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2020 시즌 초반 부진의 늪에 빠져있던 중하위권 팀들이 2라운드들어 서서히 반격의 시동을 걸고 있다. 창원 LG는 6일 부산 KT를 82-71로 꺾고 올시즌 원정 첫 승을 거두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시즌 전적 4승 9패로 고양 오리온(3승8패)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9위로 올라섰다. 개막 5연패로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LG는 이후로는 5할승률(4승4패)을 올리며 조금씩 정상 궤도로 접어들고 있다.

5일에는 울산 현대모비스가 선두를 달리던 인천 전자랜드를 무려 21점차(80-59)로 대파하며 4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디펜딩챔피언이자 올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모비스는 개막 이후 3연패-3연승-4연패의 롤러코스터 행보를 거듭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던 전자랜드를 상대로 개막 이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모처럼 우승후보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프로농구 1라운드는 혼전 양상이었다. 전자랜드를 비롯하여 원주 DB, 서울 SK 등이 좋은 성적을 올렸지만 어느 한 팀이 뚜렷하게 독주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강팀으로 꼽혔던 모비스-오리온의 부진과, 선수구성의 변화가 많았던 전주 KCC의 기대 이상 선전은 프로농구 판도를 더욱 예측 불가능한 양상으로 몰고갔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는 이런 흐름이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초반 부진하던 중하위권 팀들이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와 부상 선수들의 복귀, 신인 선수들의 합류 등으로 분위기 반전의 실마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LG는 1라운드를 끝내고 부진하던 버논 맥클린을 퇴출하고 마이크 해리스를 새롭게 영입했다. 득점력이 뛰어난 해리스는 1라운드 팀득점 최하위에 그쳤던 LG의 공격 체증을 어느 정도 뜷어줬다. 하지만 더 고무적인 부분은 국내 선수들의 적극성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LG가 꼴찌 탈출에 성공했던 6일 KT전에서는 해리스가 고작 3점에 그치며 앞선 3경기(29.3점)에 비하여 크게 부진했음에도 캐디 라렌(26점 10리바운드)과 정희재-정성우(이상 12점), 박병우(8점) 등의 공격 지원과 외곽 3점포가 살아나며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LG는 지난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대학 최고의 빅맨으로 꼽혔던 박정현을 거머쥐는 수확도 있었다. 김종규(원주 DB)의 이적으로 장신의 토종빅맨이 부족하던 LG의 고민을 장기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입이다. 박정현은 지난 KT전에서 올해 신인중 가장 먼저 데뷔전을 치렀으나 2분 53초를 뛰고 1라운드에 그치며 아직은 프로농구에 대한 적응이 필요한 모습이었다.

LG는 현재 국내 선수 주축인 김시래와 조성민이 부상으로 이탈해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라운드 당시 김시래에게 지나친 의존도는 선수의 과부하를 초래했고, 조성민은 나이를 속일수 없는 등 노쇠화 조짐이 뚜렷했다. 김시래-조성민이 없는 상황은 그동안 특정 선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기운영을 펼쳤던 LG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 김동량-정희재-이원대 등은 충분히 20~30분 이상을 소화하며 공격의 한축을 맡아줄 재능이 있다. 여기에 라렌과 해리스가 버틴 외국인 선수 진용은 이제 득점력만큼은 10개구단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않는다.

모비스도 초반 부진했지만 여전히 '언젠가는 올라올 팀'이라는 평가가 많다. 부상중이던 김상규와 이대성의 복귀로 선수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외국인 선수들의 상향평준화로 작년보다 위력이 줄었다고 하지만 라건아의 기량은 여전히 건재하다. 라건아는 7일 전자랜드전에서 조니 맥도웰(227회)의 기록을 뛰어넘어 228회로 KBL 역대 최다 더블-더블(득점-리바운드)의 주인공이 되는 대기록을 세웠다.

꾸준한 출전기회를 얻고 있는 배수용과 서명진이 공수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희망적이다. 다만 외국인 선수인 자코리 윌리엄스와 아이라 클라크 둘을 합쳐도 팀 기여도가 웬만한 국내 선수만도 못하다는 것은 냉정한 결단이 필요한 대목이다.

고양 오리온도 최근 또다시 외국인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 마커스 랜드리의 부상으로 대체 영입된 올루 아숄루가 기량미달로 다시 보리스 사보비치로 교체됐다. 그동안 외국인 빅맨의 부재로 장재석과 이승현 등 토종빅맨들이 골밑을 지탱해야했던 오리온은 210cm의 장신인 사보비치의 가세로 높이의 갈증을 풀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출신들이 많았던 기존 외국인 선수 트렌드와 달리 사보비치는 세르비아 출신이며 유럽 빅맨답게 중장거리슛 능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사보비치의 가세가 오리온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수 있는 최진수-허일영-이승현 등의 장신 포워드 군단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보비치의 데뷔전은 9일 원주 DB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중위권에 위치한 서울 삼성, 안양 KGC, 전주 KCC, 부산 KT 등도 언제든 올라갈수도 다시 내려갈수도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미네라스의 활용법을 찾아가면서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KGC는 브랜든 브라운의 물오른 활약을 앞세워 우승후보 SK의 연승행진을 저지하기도 했다. 반면 KT는 2라운드들어 허훈과 양홍석이 상대 수비에게 막히기 시작하면서 5할승률이 무너졌다. KCC는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10개구단중 가장 좋았지만, 외곽슛의 기복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족한 득점력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올시즌 프로농구는 역대 어느 시즌과 비교해도 팀간 전력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외국인 선수제도의 개편으로 예년처럼 뛰어난 스타 선수 한두명의 활약에 의존하여 쉽게 성적을 낼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다. 국내 선수들의 다양한 역할과 감독의 효과적인 전술 운영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탐색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승수 경쟁에 돌입한 프로농구 판도에 다시 한번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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