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도쿄 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은메달 시상식에 임하고 있다.

17일 도쿄 돔에서 열린 프리미어 12 결승전이 끝난 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은메달 시상식에 임하고 있다. ⓒ 박장식

 
지난 17일 '프리미어 12'가 막을 내렸다. 세계 12개 국가가 참전했던 이번 프리미어 12는 서울에서 예선 라운드가 개최되어 시즌이 끝난 직후 야구 팬들의 갈증을 풀어줬으며, 목표로 했던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얻어내 당당하게 내년 7월 요코하마로 입성하는 성과를 얻었다.

여러 선수들에게도 이번 대회는 동기 부여가 되었다. 김광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메이저 리그 진출의 목표를 다시금 세웠고, 대만의 장샤오칭, 일본의 야마구치 슌이 MLB 구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캐나다의 투수 필립 오몽은 공개적으로 "한국에서 뛰고 싶다"며 KBO 진출에 대한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가장 먼저 '디펜딩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는 데 실패했다. 또한 대만에게 7-0의 패배를, 일본에게는 두 점 차의 패배를 연달아 당하는 굴욕적인 상황을 맛보기도 했다.

국가대표 세대교체 실마리 발견한 이번 대회
 
 이번 프리미어 12는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진은 6일 호주전을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는 선수들.

이번 프리미어 12는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진은 6일 호주전을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하는 선수들. ⓒ 박장식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본격적인 세대 교체 작업이 시작된 대회로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리드오프와 중심타선을 오가며 활약한 프로 3년차 이정후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첫 태극마크를 단 강백호는 강렬한 장타로 임팩트를 남겼다. 김하성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국가대표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투수진에서도 세대교체의 흐름이 보였다. 2015년 1회 프리미어 12를 책임졌던 마무리 정대현에 이어, 이번 대회에는 '선발 잠수함' 박종훈이 여러 경기에 등판해 좋은 흐름을 이었다. 불펜에서 궃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영하와 함덕주 역시 훌륭한 투구를 보이며 나무랄 데 없는 국가대표 투수진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장' 김현수 역시 이런 선수들의 활약에 주목했다. 김현수 선수는 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즌 중에 많은 공을 던지고도 이번 대회를 위해 공을 던지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특히 후배 투수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며, 챔피언을 놓친 아쉬움에 "선수들에게 못난 형, 못난 선배라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의지 선수도 후배 투수들의 합을 극찬했다. 양의지 선수는 "후배 투수들이 다들 잘 던졌다. 합이 다들 좋았다."라면서, "어린 투수들에게 마지막까지 경기하고 오느라 힘들었을텐데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와 경기가 선수들에게 발전하는 계기였기를 바란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쉬웠던 경기 운영, 하지만 틀에 갇히지 않은 경기
 
 김경문 감독의 새로운 실험이 이루어졌던 16일 한일전의 모습.

김경문 감독의 새로운 실험이 이루어졌던 16일 한일전의 모습. ⓒ 박장식

 
그런 세대 교체가 잘 진행된 데에는 김경문 감독의 새로운 국가대표전에서의 기조가 어느 정도 묻어났다. 기존의 양현종, 김광현 선발진에 새로운 투수진을 아낌없이 기용했다. 중남미 경기에 표적 등판한 잠수함 박종훈, 대표팀 부동의 마무리 조상우, 대표팀의 새로운 중계투수 하재훈과 고우석도 발굴되었다.

새로운 선수를 과감하게 시험해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여유가 있었던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강백호, 박건우를 선발 라인업에 기용하면서, 한국시리즈,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에 강했던 이승호를 선발 투수로 시험하는 등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김경문 감독의 새로운 실험은 여러 선수들을 발굴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그럼에도 중심 타선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이승엽을 닮은 듯한 믿음의 야구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 점이 아쉬운 경기 운영이 되었다. 중심타선에 꼭 포함되었던 선수들이 슈퍼라운드와 결승전에서 부진하며 아쉬움을 자아낸 것이다. 세대교체에 걸맞는 새로운 중심타선의 발굴 역시 김경문호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선수들 아쉬움, 내년 요코하마에서 씻어내길
 
 선수들은 도쿄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그에 걸맞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설명 = 15일 프리미어 12 멕시코전의 승리로 도쿄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도쿄 돔에서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선수들은 도쿄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제 그에 걸맞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설명 = 15일 프리미어 12 멕시코전의 승리로 도쿄 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도쿄 돔에서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 박장식

 
아쉬워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선수들의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는 본게임인 도쿄 올림픽이 8개월 뒤인 내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열린다. 내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주로 펼쳐질 올림픽 경기를 위해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역시 대회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전력분석, 훈련 등 준비에 힘써야 한다.

이정후 선수 역시 같은 생각이다. "최선을 다했기에 아쉬움은 없지만, 올해 (팀, 국가대표 모두) 준우승만 두 번이라는 것이 아쉽다."라면서, 이번 준우승에 대해 "실력 부족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올림픽은 철저히 준비해서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다짐했다.

다만 프리미어 12에 승선했던 선수 대다수를 요코하마에도 데려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도쿄 올림픽에 승선할 수 있는 선수들의 엔트리는 24명으로 프리미어 12의 엔트리 28명보다 4명이 적다. 김경문호는 이번 대회보다 더욱 한정된 자원 내에서 충분히 파격적인 기용을 하면서도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얻게 되었다.

올림픽 야구 종목은 대한민국, 일본을 포함한 6개의 한정된 국가가 참전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토너먼트 방식 외에 리그전을 바탕으로 한 토너먼트와 패자부활전으로 복잡한 시리즈가 진행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토너먼트전 패배를 기록하고도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복잡한 수싸움이 이어진다. 한국 대표팀이 그 수싸움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이번 올림픽의 관건인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이 조금만 더 잘 했으면 우승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아쉬움은 잊고 올림픽을 잘 준비하겠다. 내년에 좋은 선수들을 눈여겨 보아서 잘 싸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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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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