고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브라질 필드 플레이어들이 협력 수비를 펼치는 것에 대응하여 더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여 더 정확한 슛 동작을 맘껏 구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적어도 지금보다 더 빠른 역습 축구를 구사하거나 좁은 틈 사이를 비집고 나와서 더 정확하게 구석으로 차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이번 아시아 예선을 모두 통과하여 또 월드컵 본선에 오른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와 같은 분명한 차이와 한계를 직면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9일 오후 10시 30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 아부다비)

한국 0-3 브라질 [득점 : 루카스 파케타(9분,도움-헤낭 로지), 필리피 쿠티뉴(36분), 다닐루(60분,도움-헤낭 로지)]

O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
AMF : 손흥민, 이재성(75분↔권창훈), 황희찬(65분↔나상호)
DMF : 정우영, 주세종(88분↔황인범)
DF :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김문환
GK : 조현우

O 브라질 선수들
FW : 필리피 쿠티뉴, 히샤를리송, 가브리엘 제주스(88분↔호드리구)
MF : 아르투르 멜루(80분↔더글라스 루이스), 파비뉴, 루카스 파케타(84분↔호베르투 피르미누)
DF : 헤낭 로지(88분↔에메르송), 에데르 밀리탕, 마르키뉴스, 다닐루
GK : 알리송 베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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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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