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ALCS)는 정규 시즌에서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던 두 팀이 만났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17년 창단 첫 월드 챔피언을 달성했으며, 이번 시즌에는 정규 시즌 107승 55패로 메이저리그 30팀 중 최다승을 거두며 3년 연속 ALCS에 진출했다.

전통의 강팀 뉴욕 양키스가 애스트로스의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됐다. 역대 최다 월드 챔피언 타이틀(27회)을 보유한 양키스는 28번째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하고자 ALCS에 올랐다. 양키스는 2017년에 애스트로스와 7차전 혈투 끝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해야 하는 목표도 있었다.

일단 10월 13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1차전은 양키스의 대승으로 끝났다. 일본인 선발투수 다나카 마사히로의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와 홈런 3개를 날린 타선의 힘이 돋보였다. 상대 투수였던 잭 그레인키는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하며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을 당했다.

2차전에서는 애스트로스의 베테랑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가 선발로 나섰다. 양키스의 선발투수 제임스 팩스턴이 2.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고, 벌랜더는 6.2이닝 2실점으로 4회의 위기를 딛고 호투했다. 경기는 연장 승부로 돌입했고, 올 시즌 은퇴를 앞둔 CC 사바시아까지 구원 등판하는 등 두 팀 모두 치열한 소모전 끝에 애스트로스가 승리하며 1승 1패 동률을 이뤘다.

애스트로스에서 우승 이뤘던 벌랜더, 한 번 더 우승에 도전

두 팀의 대결에서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두 팀의 에이스인 벌랜더와 다나카다. 두 선수 모두 큰 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소속 팀을 우승까지 시켰던 이력도 갖고 있는 선수들이다.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데뷔했던 1983년 생의 베테랑 벌랜더는 2006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며 커리어를 화려하게 시작했다. 신인 시절부터 월드 시리즈에 선발로 등판하며 가을 야구에 대한 경험도 숱하게 쌓았다.

비록 2006년 월드 시리즈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1차전과 5차전에서 2패를 당했지만, 그 이후 벌랜더는 강심장을 가진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 결과 2011년에는 251이닝을 던지며 28회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24승 5패 평균 자책점 2.40에 250탈삼진까지 아메리칸리그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 상을 수상(만장일치)했고 리그 MVP까지 동시 수상했다.

다만 2011년까지의 벌랜더는 포스트 시즌에서 그렇게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2011년 ALCS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를 만나 고전했다. 당시 크게 믿을 수 없었던 불펜 탓에 벌랜더가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했던 부담도 있었다.

2012년 벌랜더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이하 ALDS)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상대로 1차전에서 7이닝 1실점, 5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며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양키스와의 ALCS에서도 3차전 8.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월드 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2012년에도 벌랜더는 월드 시리즈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고개를 숙였다.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가 파블로 산도발에게 홈런 2방을 허용하고, 상대 팀 선발투수였던 배리 지토에게까지 적시타를 허용하며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2013년에도 ALDS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 5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며 ALCS에서는 3차전 패전투수가 되었지만 8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이후 벌랜더는 현재의 부인인 케이트 업튼과의 열애와 관련된 각종 사건과 부상까지 겹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2015년에 근육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성공한 벌랜더는 2016년에 227.2이닝(리그 2위) 16승 9패 평균 자책점 3.04(리그 2위)에 254탈삼진(리그 1위)으로 부활했다. 그리고 2017년 웨이버 트레이드 데드라인 2초를 남기고 애스트로스로 이적, 애스트로스의 창단 첫 월드 챔피언에 일조했다.

벌랜더는 2017년 ALDS 1차전, 4차전에서 각각 선발승과 구원승을 챙겼다. ALCS에서는 2차전과 6차전 승리투수가 되면서 ALCS MVP에 선정되었다. 비록 월드 시리즈에서 2차전과 6차전에서 승리 없이 1패로 승운은 없었지만, 팀이 7차전에서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를 무너뜨리면서 선수 본인의 커리어에서도 첫 월드 챔피언 반지를 얻게 됐다.

일본에서 우승하고 양키스에 입성한 다나카

1988년 생으로 일본 출신의 오른손 투수 다나카는 2006 드래프트 1라운드로 도호쿠 라쿠텐 골든이글스(NPB 퍼시픽리그)에 입단했다. 벌랜더가 신인상과 MVP 수상 이력이 있었듯이 다나카도 2007 퍼시픽리그 신인상 수상과 2013년 퍼시픽리그 MVP 수상 그리고 두 차례의 사와무라 상 수상 이력이 있었다.

신인 시절부터 데뷔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하면서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였던 다나카는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면서 WBC 우승에 기여했다. 2013년에는 정규 시즌 24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 일본 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정규 시즌 무패 투수가 됐다.

2013년 골든이글스가 퍼시픽리그 정규 시즌 승률 1위가 되면서 다나카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로 직행했다. 1차전 완봉승과 4차전 세이브를 거두며 골든이글스는 재팬 시리즈까지 진출했고, 다나카는 재팬 시리즈에서도 2차전 완투승, 6차전 완투패 그리고 7차전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재팬 시리즈 우승까지 결정지었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시스템에서는 양키스와 옵트 아웃 조항을 포함, 7년 1억 5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포스팅 응찰 비용 2000만 달러). 그러나 그 동안의 혹사에 관련하여 논란이 있었고,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철저한 관리 속에서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원래 4년차 이후 옵트 아웃 권한이 있었다. 그러나 하필이면 4년 째 되는 해에 178.1이닝 13승 12패 평균 자책점 4.74로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는 바람에 옵트 아웃은 행사하지 않고 양키스에 남았다.

포스트 시즌에 워낙 자주 나가는 양키스였기에, 다나카는 양키스에서 출전한 포스트 시즌 7경기에서 5승 2패 평균 자책점 1.32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정규 시즌에서 크게 부진했던 2017년에는 포스트 시즌에서 3경기 2승 1패 ERA 0.90의 초특급 피칭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월드 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ALCS에서 만난 두 에이스, 맞대결은 불발

이번 ALCS에서 애스트로스와 양키스는 2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7년에는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애스트로스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을 차지했으며, 이번 2019년에도 애스트로스가 정규 시즌에서 4승을 더 거두며(애스트로스 107승 55패, 양키스 103승 59패) 홈 어드밴티지를 따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올 시즌 제일 강했던 두 팀의 대결이니만큼, 이번 ALCS도 치열하게 승패를 서로 주고받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1차전에서는 다나카가 호투했으며, 2차전에서는 벌랜더가 호투했다.

특히 다나카는 포스트 시즌 선발로 등판한 7경기에서 모두 2실점 이하를 기록하면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최초의 투수가 됐다. 두 에이스의 호투로 시리즈는 1승 1패 동률이 되었으며, 이제 두 팀의 대결은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이어진다.

1차전에서 등판했던 다나카는 4일 휴식 후 18일 5차전 등판이 유력하다. 2차전에 등판했던 벌랜더는 정상적인 로테이션 순서라면 5일 휴식 후 20일 6차전에 등판한다. 벌랜더가 디비전 시리즈에서 그랬던 것처럼 3일 휴식 후 등판을 강행할 경우는 5차전 맞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다나카가 7차전에 구원 등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희박하다. 우선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 올 때부터 직전 시즌인 2013년의 퍼포먼스로 인해 항상 혹사 후유증 논란이 따라다니고 있기에 철저한 이닝 제한을 두고 있다.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 온 이래 정규 시즌 200이닝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다.

벌랜더의 경우도 2015년 시즌을 제외하면 큰 부상으로 신음한 적이 거의 없는 건강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를 감안하면 무리한 등판을 2번 강행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애스트로스는 양키스에 비해서 선발진에서 우위에 있다. 양키스는 다나카라는 슈퍼 에이스가 있지만, 다나카를 제외하면 콜이나 그레인키와의 맞대결에서 자신있게 내세울 만한 정도의 선발투수는 없다. 설상가상으로 14일 경기가 연장 승부로 접어들면서 선발투수 J.A. 햅까지 구원 등판하면서 3차전에는 올 시즌 3경기 등판에 그쳤던 루이스 세베리노가 등판해야 한다.

물론 애스트로스도 그레인키가 1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다. 그러나 애스트로스틑 벌랜더와 게릿 콜 그리고 그레인키 3명의 선발투수가 적어도 자신의 한 경기는 책임질 수 있는 투수들이라 로테이션이 꼬일 가능성은 적다.

비록 다나카가 벌랜더나 콜을 상대로 같은 경기에서 맞대결을 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오히려 이 덕분에 ALCS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는 흥미진진한 구도를 띄고 있다. 만일 이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경기에서 호투할 경우 최대 7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소속 팀을 한 번 이상 우승하는 데 기여했던 에이스들이 맞붙는 시리즈인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 크게 집중되어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줬던 벌랜더와 다나카가 앞으로 남은 ALCS에서 어떠한 퍼포먼스를 선보이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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