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케이블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달라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단순히 예고편, 하이라이트 영상, 미방분 소개 정도의 획일적인 구성에 그쳤는데, 최근 들어선 각사 유튜브 편집 담당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재미가 더해지면서 구독자도 늘고 있다. 

지난 9월 추석 전후 분 이른바 '온라인 탑골 공원' 붐을 타고 예전 1990년대 후반 가요 프로그램 영상물들이 큰 인기를 얻은데 이어 요즘 들어선 그 시절 예능, 드라마들도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유튜브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지상파+케이블 유튜브, 추억의 예능-드라마 속속 공개
 
 MBC의 유튜브 채널 < 오분순삭 >속 주요 재편집 영상물은 지난 9월 추석 연휴 특집프로그램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MBC의 유튜브 채널 < 오분순삭 >속 주요 재편집 영상물은 지난 9월 추석 연휴 특집프로그램으로 방영되기도 했다ⓒ MBC

 
얼마 전 별도의 유튜브 채널로 독립한 MBC <오분순삭>은 편집자의 능력이 기존 방송 영상물의 재미를 얼마나 많이 배가시킬 수 있는지를 잘 드러내준 사례다. 5분 안팎의 짧은 시간에 맞춰 각각의 주제에 맞는 동영상을 적절히 편집해서 공개해온 <오분순삭>은 <무한도전> <거침없이 하이킥> 등 2000년대 MBC 대표 예능, 시트콤의 추억을 공유한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령 '무한재석교', '효자 박명수' 등 <무한도전>속 인기 출연진의 특징이 되는 에피소드를 간추려 5분짜리 영상으로 소개하는 식의 일관성 있는 편집이 강조된다. 덕분에 50만~1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물을 다수 보유할 만큼 성공적인 채널로 안착했다.

케이블 채널 tvN은 기존 자사 유튜브 채널 외에 tvN D라는 예전 영상물 전용 채널을 운영중이다. 이 채널에선 최근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강하늘의 예전 tvN 드라마 출연 영상만 따로 모아 소개한다거나 <도깨비> <응답하라 1988> 등 과거 드라마 속 재미난 장면만 추려내 가공한 뒤 내보내기도 한다. 

SBS, 웹 예능 제작에 적극적
 
 SBS은 별도의 웹 예능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방송사이다.  < 조정식의 인싸이더 >, < 모디션 >등 다양한 컨텐츠를 소개중이다.

SBS은 별도의 웹 예능 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방송사이다. < 조정식의 인싸이더 >, < 모디션 >등 다양한 컨텐츠를 소개중이다.ⓒ SBS

 
하지만 유튜브 전용 웹 프로그램 제작은 방송국 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SBS는 < SBS ENTER PLAY >, < MOBIDIC > 등 채널 여러 개를 이용해 다양한 웹 예능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 독자 채널로 분리된 <문명특급>, 치타+제아의 카운슬링 예능 <쎈마이웨이> 등은 이미 SBS 웹 콘텐츠의 성공 사례로 평가될 만큼 모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조정식 아나운서를 앞세운 <인싸이더>, 일반인 대상 노래 뽐내기 <모디션> 등을 연이어 제작하면 유튜브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tvN 역시 tvN D를 통해  <이용진 이진호의 괴릴라 데이트>라는 토크쇼 인터뷰 웹예능을 방영하고 있다.  

이와 달리 MBC, KBS는 별도의 웹 전용 콘텐츠 마련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MBC는 계열사 iMBC를 통해 케이팝 아이돌 전문 웹채널 '해요TV'를 운영중이지만 낮은 조회수 속에 큰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시사 보도 프로그램 포함 20여개 남짓한 수많은 유튜브 채널을 보유중인 KBS는 대부분 기존 TV프로그램의 재편집 공개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다. 

과거 영상 재발굴+신작 제작... 투트랙 전략 필요
 
 tvN은 자사의 예전 드라마, 예능 영상물 전용 유튜브채널인 tvN D를 통해 < 이용진 이진호의 괴릴라 데이트 >를 제작, 방영하고 있다.

tvN은 자사의 예전 드라마, 예능 영상물 전용 유튜브채널인 tvN D를 통해 < 이용진 이진호의 괴릴라 데이트 >를 제작, 방영하고 있다.ⓒ CJ ENM

 
방송사들의 예전 프로그램 재공개 등은 장점과 단점 모두 가지고 있다. 얼마 전 KBS <해피투데더 4>에 출연한 배우 박영규가 "<순풍산부인과>를 유튜브로 뒤늦게 접한 어린 팬들이 부쩍 늘었다"라고 말할 만큼 추억의 옛 프로그램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에 맞춘 '5~10분짜리 스낵컬쳐'로 기존 영상을 재가공해 부가적인 수입 창출을 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방송사들이 속속 신규 유튜브 공개에 적극 뛰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반면 제작비를 비롯해서 위험 부담이 뒤따르는 신규 영상물 제작에 일부 방송사들이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각종 심의 등 제약이 존재하는 TV 영상물 제작과 달리, 웹 전용 콘텐츠는 실험적인 프로그램 만들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음을 감안하면 유튜브는 분명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당장 tvN 나영석 PD의 채널 십오야(구 채널 나나나)만 하더라도 TV에선 5분짜리 <아이슬란드 간 세끼>를 내보내고, 유튜브를 통해선 10~20분짜리 본편 공개+각종 실시간 방송 등을 진행하며 기존 TV 공간에서 하지 못했던 다채로운 시도롤 하나 둘씩 시행하고 있지 않은가.

'TV 본방 사수'가 아닌 유튜브로 향하는 시청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각 방송사들은 다양한 노력을 아까지 않는다. 분명한 점은 유튜브를 단순히 TV의 경쟁자, 라이벌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TV에서 할 수 없었던 것을 유튜브에서 하고, 유튜브에서 할 수 없는 건 TV에서 하는 방법을 추구하는 건 어떨까. TV와 유튜브는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상호 보완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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