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엠지:리로드> 포스터

<디엠지:리로드> 포스터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2017년 작 <데스트랩>은 오인천 감독을 '장르영화' 감독으로서 주목받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탈옥한 연쇄살인범을 쫓던 형사가 DMZ 인근에서 지뢰를 밟고 하필 눈앞에 나타난 연쇄살인범과 대치하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제한된 인물과 한정된 공간, 서스펜스가 넘치는 이야기와 일촉즉발의 상황 설정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이후 오인천 감독은 <폴리스 스파이>를 통해 다시 한 번 DMZ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를 선보였다. 그리고 2019년, 그는 <디엠지 : 리로드>를 통해 DMZ 3부작의 막을 내리고자 한다. 그의 DMZ 3부작은 여성서사와 남과 북 인물들의 접촉, '티키타카'로 주고받는 구강액션과 스파이, 간첩, 경찰이 등장하며 펼쳐지는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특징으로 한다.

이런 매력은 이번 작품 <디엠지:리로드>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남과 북의 합동작전에 감춰진 음모를 다룬다. 남과 북의 통일을 앞둔 가까운 미래에 DMZ 인근에서 연쇄살인이 발생한다.

통일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규정한 양측 정부는 각각 비밀요원을 급파해 공동작전을 펼치기로 한다. 북측에서 온 윤청하와 남측에서 온 정은영, 이들의 작전을 빠짐없이 촬영할 주호영은 암호명 '구미호'라는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DMZ로 향한다. 서로 신경전을 벌이던 청하와 경미는 작전이 진행되면서 수상함을 느낀다.  
 
 <디엠지:리로드>

<디엠지:리로드>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총을 소지한 범인을 잡는데 인원은 겨우 2명이 동원되며 주호영은 찍은 영상을 다시 돌려볼 수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귀에 착용한 블루투스 스피커를 잃어버리자 과민하게 반응하는 호영의 모습에 청하와 경미는 이 작전이 단순히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한 것이 아님을 눈치 챈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DMZ 한복판이고 예상치 못한 위험이 서서히 다가온다. 이 작품의 서스펜스는 DMZ라는 공간성에서 유발된다. 비무장지대인 DMZ는 남과 북, 양측에게 모두 위험한 공간이다.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고 어떤 사고를 당할지 알 수 없다.

또 위기에 빠진다 하더라도 지원이나 도움을 기대할 수 없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에서 작전에 투입된 남한과 북한의 두 군인은 이 작전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나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서스펜스에 더해 오인천 감독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강액션 역시 인상적이다. 액션이 포함된 장르의 경우 관객들이 원하는 액션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예산이 필요하다. 예산의 확보가 어려우면 등장하는 게 아쉬운 퀄리티의 CG나 특수효과 장면이다.

오인천 감독의 영화는 이런 아쉬움을 줄이기 위해, 인물들 사이의 긴장감과 밀고 당기는 재미를 주는 대사로 구강 액션을 선보인다. 남과 북, 군인과 감독이라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장면은 의외의 쾌감을 선사한다. 
 
 <디엠지:리로드>

<디엠지:리로드> ⓒ 공포영화전문레이블 영화맞춤제작소


더불어 DMZ 3부작의 마지막인 <디엠지:리로드>는 오인천 감독이 보여주는 장르영화에서의 여성서사가 지닌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액션이나 범죄 스릴러 장르에서 여성은 피해자 또는 조연의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오인천 감독은 이런 장르적 색깔을 입은 작품에 여주인공을 내세우며 끊임없이 여성 서사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오인천 감독의 < 13일의 금요일: 음모론의 시작 >에서 강인한 형사 역을 맡았던 윤청하와 <데스트랩>에서 위기에 빠진 경찰 역할을 했던 주민하가 이번 작품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오인천 월드'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11월 5일 개봉.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 씨네리와인드에도 게재됩니다.
디엠지:리로드 오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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