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던 KBS 예능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신규 프로 편성, 폐지, 시간대 이동 등 오랜만에 대대적 개편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개월째 간판을 내린 간판 예능 < 1박2일 >은 새 멤버 영입으로 시즌4 출범을 공식화한데 반해 36년 방영된 전통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 <연예가중계>는 막을 내리기로 했다.  이밖에 <편스토랑>, <개는 훌륭하다>, <스탠드업> 등 새 프로그램을 이미 방영하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KBS 예능이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변화의 움직임에 돌입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이기에 일선 방송관계자와 시청자들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민 예능의 귀환...< 1박2일 > 시즌4 돌입
 
 KBS 인기 예능 < 1박2일 >이 시즌4로 돌아온다

KBS 인기 예능 < 1박2일 >이 시즌4로 돌아온다ⓒ KBS

 
가장 큰 화제를 모은건 시즌4로 재개되는 < 1박2일 >이 아닐 수 없다.  출연진의 범죄 연루, 일탈 논란 등으로 인해 사실상 막을 내린 시즌3 이후 KBS는 해당 시간대 공백을 메우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현재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 등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과거 KBS 2TV 일요일 예능의 전성기와 비교하면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개그콘서트>는 시간이 거듭될 수록 시청자들의 관심도 및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KBS가 내린 결단은 < 1박2일 >의 귀환이다. 터줏대감 김종민을 중심으로 배우 연정훈과 김선호, 가수 라비(빅스)와 딘딘, 개그맨 문세윤 등 새 인물로 출연진을 꾸리고 방글이 PD 등 제작진 역시 재정비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냥 포기하기엔 아까운 프로그램 형식과 옛 향수를 그리워하는 열혈 애청자들의 바람이 맞아 떨어지면서 < 1박2일 >을 극적으로 새 생명을 얻은 셈이다.

일단 신규 출연진 공개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신선하다" vs "불안하다" 등 제법 엇갈리는 편이다. 6년전 고 김주혁, 데프콘 등으로 개편에 나섰던  시즌 3 역시 비슷한 시선 속에 출발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시즌 4의 성패는 새 멤버의 매력, 가치를 제대로 화면 속에 담아낼 수 있을지 등 제작진의 역량에 달려 있다.

36년만에 사라지는 <연예가중계>
 
 KBS의 대표 연예정보프로 < 연예가중계 >가 36년만의 종료를 발표했다

KBS의 대표 연예정보프로 < 연예가중계 >가 36년만의 종료를 발표했다ⓒ KBS

 
반면 지난 1984년 이래 다양한 연예계 소식을 전해주며 인기를 얻었던 전통의 프로그램 <연예가중계>는 올해를 끝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방송사 측은 내년 새로운 형식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 신설을 표명하며 "폐지 대신 종영"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기존 프로의 간판을 내린다는 점에서 이는 마치 말장난 처렴 비춰지고 있다.

지상파 3사의 연예정보프로 약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SBS는 20년 이상 지속되던 <한밤의 TV연예>를 2016년 폐지하고 심층 분석을 강화한 <본격 연예 한밤>을 같은해 내걸었지만 예전의 영광을 되찾진 못하고 있다.  MBC 역시 <섹션TV 연예 통신>을 꾸준히 방영 중이지만 수시로 옮겨다니는 방영시간대가 보여주듯 더 이상 인기 프로그램이 아닌 실정이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연예계 각종 소식은 이미 인터넷, 모바일로 바로 취득할 수 있는 시대에 주1회 정보 프로그램 속 내용은 뒷북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3사 모두 요즘 시청자들의 눈높이와는 거리가 먼, 구태의연한 구성에서 탈피하지 못하면서 보는 이들의 이탈을 부채질했다. 내년 유사 형식의 신규 프로 제작을 다짐한 만큼 단순히 "간판만 바꿔달기" 수준의 변화에 머물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

<스탠드업>으로 침체 탈출 노리는 KBS 코미디
 
 KBS는 박나래, 박미선 등 인기 여성 코미디언들을 전면에 내세운 스탠딩 코미디 < 스탠드업 >을 신규 편성했다.

KBS는 박나래, 박미선 등 인기 여성 코미디언들을 전면에 내세운 스탠딩 코미디 < 스탠드업 >을 신규 편성했다.ⓒ KBS

 
10~11월 전후 KBS가 신규 프로그램을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내고 있다. 일단 이경규, 이영자를 앞세운 <편스토랑>은 편의점 쿡방을 앞세워 이렇다한 금요 예능이 없었던 KBS 2TV의 재기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역시 이경규를 중심으로 개통령 강형욱이 출연중인 <개는 훌륭하다>도 이번주 첫 선을 보인데 이어 다음주 16일엔 오랜만에 신규 코미디 <스탠드업>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과거 2000년대 <폭소클럽>이 신인 개그맨 발굴의 등용문이 되어줬다면 <스탠드업>은 예능 대세 박나래 외에도 박미선, 정경미, 김경아 등 한동안 소외된 여성 코미디언들을 중심에 등장시켰다는 차별성을 부각시킨다.  공개 코미디의 고전 속에 미국식 스탠딩 코미디의 한국화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거리다. 

이밖에 인기스타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서바이벌 오디션 <나는 씨름선수다>의 신설과 <개그콘서트>, <배틀트립> 등 기존 예능의 시간대 대이동이 연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람들의 TV 시청 습관은 날이 갈수록 달라지고 고정적으로 지켜보는 이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드는 어려움이 각 방송사에 밀려온지 오래다. 2019년을 슬슬 마무리 지을 시점에 KBS 예능은 과감한 개편을 통해 자구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인 모양새다. 성공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지만 공격적인 대응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KBS 예능의 부흥기 마련의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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