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디가드> 강경준

<보디가드> 강경준ⓒ CJ ENM

 
"연습실이 배움의 장이에요. 부족한 부분은 선생님이 알려주시고요. 연출님과 이렇게 붙어있기도 처음이에요. 궁금한 것에 대해 얘기하면 답을 구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죠. 혼자 고민하는 연기가 아니라, 해결할 수 있어 너무 좋고 행복해요."
 
강경준이 <보디가드>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데뷔한다. 스스로 "연기 갈증이 있었다"고 밝힌 그는, 뮤지컬 연습 현장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보디가드>에서 레이첼 마론을 지키는 프랭크 파머로 나서는 강경준을 지난 4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만났다.

"드라마, 영화에는 갖춰진 이미지가 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디가드>를 했다면 제가 오를 수 없었을 수도 있죠. 다양한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착하고, 건실한 이미지 말고도, 제가 다할 수 있는 기회를 향해 노력 중이에요. 프랭크라는 인물은 아픔을 숨기고, 강한 면모를 드러내요. 하지만 내면은 따뜻하고 정이 많죠. 프랭크의 그런 면을 제가 잘 소화하리라 생각돼요. 충분한 연습 기간이 있기 때문에 제 연기 인생에도 도움이 될 거 같고요."
 
다수 드라마와 영화 등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난 강경준. 하지만 그의 말 속에서 아직도 내보이고 싶은 게 많은 '배우로서의 욕심'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뮤지컬 출연은 그 과정이었다. 노래와 춤이 아닌 '연기로서' 무대에 설 수 있는 작품이기에 <보디가드> 출연은 어렵지 않았다.
 
"뮤지컬에 임하고 싶었는데, 사실 노래를 잘 하지 못해서 기회가 없었어요. 공연으로 데뷔한 것도 아니고요. 선뜻 나서지 못했는데, 노래를 안 불러도 된다고 해서 출연에 용기를 냈어요."
 
첫 무대이니만큼 부담감은 엄청나다. 그는 "1200석이 얼마나 큰지도 감도 안 온다. 가끔 자다가 깬다. 대사 잊을까봐 불안한 마음에서"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연습실 가는 길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보디가드> 강경준

<보디가드> 강경준ⓒ CJ ENM

 
"연습하러 가는 길이 너무 재밌고 좋아요. 뮤지컬 넘버가 다 좋은데 라이브로 들을 수 있거든요. 하루도 건성으로 연습하지 않아요. 저 역시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을 받죠. 전 드라마만 있고 노래를 부르지 않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함께 하는 분들의 경력이 어마어마해서 많이 배우고 있죠. 무대에 대한 어려운 부분을, 말하지 않아도 먼저 알려주실 때도 있어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죠."
 
<보디가드>는 스토커의 위협을 받고 있는 당대 최고의 팝스타 레이첼 마론과 보디가드의 러브 스토리다. 1992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고,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15곡으로 이뤄진다. 레이첼 마론 역의 김선영, 박기영, 해나, 손승연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곡을 소화한다.

"휘트니 휴스턴의 곡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게 작품의 큰 힘 같아요. 정말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죠. 김선영은 감정이 정말 대단해요. (예그린 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도 받으셨잖아요. 노래 부르면서 감정을 쏟아 넣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드라마도 엄청나고요.

손승연의 에너지는 정말 따라갈 수가 없어요. 휘트니 휴스턴 특유의 에너지를 승연이가 다 해내더라고요. '쫙' 올라가는 발성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대사를 잊어버린 젓도 있어요. 해나는 처음에는 좀 내성적이었는데, 작품에 익숙해질수록 그 성장세가 엄청나더라고요. 어마어마한 가수예요. 박기영은 워낙 베테랑 가수잖아요. 다들 아실 거예요. 네 분의 색이 정말 너무 달라요. 듣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해요.
"

그러면서 강경준은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직 동선이 쉽지 않다. 어디서 나가고, 들어가야 하는지 익숙하지 않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의상도 갈아입어야 한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에 몰입 중"이라고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연습 많이 해서 맞춰보는 것 밖에 없더라고요. 호흡을 맞추다가, (상대 배우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도 하는데, '내가 감정을 더 줬어야 하는데...'라고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레이첼에게 감정을 꾸준히 잘 주는 것에 집중하려고 해요. 저 때문에 사건이 벌어지고, 레이첼이 변화하거든요. 그 과정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요새는 눈만 맞추면 대사 연습 중이에요. 그러면서 프랭크의 감정도 찾고 있죠."

무대에 오르기 위해 원작 영화, 휘트니휴스턴의 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6년 초연된 <보디가드>영상도 찾아봤다. 초연 때 프랭크 파머는 이종혁과 박성웅이었다. 3년 만에 돌아온 프랭크파머는 강경준과 이동건이다. 둘 다 뮤지컬 데뷔작이다.
 
"둘 다 어리바리해요. 아마 형도 걱정이 많을 거예요. 서로 얘기하고 토닥이면서 그런 감정을 풀어요. 항상 얘기하는 게 '좀 더 연습하자'예요. 혼자였으면 너무 힘들었을 텐데, 함께 해서 정말 든든하고 좋죠. 제가 따뜻한 면모가 더 있다면, 동건 형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것 같아요."
  
 <보디가드> 강경준

<보디가드> 강경준ⓒ CJ ENM

 
연기적인 면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프랭크 파머 역. 강경준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
 
"1막과 2막이 다르더라고요. 1막은 카리스마있는 보디가드로서의 프랭크라면, 2막은 좀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모가 드러나요. 1막을 잘 해내야 2막에서 따뜻한 부분을 잘 전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카리스마있고, 냉철한, 완벽함을 추구하는 프랭크를 잘 나타내려고 해요."
 
앞에서 언급한 동선 외에도 걱정되는 부분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강경준은 "프랭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힘줘 말했다.
 
"제일 걱정되는 부분이 매체 연기는 카메라나 마이크로 감정을 전할 수 있는데, 무대는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말 한마디, 포즈 하나로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할 수 있죠. 전 분명히 감정을 전했는데, 주변에서 '무슨 감정 했어?' 그러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조언도 많이 듣고 있어요. 연습할 때 운동복을 입고 갔는데 '프랭크스럽지 않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누가 봐도 프랭크가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프랭크가 된다고요. 뒤통수 한 대 맞은 거 같았어요. 저에게 가장 큰 조언이 됐죠."
 
프랭크로 임하면서 강경준, 자신과 비슷한 면도 느꼈다. 강경준이 분하는 프랭크에 기대가 실리는 대목이다.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좀 부끄러워하는 편인데, 연기할 때는 그렇지 않아요. 데뷔 때부터, '내가 어떻게 연기를 하지?' 싶었어요. 근데 연기를 하고 있죠. 프랭크도 그렇더라고요. 수줍음도 많고, 나서지도 못하는 사람이지만, 보디가드예요.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는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그의 프로페셔널하고,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저와 비슷해요."

작품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가운데, 아내이자 배우인 장신영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육아만으로도 쉽지 않은 장신영의 뜨거운 응원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는, '사랑꾼' 면모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저보다 더 떨고 있어요. 제가 대사를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더 힘들어 하더라고요. 제가 무대에 서는 게 적정인 거 같아요. 떨려서 공연도 보러 오지 못할 거 같대요. '오빠 할 수 있겠어?'라고요. 물어보고 상의했는데, 사실 하지 말라고 말렸어요(웃음). 전 도전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래도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첫 연습날이 아기가 태어날 날이었어요. 병원에 있다가, 연습실로 향했죠.
 

아기를 혼자 돌보기 쉽지 않은데, <보디가드> 연습에 매진해도, 불평 한마디 없이 응원해 주고 있어요. 어느 날부터는 밥상도 차려주고요. 너무 고마운 마음이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아이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될 것이라는 마음이 더 들고요. 아마 공연 보러 몰래 올 거 같은데, 제가 대사나 동선을 잊어버리든가 해서 사람들이 웃지 않게, 얼굴을 들지 못하는 가장이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지만, 아내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어요."
  
 <보디가드> 강경준

<보디가드> 강경준ⓒ CJ ENM

 
연습실에서 배우고, 조언도 들으며 '성장' 중이며, 가족의 뜨거운 응원도 받고 있는 강경준. 그가 <보디가드>를 통해 받고 싶은 '배우로서의 칭찬'은 무엇일까.

"잘하고 싶어요. 모든 사람들이 '잘한다'라고 평해주면 감사하지만, 제 자신을 이겨야 가능한 거 같아요. 최대한 '프랭크스럽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작품 할 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얼마나 역할에 빠져있느냐, 인데 뮤지컬에 임하면서 많이 바뀌고 있어요. 배우는 것도 많고, 저도 모르게 제가 업그레이드 되고 있으니까요."
 
이미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 <보디가드>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꼭 다시 봐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강경준은 '감동'을 내세웠다.
 
"정통 드라마예요. 옛날 드라마죠. 서로를 정말, 안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 어떻게 보면 정말 뻔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안에 드라마, 많은 배우와 스태프 등의 노력이 담겨있어요. 내용을 알고 오시더라도, 감동은 고스란히 다시 또 전해질 거예요. 요새 눈물 흘릴 일도 많지 않잖아요. <보디가드>를 보면 감동이 쌓이다가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날 거예요."
 
<보디가드>는 오는 28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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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문 프리랜서 기자입니다. 연극, 뮤지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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