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KBS 제작진들이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KBS 제작진들이 카메라를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KBS

 
"이번 개편의 목표는 시청률과 광고 수익보다 우리 KBS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다. 물론 결과가 좋아야 자신감도 따라오겠지만 수치나 숫자보다 거기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이훈희 KBS 제작2본부장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KBS 2TV는 19일부터 새로운 4개 예능 프로그램을 차례로 선보인다. 그동안 지상파 예능에서 멀어진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삼은 이번 개편을 통해 KBS는 예능의 부활을 꿈꾼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최근 KBS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정체돼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이번 변화에 대한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데 우선은 KBS가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데 점수를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고여있는 것보다는 흐르는 게 좋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움직이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 변화를 시도한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라고 개편 의도를 설명했다.

2030세대가 알면 좋은 실전 경제 지식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기훈석 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기훈석 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19일 첫 방송되는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은 2030 세대에게 실전 경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경제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이는 어른이지만 경제 상식에는 무지한 '어른이'들에게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던 현실적인 경제 정보들을 전수한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기훈석 PD는 "전·월세, 예·적금, 결혼 축의금 액수 등 젊은 친구들이 궁금해 할 법하지만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사회생활에 대한 예능을 표방한다"고 강조했다.

메인 MC로는 최근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각광받고 있는 방송인 장성규가 나선다. 장성규는 프리랜서 선언 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수입, 달라진 소비 패턴으로 인한 경제 고민을 털어놓을 예정이다. 패널로는 그룹 러블리즈 멤버 미주, 래퍼 치타 등이 출연해 세대별로 다른 경제 고민과 생각을 나눈다.

기훈석 PD는 "미주는 20대 특유의 솔직한 질문으로 장성규를 당황하게 한다. 제작진은 심의만 통과된다면 그동안 지상파에서 보지 못했던 '워크맨' 스타일의 예능이 나올 수도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 정해인의 첫 단독 리얼리티 예능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조현아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조현아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이어 26일에는 배우 정해인의 첫 단독 리얼리티 예능 <정해인의 걸어보고서>가 공개된다. 이는 KBS의 대표적인 교양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예능으로 재탄생 시킨 프로그램으로, PD가 제작 전반을 맡는 <걸어서 세계속으로>의 제작 방식도 그대로 차용했다. 

조현아 CP는 "정해인이 직접 PD가 돼 본인이 기획하고 (아이템을) 선정하고 체험까지 해보는 '걷큐멘터리'다. 저희가 '걷큐멘터리'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정해인씨가 직접 걸으면서 경험하는 것을 담다보니 리얼한 여행 예능이 될 것이다. 어제 내부 시사회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시청자 분들도 방송을 보신다면, KBS가 많이 새로워졌구나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30일 첫 방송되는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은 씨름의 부활을 꿈꾸는 스포츠 예능이다. 16인의 최정예 씨름선수들이 맞붙어 경량급 천하장사인 '태극장사'에 등극할 1인을 가린다. 최근 유튜브에서 씨름 영상들이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것에 힘 입어 탄생한 프로그램. 최재형 CP는 씨름 동영상이 화제를 모으기 전부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씨름'이 회의 주제로 올라온 것은 지난 7월이었다. 한 PD가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을 보고 제안을 했고 그때부터 자료조사를 해서 8월께 씨름협회와 접촉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추석즈음 경량급 씨름 선수 동영상이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모험적인 아이템이라 우려했는데, 다행스러운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씨름을 더 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최재형 CP)

과거 씨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만기 교수가 해설위원으로 나서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최재형 CP는 "어린 시절에 기억하는 씨름 선수들의 경기 모습은 이만기 교수처럼 박진감 넘치고 기술도 화려했다. 언제부턴가 텔레비전에 나오는 씨름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태백급, 금강급 씨름은 과거 모습 그대로더라"며 기술 씨름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겠다고 다짐했다.

9개월 만에 돌아오는 < 1박2일 >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씨름의 희열> 최재형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KBS 2TV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에서 <씨름의 희열> 최재형 CP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오는 12월 8일에는 < 1박2일 >이 약 9개월 만에 새 단장을 하고 돌아온다. 지난 3월 가수 정준영이 '불법 촬영 동영상 공유'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고, 배우 차태현과 개그맨 김준호의 내기 골프 의혹이 불거지면서 < 1박2일 >은 제작 및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

< 1박2일 >은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13년여 동안 사랑받아 온 국민 예능이지만, 그동안 여러 번 출연자들이 구설수에 휘말리며 곤욕을 겪어야 했다. 3월 방송 중단 당시 KBS는 출연자에 대한 내부 검증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1박2일 >이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는 소식에 반가워 하는 반응도 많았지만,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이날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출연자를 사전 검증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검증하되, 공식 기구의 형태를 띄어야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출연자 자문회의'라는 이름의 기구를 준비하고 시청자위원회와 함께 조율하는 중이다. 최종 마무리 단계다.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자신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린 < 1박 2일 > 시즌4에는 배우 연정훈, 김선호, 가수 딘딘, 라비, 김종민, 개그맨 문세윤이 고정 멤버로 출연한다. 김종민을 제외하면 모두 새로운 멤버들이다. 연출은 방글이 PD가 맡지만 포맷의 변화는 거의 없을 예정이라고.

"< 1박2일 > 원형은 그대로 살려서 방송할 예정이다. 그 이유는 아직도 < 1박2일 > 포맷을 사랑해주시는 시청자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에 출연진과 연출진이 대거 바뀌기 때문에 포맷마저 바꾸면 < 1박2일 >이 아니라 제3의 프로그램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시청자분들이 (새로운 체제에) 익숙해지면 변화를 시도해 보겠다. 이번 개편으로 출연진과 연출진이 젊어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지금 트렌드에 맞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이황선 CP)
KBS 장성규 정해인 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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