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랜드: 더블 탭> 포스터

<좀비랜드: 더블 탭> 포스터ⓒ 소니픽처스코리아


2009년 루벤 플래셔 감독이 선보인 <좀비랜드>는 코믹 좀비를 선보이며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함께 좀비 영화의 장르적 영역을 확장시키는 성과를 이뤄낸다. 그리고 10년 뒤 감독은 같은 배우들을 기용해 다시 한 번 '좀비랜드'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좀비랜드: 더블 탭>은 웃음으로 한 번, 긴장감으로 두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다.

10년 전 좀비들의 세상에서 우여곡절 끝에 '가족'으로 뭉친 탤러해시, 콜럼버스, 위치타와 리틀록 자매는 텅 빈 백악관에 입성하며 안정을 누린다. 백악관을 집처럼 쓰는 이들에게 좀비는 더 이상 공포와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외부의 적이 사라지면 똘똘 뭉쳤던 내부는 붕괴되기 마련이다.

10년 전 10대 소녀였던 리틀록은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다는 욕구를 지니게 된다. 그녀는 마치 아버지처럼 자신을 애지중지하는 탤러해시의 애정에도 염증을 느낀다. 위치타는 연인 콜럼버스가 결혼을 꿈꾸자 인연을 끊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두 자매는 탤러해시의 애마를 훔쳐 타고 도망친다. 혼자 남은 두 남자는 무료함과 슬픔을 달래며 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위치타가 돌아온다. 위치타는 평화주의자 버클리 음대생의 꼬드김에 빠진 리틀록이 자신을 버리고 그를 따라 갔다는 이야기를 하며 걱정을 표한다. 좀비가 득실거리는 만큼 총과 칼이 꼭 필요한 시대에 평화를 주장하는 이에게 빠진 리틀록이 위험하다 생각하는 세 사람은 다시 한 번 좀비가 득실거리는 밖으로 모험을 떠난다.
 
 <좀비랜드: 더블 탭> 스틸컷

<좀비랜드: 더블 탭>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이 작품은 루벤 플래셔 감독이 지닌 장점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화끈하고 폭발적인 액션이다. 총과 칼, 도끼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타격감 좋은 액션은 코믹한 작품의 분위기와 달리 파괴력 있는 액션을 통해 반전매력을 선사한다. 여기에 좀비가 지닌 공포와 스릴감을 버무리면서 긴장감을 높인다. 도입부 네 명의 주인공이 좀비 떼를 물리치는 장면을 슬로우 모션을 통해 표현한 장면은 이 영화가 지닌 액션의 질감을 잘 보여준다. 

두 번째는 톡톡 튀는 유머감각이다. 이 유머감각은 좀비하면 떠오르는 두려움과 공포 대신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 작품만의 뚜렷한 색을 표현한다. 올해 가장 뛰어나게 좀비를 죽인 사람에게 주는 이달의 좀비상을 중간 중간 삽입하는 지점이나 좀비를 종류별로 나눠 멍청한 좀비를 호머 심슨의 이름을 딴 호머라고 부르는 설정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 절망과 상실감 대신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투입하며 유쾌함을 준다.

세 번째는 기상천외한 캐릭터 열전이다. 전작에서 각자가 지닌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주인공 4인방은 여전한 매력을 보여준다. 좀비를 박살내는 게 취미인 핑크 캐딜락과 엘비스 프레슬리에 집착하는 탤러해시, 소심한 성격이지만 할 말은 하는 규칙 창시자 콜럼버스, 두둑한 배짱의 사기꾼 위치타, 반항기에 접어든 자유분방한 리틀록까지 이들이 선보이는 캐릭터 앙상블은 웃음뿐만이 아닌 액션에서도 뛰어난 합을 보여준다.
 
 <좀비랜드: 더블 탭> 스틸컷

<좀비랜드: 더블 탭> 스틸컷ⓒ 소니픽처스코리아


여기에 더해진 새로운 캐릭터들은 세계관의 흥미를 더한다. 좀비랜드에서 보기 드문 유쾌하고 발랄한 성격을 지닌 메디슨과 음악과 평화를 사랑하는 음대생 버클리, 걸크러쉬한 매력의 네바다와 탤러해시와 콜럼버스 조합처럼 터프가이와 소심남이 팀을 이룬 앨버키키와 플래그스태프는 주인공들의 여정이 주는 재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좀비랜드: 더블탭>은 잔인하지만 신나고 우울하지만 웃긴 독특한 느낌의 영화이다. 유혈이 낭자하는 액션 장면은 고어에 가깝지만 빠른 비트의 흥이 돋는 음악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인류가 좀비로 변해버려 대통령마저 사라진 무정부 상태에도 각자의 즐거움을 누리며 생존법을 터득한 캐릭터들의 모습은 웃음을 준다. 여기에 <올드보이>, <박쥐>의 정정훈 촬영감독의 세련된 느낌을 주는 스타일리시한 촬영 역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10년 전 <좀비랜드>로 주목을 받았던 루벤 플래셔 감독은 주목할 만한 재능을 지니고 있음에도 다른 작품들에서는 자신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타격감 좋은 액션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가져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좀비랜드의 세계를 선보인 그는 업그레이드 된 영화 속 좀비처럼 더 업그레이드된 웃음과 액션으로 킬링 타임 무비의 정점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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