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퀸' 헤이즈가 가을의 진한 감성을 안고 돌아왔다. 지난 13일 발표한 그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만추>에는 헤이즈가 자신의 시선으로 해석한 늦가을이 담겼다. 메인 타이틀곡인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는 음원차트 1위를 기록 중이고, 또 다른 타이틀곡인 '만추' 역시 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사랑받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헤이즈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제 노래요? 100% 경험담입니다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앨범에는 연주곡까지 포함해 총 6트랙이 담겼다. 지금까지 헤이즈가 만든 곡들을 살펴보면 관습을 따르기 보단 자기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가사가 눈에 띈다. 이번 곡들도 그랬다.

그는 '떨어지는 낙엽까지도'에 관해 소개하며 "가을을 떠올리면 쓸쓸하고, 낙엽이 떨어지는 장면도 슬픈 감정이라고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제가 어느 날 낙엽이 떨어지는 걸 보는데, 낙엽이 떨어지면 나무가 앙상해지고 추워지겠지만 그 시기를 지나면 다시 풍성해지는 계절이 오고 따뜻한 날이 오니까, 그게 꼭 이별과 비슷한 것 같았다"고 했다. 덧붙여 "비가 내려도 결국 개고 해가 뜨는 것처럼, 역경도 더 나은 다음 단계를 위한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곡은 헤이즈가 처음 시도한 시티팝 장르다. 그는 "시티팝 장르를 좋아해서 이런 류의 음악을 해보고 싶었고, 꼭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이번에는 가사나 멜로디라인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장르를 아예 다르게 하여 변화를 꾀했다"고 밝혔다. 

"내 색깔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변화를 주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사실 '떨어지는 낙엽까지도'를 메인 타이틀로 민 것은 회사였고, 헤이즈 본인은 '만추'를 메인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만추'는 감정적으로 제가 너무 힘들게 표현을 한 노래"라며 "녹음을 할 때도 (슬픈 감정에 너무 몰입돼서) 스스로 감정을 추스르기 무척 힘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보통 노래를 쓸 때 본인의 경험으로 많이 쓰느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이 물음에 헤이즈는 이렇게 답했다. 

"제 앨범에 쓰는 곡은 전부 제 경험을 토대로 쓴다. 맨 처음 곡을 쓴 계기도 일기에 멜로디를 붙여서 취미로 곡을 만들면서부터였다. 평소에 내가 느끼는 감정을 노래로 옮기는 것 같다. 하나의 이별에서 되게 많은 영감을 얻는다. 하나의(한 사람과의) 이별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소재로 곡이 나온다."

내가 싱어송라이터인 걸 모르는 사람 많아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그에게 곡을 만드는 과정을 물었다. 이에 헤이즈는 "느끼는 점이 있으면 항상 메모를 한다"며 "멜로디가 떠오를 땐 음성메모를 한다"고 답했다. 이어 "한 가지 소재가 잡혔을 때, 하루 만에 완성시키는 곡도 있고 아니면 중구난방으로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고 나중에 메모한 걸 보면 이어지는 게 있어서 그렇게 만들 때도 있다"고 밝혔다. 일기를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다는 헤이즈는 곡을 만든 건 고등학교 때부터라며 취미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저는 정말 디테일하게 가사를 쓴다. 모든 걸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아직도 정말 많이 받는 질문이 '진짜 직접 곡을 쓰세요?'란 질문이다. 정말 제 이야기로 제 노래를 쓴다는 것을, 제가 싱어송라이터라는 것을 더 알려야 할 것 같다." 

음악 하고 싶어서 1시간 자고 과수석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헤이즈가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원천은 무엇일까. 이에 헤이즈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거실 전축으로 음악을 계속 틀어놓았다. 윤상, 이문세, 변진섭, 이승철, 이적, 신승훈, 유희열 선배님의 음악을 계속 듣고 자랐다"며 "제가 하는 음악에 그런 감성이 묻어 있는 것 같다, 가사에도"라고 대답했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얼굴을 알린 그에게 어떻게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는지, 어떻게 가수로 활동하게 됐는지 질문했다. 이에 헤이즈는 "제가 서울에 오기까지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서 고난이 많았다"며 아련하게 운을 뗐다. 

그는 "대학교 때 성적이 안 좋다며 아버지가 가수 되는 걸 반대했는데 '성적이 걸림돌이면 성적으로 내가 보여주겠다' 해서 1시간 자고 공부해서 과 수석을 했다"며 "수석 한 번 하고 1년 휴학 받아서 서울에 갔는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 때문에 결과물이 충분히 못 나왔고, 결국 다시 내려가서 수석을 또 하고 휴학 허락을 받아 다시 상경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빠한테 보여줄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서 '이제 내려가서 취업하자' 다짐했는데, 그때 <언프리티 랩스타>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헤이즈는 자신의 곡을 꾸준히 내며 음악성을 인정받았고, 싱어송라이터로서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이다. 실제로 그의 인스타그램 있는 2014년 대학 재학 당시의 '평점 4.5점, 185명 중 1등'이란 성적표가 눈에 띈다. 

내 성격과 내 노래는 반대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대구에서 태어난 헤이즈는 부산의 부경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에게 헤이즈 음악의 색깔을 묻자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어렸을 때 잠깐 첼로를 배우긴 했지만 악보를 보고 연주만 할 줄 알지 실용음악적으로 '음학'을 배운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런데 그런 부분이,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게 더 내 색깔이 된 것 같다"고 말하며 다음처럼 덧붙였다. 

"제가 성격이 엄청 밝다. 어떤 일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도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쓸쓸한 계절을 좋아하고, 비오는 날, 어두운 날을 무조건 좋아한다. 그게 예전에 듣고 자란 음악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제 성격과 제 음악은 반대다."

그에게 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이즈만의 특징이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지도 질문했다. 

"있는 그대로를 써내는 것. 제가 멋이 없고 어떨 땐 지질하지만 그대로 쓰는 건, 저의 이미지에는 상관이 없는데 이 노래를 듣고 자기 이야기인지 알 당사자에겐 가끔 너무한 것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게 제가 곡을 쓰는 방법이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 최근에 써놨던 곡 중에 '작사가'란 가제의 곡이 있는데, 제가 이별의 상황에서 너무 힘들 때 쓴 거다. 보통 사람은 힘든 걸 극복해나가기 바쁜데, 저는 울면서 그걸 가사로 쓰고 있으니까... 나 뭐지? 독하다, 이건 너무하다, 나 너무 이기적이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부끄러움 없이 나를 털어놓을 것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그는 새로운 음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저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만, 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헤이즈에게 기대하는 그것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새로운 거 써보고 싶은 걸 (남의 노래에) 피처링 참여하는 것으로 해소하는 것 같다. 제가 피처링을 할 때는 문도 걸어잠그고 다 차단하고 나를 가두고 쓴다. 내가 쓴 내 감정의 곡이 아니니까, 남의 감정을 제대로 잘 이해하려면 훨씬 큰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래 만드는 게 너무 재밌고, 유일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렇게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시기가 길지 않을 거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분명 그리워하게 될 시기라고 생각해서 즐겁게 하고 있다. 항상 한 앨범의 마스터링 작업이 끝나자마자 다음 앨범을 바로 시작한다. 재미있어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

헤이즈가 '잘 하는' 음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헤이즈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음악들인 것 같다"며 "가사와 멜로디가 동시에 자연스럽게 떠오를 때가 있다. '비도 오고 그래서', '저 별', '널 너무 모르고', 그리고 이번 타이틀곡들도 갑자기 그렇게 가사와 멜로디가 함께 생각난 곡들이다. 그런 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에게 인터뷰 시간 동안 혹시라도 못 다한 이야기가 있는지 물었다. 헤이즈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앞으로도 크게 변함이 없이, 제 솔직한 이야기들을 부끄럼 없이 다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가수로서 활동을 하겠다. 열심히 노래를 만들고 부르겠다.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가수 헤이즈

가수 헤이즈ⓒ 스튜디오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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