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편의 한 장면

지난 12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 뽕포유 편의 한 장면ⓒ MBC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두 가지 음악 장르를 어깨에 짊어지고 연일 색다른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지난 12일엔 유재석의 트로트 도전기 '뽕포유'의 두 번째 이야기가 방영되어 또 한 번 큰 즐거움을 줬다. 얼떨결에 유산슬이 되어 지방행사에 등장한 유재석은 정식 트로트 신인 가수가 되기 위한 각종 준비 과정에 돌입해 역시 기대 이상의 웃음을 자아냈다.

제작진이 만든 자막의 표현처럼 태진아, 진성, 김연자 등 이른바 트로트 타짜(?)들은 제 각각 아이디어를 내며 유산슬을 새로운 한류 스타로 만들기 위한 기획에 나선다. 음반 표지를 위한 화보 촬영에 돌입하는가 하면 유명 작사가 이건우, 첫 방송에 이어 재등장한 '동묘 박토벤' 박현우 작곡가의 도움을 받아 데뷔곡 '합정역 5번 출구'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첫 번째 음악이야기 '유플래쉬'와 마찬가지로 '뽕포유'는 프로그램의 주인공 유재석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의로 음악인의 길에 접어든 모습이 재미를 이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면서 B급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정서가 가미된 <놀면 뭐하니?>는 이를 계기로 한동안 활력이 사라진 토요일 저녁 시간에 흥겨움을 북돋아줬다. 

트로트 음악인들의 구수한 입담
 
 지난 12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뽕포유 편의 한 장면. "왜 우리는 갈라서야 하나"라는 가사에 국회의사당 화면을 덧붙여 최근 쪼개진 정치권 분위기를 살짝 풍자하기도 한다.

지난 12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뽕포유 편의 한 장면. "왜 우리는 갈라서야 하나"라는 가사에 국회의사당 화면을 덧붙여 최근 쪼개진 정치권 분위기를 살짝 풍자하기도 한다.ⓒ MBC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또 한 번 '뽕포유'의 재미를 이끌어낸 중견 트로트 음악인들의 '입담'이었다. "3분이면 신곡 만들어낸다"는 작곡가 김도일의 입담은 무리수급 개그에도 불구하고 친근함을 자아냈다. 또 팝, 댄스, 트로트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유명 작사가 이건우는 영업사원 이상의 말솜씨로 흥미를 유발시켰다.  

이날 방송의 백미는 박현우 작곡가의 재등장이었다. 비록 독수리 타법이지만 악기 연주도 없이 음표를 기재하는 악보 프로그램 하나로 작곡에 임하던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동묘 베토벤'이었다.  

비록 본인 할말 위주로 진행되는 일방 통행식 소통이었지만, 장인이 만드는 친근한 멜로디의 곡을 통해 우리는 트로트의 신기한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아직 최종 완성본이 나오진 않았지만, '합정역 5번 출구'는 어린이조차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벌써부터 트로트 인기곡 대열에 합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인가수 유산슬의 성공을 위해 모인 대가들의 조언과 협업은 결과적으로 기존 '유플래쉬'와는 다른 방향의 대규모 음악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음악인들에 대한 관심 유발
 
 지난 5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편의 한 장면.

지난 5일 방영된 <놀면 뭐하니?> 유플래쉬 편의 한 장면.ⓒ MBC

 
최근 이뤄지는 <놀면 뭐하니?> 속 일련의 음악 프로젝트는 과정 속에서 빚어지는 재미 유발뿐만 아니라 대중들의 관심밖에 놓인 창작인들을 TV 화면을 빌려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미 인기 많은 가수뿐만 아니라 그들의 뒤편에서 활약 중인 연주인, 작사가, 작곡가 등 유명 스타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하는 숨은 일꾼들의 가치를 드높인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를 계기로 제작진이 강제로 붙인 애칭이지만 '드럼 신동' 유재석은 어느덧 클럽 깜짝 공연까지 치르면서 숨은 연주 능력을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또한 무도가요제를 거치며 터득한 무대 경험은 신인 트로트 가수의 기본 틀을 형성하는데 밑바탕이 되어줬다.

늦은 밤 전문 음악 프로에서나 만날 수 있던 정상급 음악인들의 명연주와 어르신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트로트가 주말 황금시간대 TV를 장식한 것. 이는 한동안 시청자들의 시선 밖에 놓여있던 그들이 모처럼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재석 홀로 진행하는 음악 무한도전
 
 < 놀면 뭐하니 > 유플래쉬 편은 최근 유재석 독주회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특히 고 신해철의 미발표곡이 연주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놀면 뭐하니 > 유플래쉬 편은 최근 유재석 독주회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특히 고 신해철의 미발표곡이 연주되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MBC

 
한편 19일엔 지난 10일 성황리에 개최된 유재석 드럼 독주회 내용이 방영된다. 수많은 음악인들이 힘을 보탠 다채로운 창작곡 무대뿐만 아니라 근 20년 만에 깜짝 재결합한 밴드 긱스(한상원, 이적, 이상민)의 멋진 연주는 '유플래쉬' 편의 가치를 드높였다. 그리고 어느덧 5주기를 맞은 고 신해철을 기리기 위해 이승환과 하현우의 보컬, 유재석의 드럼으로 그의 미발표곡이 연주될 예정이라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비록 제작진에 의한 강제 음악 입문이었지만 '유플래쉬', '뽕포유'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유재석의 힘이 크다. <런닝맨> <유 퀴즈 온 더 블록> <일로 만난 사이> 등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 상당수가 하루종일 시간을 할애하는 체력 부담 많은 야외 촬영 위주라는 걸 감안하면 <놀면 뭐하니?>를 위한 드럼 및 노래 연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재석 1인 고정 출연자과 수많은 초대손님 구성으로 진행되던 낯선 방식의 프로그램 제작은 그의 노고에 힘입어 조금씩 탄력을 받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화제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최신 감각으로 엮어낸 음악과 전통 선율을 담은 트로트와의 절묘한 줄타기를 거치며 <놀면 뭐하니?>는 어느새 유재석만의 '음악 무한도전'에 돌입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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