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 초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1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 초 1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키움 송성문이 1타점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친 뒤 더그아웃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송성문은 올해 가을야구가 낳은 키움 히어로즈의 히트 상품이다. 정규 시즌에는 타율 .227 3홈런 34타점으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 돌입하면서 연이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등, 키움의 한국 시리즈행에도 큰 공헌을 했다. 큰 경기에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호감을 느낀 야구 팬들도 많았다.

한국시리즈에서 송성문은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지난 한국시리즈 1차전 당시 더그아웃에 있던 송성문이 두산 선수들을 조롱하는 언행을 한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송성문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어제 한 행동에 대해 반성한다"며 "KBO리그를 사랑하는 야구 팬분들에게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SNS를 통해서도 비판하는 두산 팬들에게 메시지를 통해 "제가 너무 흥분했고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현재 송성문의 개인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사과에도 불구하고 송성문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의 이름은 삽시간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으며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도 징계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성문의 발언은 일종의 '트래시 토크'(스포츠 선수들이 심리전을 위해 상대를 자극하는 말을 하는 것)에 해당한다.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사실 트래시 토크는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마다 존재한다. 특히 한국시리즈같은 중요한 경기일수록 더그아웃에서 응원을 하거나 기싸움을 위해 소리를 치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다. 너그럽게 보면, 김태형 두산 감독의 표현처럼 "(경기 중) 선수들끼리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발언의 수위다. 송성문의 발언은 사실상 상대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웠다. 아무리 이겨야 할 상대 팀의 선수라고 해도 동업자끼리 부상을 언급하거나 비방하는 것은 도를 지나친 일이다. 더구나 스포츠에서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언행은 공연한 감정싸움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송성문이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음에도 여전히 야구 팬들의 여론은 냉랭하다. 일각에서는 송성문이 더그아웃에서 위험한 발언을 하는 동안 다른 선수들이 제재하지 않은 것도 문제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기세를 드높였던 키움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키움 더그아웃을 촬영한 동영상이 무단으로 유출된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의 영상을 촬영한 업체는 한국시리즈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의없이 무단으로 영상을 공개한 것으로 밝혀졌다. KBO 측은 문제가 된 영상의 원본을 삭제하고, 해당 영상을 촬영해 KBO와 계약 관계가 아닌 매체에 보낸 관계자를 출입 금지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KBO의 엄중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키움 공격 1사 1·3루 상황에서 키움 김혜성 대타로 나선 송성문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고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15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2차전 SK와이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경기. 8회초 키움 공격 1사 1·3루 상황에서 키움 김혜성 대타로 나선 송성문이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치고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성문은 2차전에서도 6번 타자 겸 3루수로 경기에 출전했지만 매 타석마다 관중들의 거센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정신적으로 위축될 만도 했지만 3루타 포함, 2안타를 때려내며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키움은 막판 두산의 집중타를 이겨내지 못하면서 역전패를 당하며 2연패로 고개를 숙여야했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본업인 야구를 잘해야 한다. 그러나 프로의 진정한 의미는 야구 선수로서 페어 플레이로 팬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데 있다. 송성문의 언행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한국시리즈는 열흘 정도 만에 끝나지만 이 사건은 꽤 오랜 기간 야구 팬들에게 기억되는 일이 될 것이다.

최근 스포츠 팬들은 선수가 경기를 잘한다고 해도, 경기장 안팎에서 프로답지 못한 행실을 보인다면 실망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팬들이 화려한 기량이나 기록 못지않게 선수의 인성과 태도, 책임감 등을 얼마나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송성문은 이 사건을 통해 프로 선수로서 야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깊이 성찰하기를 바란다. 또한 송성문 개인의 일탈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구단들도 한국시리즈를 떠나 선수단 관리와 더그아웃 문화에 대한 내부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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