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사학비리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

상지대 사학비리에 맞선 학생들의 투쟁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 미디어나무

 
과거 쓰라린 기억을 다시 되뇌이는 것은 쉽지 않다. 지난 7일 개봉한 <졸업>과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삽질>은 2008년 이명박 정권의 등장과 함께 학교가 망가지고 4대강 국토가 파헤쳐진 아픈 역사를 다룬다.

'지난 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기에는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을 뒤흔드는 '적폐'들의 실체를 목도하는 동시에 그들의 비리와 만행에 용감하게 맞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두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졸업>, 거대 사학비리에 맞선 학생들의 10년 투쟁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은 '비리의 온상' 구 재단 복귀에 맞서 10년간의 길고 긴 투쟁 끝에 대학 정상화라는 결실을 이룬 상지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1993년 문민정부 사학비리 1호로 법정구속되었던 김문기 전 상지대 이사장은 MB 정권 2년 차에 학교 이사진으로 복귀 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박근혜가 집권하던 2014년 끝내 상지대 총장으로 돌아왔다. 김문기의 복귀는 구 재단의 손을 들어줬던 당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암묵적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비극이었다. 

지금은 총장에서 해임된 김문기 전 이사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던 시절 상지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축소판 혹은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의 회귀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학교와 학생들을 상대로 숱한 비리와 전횡, 탄압을 벌여왔다. 

당시 학교측은 김문기의 복귀를 반대하는 학생, 교수들에게 무기 정학, 파면 등의 중징계를 남발하며 전방위로 압박했고 1993년 이후 달라진 대학 마크를 과거 김문기가 학교를 좌지우지했던 구 시대 것으로 되돌리는 등 김문기 우상화 작업에만 몰두했다.

 
 사학 비리에 맞선 상지대 학생들의 투쟁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

사학 비리에 맞선 상지대 학생들의 투쟁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졸업>ⓒ 미디어나무


 
MB 정권을 등에 업은 김문기 세력의 연이은 횡포와 무능으로 상지대는 정부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오르는 불명예까지 떠안게 되었지만 당시 상지대 집권 세력 중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이는 없었다. 이 때도 학교를 살리겠다고 나선 이는 학생들과 몇몇 양심있는 교수들 뿐이었다.

상지대 투쟁은 비리 사학, 재단에 맞서 확실한 승리를 거둔 몇 안 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한국 인권 투쟁사에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 상지대가 비리 재단을 몰아내고 정상화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 재단의 잔혹한 탄압과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를 향해 연대와 신뢰를 보낸 학생들이 있었다. 

상지대 민주화 투쟁에 참여했던 대다수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김문기 퇴진과 더불어 부모님이 피땀 흘려 번 등록금을 객관적으로, 중립적으로 쓸 이사들이 오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내 민주화라는 간절한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해야했다.

그토록 그리던 '상지대 정상화' 이후 이제 홀가분하게 학교를 떠날 수 있겠다고 하던 학생들에게 비리 사학을 몰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10년간의 시간은 어떤 의미였을까. 상지대 민주화 투쟁을 통해 한국 사회 곳곳에 내재된 문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지난 시절의 과오에 대한 성찰과 고민을 하게 만드는 영화 <졸업>이다. 

<삽질>, 4대강 망치고도 책임지지 안 지는 사람들

비리 재단이 학교를 망쳤던 상지대에 학내 민주화를 위해 청춘을 건 학생들이 있었다면, MB정권 실세들에 의해 황폐화된 4대강에는 12년간 대운하 사업의 실체와 4대강 사업의 참상을 고발한 '4대강 독립군'이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반도 대운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대선 후보시절부터 지금까지 대운하, 4대강 사업의 실체를 추적하는 탐사 보도 기사를 내보냈던 <오마이뉴스>가 제작을 맡은 <삽질>은 22조 2천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단군 이래 최대 토목공사'로 불릴 정도로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은  '4대강 살리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 유역을 초토화 시켰고, 이로인해 강의 수질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녹조로 뒤덮인 4대강을 두고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MB정부 시절 앞다투어 '4대강 사업 전도사' 역할을 자청하던 이들은 어느 순간 자신들의 업적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기 시작했고, 황폐화된 4대강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MB정부 당시 22조 2천억원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MB정부 당시 22조 2천억원의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오마이뉴스

 
4대강을 망치는 데 일조를 했다는 증거가 명백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 주역 혹은 부역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지 않는데에는 책임을 묻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은 꿋꿋이 4대강 사업 진실을 알리기 위한 취재를 진행했고, 침묵하는 '4대강 부역자'들을 향해 용맹하게 돌진하여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영화가 완성된 지금도 거의 매일 4대강에 나가 꾸준히 4대강 사업 관련 탐사보도를 진행하는 '4대강 독립군' 김병기 감독, 김종술, 이철재, 정수근 시민기자의 헌신적인 저널리즘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던 <삽질>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대운하, 4대강 사업을 향한 이 전 대통령의 욕망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욕망을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국민 모두를 부자로 만들어주겠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MB에게 표를 던진 우리 안의 이명박, 내 안의 이명박을 돌아보게 만들며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추적하는 <삽질>은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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