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 KBS

 
노인 빈곤과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착한 드라마'가 나온다. 드라마는 노인 빈곤이 먼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고 우리 주변의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한다.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누리동에서 KBS 2TV < KBS 드라마스페셜 2019 >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그렇게 살다> 편의 연출을 맡은 김신일 PD와 배우 정동환, 주석태가 참석했다. 드라마는 고령화 사회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답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그린 작품이다.
 
김신일 PD는 드라마에 대해 "소재는 노인 빈곤을 다루고 있지만 형식적으로 범죄 스릴러 드라마"라며 "주인공이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은폐하는 범죄 스릴러 장르의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병원비 장기 미납으로 정태숙 환자 퇴원 처리 됐습니다."
 
강력계 형사로 40년을 일했고 경감으로 정년퇴직했다. 순탄한 삶을 살고 노년기에 접어들자 갑자기 아내의 치매가 시작됐고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 퇴직금은 아들의 사업자금으로 대줬고 임대 아파트 보증금까지 날리게 된 최성억(정동환 분)은 결국 아내의 병원비가 밀려 강제 퇴원 조치하기에 이르렀다.

한평생 떳떳하게 살아온 그의 노년기는 다사다난하다. 전단지를 돌리며 생계를 유지하다 운좋게 아파트 경비원 자리를 하나 알게 됐지만, 전임자인 병모로 인해 이조차도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전과 9범의 박용구(주석태 분)가 나타나 솔깃한 제안을 한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 KBS

 
정동환은 "대본을 받고 나서부터 마무리가 될 때까지 최성억으로 살아갔다"면서 "나는 그냥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감독님의 지시대로만 움직였다"고 말했다.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말투나 행동이 나올까 겁나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최성억 역을 연기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모처럼만에 특별한 뭔가를 한 것 같다"면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도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가 이토록 배역에 매진하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던 이유는 드라마가 던져주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정동환은 "왕비처럼 사는 사람도 노예로 끌려가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면서 "강력계 형사라는 공직으로 살아오던 인물이 퇴직하고 편안한 노후로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내 아이들과 주변인들에게 '이 드라마는 봐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 만한 작품을 그동안 하고 싶었다"면서 이번 <그렇게 살다>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재미와 의미, 둘 다 잡았다
 
<그렇게 살다>는 지난 2018년 제31회 KBS TV 드라마 단막극 극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탄탄한 구성과 완성도 부분에서는 검증이 끝난 작품이다. 수년째 노인 빈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사람답지 않은 방법을 선택해야만 살아남는 딜레마를 그린 드라마 <그렇게 살다>는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중재에 나선다. 노인 빈곤을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시선과 장르 설정으로 인해 좀 더 상세히 들여다본다.
 
이런 스릴러를 만드는 역할은 박용구 역의 배우 주석태가 맡았다. 영화 <왓칭> <양자물리학> 등을 통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각종 흉악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를 연기한다. 어느 날 우연히 자신에게 수많은 별을 달아준 악연 최성억과 마주하면서 본격적인 드라마가 전개된다.
 
주석태는 배역을 맡은 소감에 대해 "올 한해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배우 입장에서 볼 때 출연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드라마 극본이 최우수 당선작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자부심도 있었다"면서 "참여하게 해주셔서 정말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KBS 2TV ‘드라마스페셜 2019’ <그렇게 살다> 기자간담회 ⓒ KBS

 
주석태는 드라마 촬영 중 철도 건널목 양쪽에서 마주 보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철도안내원과의 특별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그는 "당시 철도 건널목 안내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드라마 캐릭터 배역들을 설명했더니 최성억에 대해선 '어? 나랑 똑같네? 나도 한때 경찰이었는데'라고 하시더라"면서 "'저 양반도 공무원이었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그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경험을 하면서 그는 '여기 있는 사람이 다 그래'라는 말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가 전하는 당시의 감정이었다.
 
캐스팅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 PD는 "주석태의 경우 악역으로 검증된 배우"라면서 "악역도 그냥 악역이 아닌 지능범 (연기를 잘하는) 악역 배우"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정동환 선생님을 생각한 이유는 연기도 잘하고 호감형인 데다가 부인을 정말 사랑하는 역할이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라면서 "그동안 착한 아빠 역이나 재벌 회장 역을 맡으셨는데 이번에는 가난한 강력반 형사 역할을 하면 어떨까 생각해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한편 < KBS 드라마스페셜 2019-그렇게 살다 >는 오늘(18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정종환 주석태 그렇게살다 KBS스페셜 노인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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