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영화 포스터

▲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영화 포스터ⓒ 그린나래미디어(주)


정지한 물체를 사람이 조금씩 움직이며 카메라로 찍은 뒤 이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영사하여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은 1892년 에밀 레이노가 최초로 보여준 후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아카데미 4회 수상, 6회 노미네이트에 빛나는 영국의 아드만 스튜디오는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 <치킨 런>(2000), <숀 더 쉽>(2015), <얼리맨>(2018)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국의 라이카 스튜디오는 <코렐라인: 비밀의 문>(2009), <파라노만>(2013), <박스트롤>(2014), <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를 선보이며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명가로 떠올랐다.

할리우드의 악동 팀 버튼 감독도 <크리스마스의 악몽>(1993), <제임스와 거대한 복숭아>(1996), <유령 신부>(2005), <프랑켄위니>(2012)로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사랑을 드러냈다. <판타스틱 Mr. 폭스>(2009)과 <개들의 섬>(2018)을 만든 웨스 앤더슨의 애정도 뜨겁다. 이 외에도 <팀 아메리카: 세계경찰>(2004), <메리와 맥스>(2009), <아노말리사>(2015), <내 이름은 꾸제트>(2017)도 놓쳐선 안 될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다.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영화의 한 장면

▲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영화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주)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작품은 <패트와 매트> 시리즈다. 체코에서 제작된 <패트와 매트> 시리즈는 1976년 1화 '요리' 편을 시작으로 지난 40여 년간 전 세계의 사랑을 받아왔다. 국내에서도 케이블 TV에서 방영되어 2030세대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주었다.

동글동글한 얼굴에 귀여운 모자를 쓴 사고뭉치 캐릭터들의 엉뚱한 매력으로 웃음을 전해온 <패트와 매트> 시리즈가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방송 초기 무렵엔 검열에 시달렸다. 당시 사회주의 국가였던 체코 정부는 좌충우돌하는 내용이 체제 전복적이고 매트의 빨간색 옷과 패트의 노란색 옷이 중국과 소련의 긴장 상태를 풍자한다는 이유를 들며 제작에 간섭했다. 결국 매트는 1989년까지 회색 옷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는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여 역대 에피소드들 가운데 10편을 HD로 다시 만들었던 <패트와 매트: 뚝딱뚝딱 대소동>(2016)을 잇는 극장판이다. 이번에는 가득 쌓인 눈 치우기, 지붕에 전등 장식하기, 크리스마스 선물 준비하기, 12월 31일 파티 준비 등 겨울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영화의 한 장면

▲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영화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주)

 
주인공 이름인 패트는 모든 수가 막혀 승자 없이 게임이 끝나는 '스테일메이트', 매트는 어떤 수를 두어도 체크를 벗어날 수 없는 '체크메이트'를 뜻하는 체코의 체스 용어다. 막다른 상황을 의미하는 패트와 매트란 이름엔 이야기의 성격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에서도 패트와 매트는 다양한 문제에 부닥친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당탕탕' 실수를 연발한다. 하지만 두 친구는 기발한 방식으로 난관을 '뚝딱뚝딱' 극복해 간다. 이런 모습들 속엔 창의적인 사고의 소중함,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의 힘,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협력의 가치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메시지가 투영되어 있다.

<패트와 매트>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대사가 없단 사실이다. 상황을 설명하는 내레이션도 넣지 않는다. 마치 무성 영화 시절의 찰리 채플린과 버스터 키튼을 연상케 하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느낌이다. 이런 모습들 때문에 <패트와 매트> 시리즈는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다. 보는 이가 좋아했던 형식의 단순성, 내용의 반복성, 표현의 질감성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영화의 한 장면

▲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영화의 한 장면ⓒ 그린나래미디어(주)


효과음과 배경 음악만 존재하는 무성 애니메이션에 수입사가 내레이션을 집어넣은 것은 오점으로 남았다. 아마도 수입사는 어린 관객들의 이해를 도와야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여기에 9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마이린 TV'의 키즈 크리에이터 마이린에게 내레이션을 맡긴 걸 보면 흥행을 노린 포석도 엿보인다.

그러나 키즈 유튜버의 내레이션은 관객의 반감만 불러왔다. 현재 네이버와 왓챠의 <패트와 매트: 우당탕탕 크리스마스> 영화평을 보면 더빙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무성영화에 왜 설명을 넣어 원작을 훼손시켰냐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한, 내레이션을 맡길 요량이면 전문 성우에게 맡겨야 했다는 비판도 보인다. 누구를 위한 내레이션 삽입이었는지 수입사가 되돌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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