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피센트2> 포스터

<말레피센트2>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2014년 작 <말레피센트>는 디즈니의 실사화가 지닌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마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파격적인 선택을 통해 동화 세계에서 선과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다양성을 중시하고 편견을 없애고자 하는 디즈니의 정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2019년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돌아온 <말레피센트2>는 디즈니가 추구하는 다양성의 정신에 기존 동화를 바탕으로 했던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전투 장면을 통해 블록버스터의 매력을 선사한다.
 
강력한 어둠의 지배자이자 무어스 숲의 수호자 말레피센트(안젤리나 졸리)는 과거 자신이 저주를 내렸지만 이후 딸처럼 돌봐온 오로라(엘르 패닝)가 필립 왕자(해리스 디킨슨)의 청혼으로 혼인을 앞두게 되자 초조해진다. 자신의 어두운 마음에 한 줄기 햇빛처럼 다가와 따뜻함을 알려줬던 오로라를 인간세계로 보내고 싶지 않지만 오로라의 행복을 위해 혼인을 수락한다. 존 왕(로버트 린제이)의 초청을 받은 말레피센트는 요정과 인간 세계의 경계인 강을 건너 존 왕의 성을 향한다.
  
 <말레피센트2> 스틸컷

<말레피센트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인간 세계에 온 말레피센트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는 건 필립 왕자의 어머니이자 존 왕의 아내인 잉그리스 왕비(미셸 파이퍼)이다. 초청받은 말레피센트에게 예민한 질문을 던지며 분위기를 경직시키는 잉그리스 왕비는 급기야 말레피센트를 공격한 건 물론 누명을 뒤집어 씌워 오로라마저 말레피센트를 오해하게 만든다. 잉그리스 왕비의 행동에 분노한 말레피센트는 인간과 요정 세계의 오랜 평화 협정을 깨뜨리고 그들과의 결전을 준비한다.
 
<말레피센트2>는 '동화는 끝났다!'라는 문구에 어울리는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선보인다. 전작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마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색다른 판타지의 매력을 선사했다면 이번 작품은 이전 디즈니 동화를 바탕으로 한 실사화 작품 중 가장 역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장면들을 선사한다. 이 작품의 역동성과 힘은 이번 작품에서 공개되는 말레피센트와 같은 종족인 다크페이의 존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말레피센트2> 스틸컷

<말레피센트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하늘을 날아다니는 다크페이와 인간의 대전투는 고공과 활강 액션을 선사하며 화려한 촬영기법을 통해 스펙타클의 질을 한 단계 높인다. 기존 디즈니 실사화 작품이 애니메이션의 거대한 세계관을 재현하며 블록버스터의 규모를 선보이긴 했지만 액션에 있어 포인트를 준 작품은 드물었다. 이 작품은 기존 디즈니 실사화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빠르고 강한 액션을 선보이며 시선을 끈다.
  
여기에 디즈니가 꾸준히 강조해 온 다양성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보여주며 그들의 정통을 이어간다. 자신이 세계의 유일무이한 존재라 여겼던 말레피센트는 같은 종인 다크페이를 만나며 동질감을 느낀다. 동시에 그들이 인간에 의해 삶의 터전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작품이 보여주는 다크페이는 하나의 종족이 아니다. 그들은 다양한 문화와 생김새를 지니고 있다. 다크페이가 그들 안에서 공존을 이루는 거처럼 다크페이의 리더 코널은 인간과 다크페이가 공존을 이루길 바란다.
 
이런 공존의 정신을 보여주는 세계가 말레피센트가 수호자로 지키고 있는 무어스 숲이다. 무어스 숲의 요정들은 덩치가 큰 요정과 작은 요정, 말을 할 줄 아는 요정과 하지 못하는 요정, 인간의 생김새를 한 요정과 식물에 가까운 생김새를 한 요정 등 다양하다. 이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질서와 배려로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간다. 이런 공존의 비결은 다름을 차이로 인식하지 않고 정복과 보호의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말레피센트2> 스틸컷

<말레피센트2>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 마음은 상대를 향한 따뜻한 배려와 사랑에서 비롯된다. 전작에서 오로라가 말레피센트의 마음에 사랑을 일깨워준 거처럼 이번 작품에서는 코널을 통해 이러한 정신을 이야기한다. 자신을 향한 모함과 폭력에 분노한 말레피센트에게 코널은 상대를 용서하고 함께 살아가는 관용과 공존의 정신을 말한다. 이는 오로라가 그리고 말레피센트가 서로를 향한 신뢰와 사랑을 다시 회복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말레피센트2>는 전작이 선보인 실사화의 매력을 한 단계 확장시키며 판타지 블록버스터의 매력을 폭발시킨다. 흥미로운 캐릭터와 인간과 요정의 대결 구도, 마법과 기이한 능력이 동원되는 대규모 전투 장면은 스펙타클한 액션과 화려한 비주얼로 눈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세계관을 창조해 내면서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번 작품은 전편의 기대감을 뛰어 넘는 만족감을 선사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말레피센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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