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영화 포스터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영화 포스터ⓒ (주)디오시네마


좀비 채널에서 개국 기념으로 방송한 원 컷 생방송 좀비물 '원 컷 오브 더 데드'가 대성공을 거두자 히구라시 타카유키(하마츠 타카유키 분) 감독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속편을 제안 받는다. 그는 주인공 치나츠(아키야마 유즈키 분)가 다시금 좀비들과 마주한다는 이야기를 구상한다.

하지만, 투자에 문제가 생기면서 할리우드 촬영은 좌절된다. 이미 광고가 나간 상태로 무조건 방송을 해야 하는 제작진은 궁여지책으로 일본의 전통 일식집을 미국의 레스토랑으로 꾸며 할리우드인 척하기로 한다. 천신만고 끝에 '원 컷 오브 더 데드 인 할리우드'는 생방송에서 들어가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들이 발생하며 상황은 꼬여간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영화의 한 장면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영화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2018년 일본 영화계 화제 중 하나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다. 유명 배우는 하나 없이, 저예산 독립영화로 제작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처음엔 일본 2개 극장에서만 상영을 시작했다.

그런데 영화 속 영화와 메이킹을 합한 기발한 구성과 상영 시간 내내 빵빵 터지는 재미를 갖춘 호러 코미디란 입소문이 나며 전국 300개 이상 극장으로 확대 상영되기에 이르렀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2018년 일본 자국 영화 흥행 7위, 외화를 합한 전체 흥행에선 15위란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은 제목 그대로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에서 연출, 각본, 편집을 도맡았던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이번엔 제작과 각본으로 참여했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전작의 조연출이었던 나카이즈미 유야 감독에게 메가폰을 맡긴 이유를 "후배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영화의 한 장면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영화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은 영화 속 영화와 메이킹을 덧붙인 구조와 '원 컷 생방송 좀비물'이란 설정을 고스란히 가져왔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극 중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 인 할리우드>가 나오고 이어서 원 컷 생방송 좀비물을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극 중 영화 <원 컷 오브 더 데드 인 할리우드>는 "그날의 악몽으로부터 6개월 뒤. 치나츠는 할리우드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 그 일로 목소리를 잃은 그녀는 금발로 염색하고 '홀리'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고 하는데..."란 자막으로 문을 연다. 곧이어 카페엔 좀비들이 나타나며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그런데 영화가 엉성하기 짝이 없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를 본 사람이라면 카메라를 의식한 황당한 연기, 시간을 끄는 어색한 상황, 갑자기 벗겨지는 가발, 느닷없이 천장을 비추는 카메라, 앞뒤가 맞지 않는 설정, 과감하게 진행되는 전개에 더는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카메라 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유추하면서 보게 된다. 그리고 뒤따르는 제작 과정에서 해답은 밝혀진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은 네슬레의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영화다. 그래서 극 중에 커피와 연관된 장면들이 보인다. 스트리밍용으로 제작되어 러닝타임도 57분 정도밖에 안 된다. 극 구조와 웃음 포인트 등 많은 부분이 동어반복에 가깝지만, 전작의 배우들이 다시 모인 탓에 마치 동창회를 하는 느낌이라 반갑다. 물론 "퐁!"도 나온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 영화의 한 장면

▲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영화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과거 일본 영화계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엄청난 작품들을 쏟아냈다. 지금은 다르다. 일본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장식하는 작품은 거대 스폰서의 지원을 받은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의 실사 영화들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와세 나오미 등 몇몇 감독을 제외하곤 일본이란 우물 바깥으로 나가질 못하는 상태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극 중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일본의 제작 환경을 신랄하게 풍자한 바 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스핀오프 할리우드 대작전>에서도 자기비판은 계속된다. 극 중에서 미래의 연출자를 꿈꾸는 마오(마오 분)의 남자친구는 지금 일본의 현장은 일류가 아니라면서 할리우드에 가면 충분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사는 곧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이 냉정하게 바라본 일본 영화의 현주소다.

<원 컷 오브 더 데드 인 할리우드>의 대사 "난 여기에 있을래"는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이 자신에게, 그리고 일본 영화에 던진 대답이다. 그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로 명성을 얻으며 위상이 달라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영화를 만드는 즐거움이라고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분명히 대답한다. 또한, 일본 영화가 현재 위기에 놓였지만, 모두 힘을 내어 바꾸자고 격려한다. 그렇기에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주는 '할리우드(HOLLYWOOD)'는 의미가 깊다.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은 일본의 할리우드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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