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로 정규 시즌을 마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한화 이글스가 새로운 단장을 선임했다. 한화는 지난 8일 3년 임기가 종료된 박종훈 단장의 후임으로 정민철 해설위원의 선임을 발표했다. 

신임 정민철 단장은 1992년 대전고를 졸업하고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그해 그는 14승 4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48를 거두며 염종석(롯데)과 함께 KBO리그 역사상 최초인 '고졸 신인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도 진출했다. 
 
 투수 코치 시절의 한화 정민철 단장

투수 코치 시절의 한화 정민철 단장 ⓒ 한화 이글스

 
KBO리그 통산 393경기에서 161승 128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3.51을 거둔 정민철은 2009년을 끝으로 선수에서 은퇴했다. 그의 등번호 23번은 영구 결번되었다. 한화의 코칭스태프와 방송 해설위원을 거친 그가 친정팀으로 복귀한 것이다. 

정민철 단장의 행보는 1년 전 LG 트윈스의 단장으로 선임된 차명석 단장을 연상시킨다. 차명석 단장은 LG에서 선수와 코치로 활약한 뒤 방송 해설위원을 거쳐 친정팀 LG에 단장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8위였던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차명석 단장의 지휘 하에 김민성의 사인 앤 트레이드, 방출 선수 이성우, 전민수 등의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해 4위에 올랐다.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를 제압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으나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감한 전력 보강으로 LG의 PS 진출에 기여한 차명석 단장

과감한 전력 보강으로 LG의 PS 진출에 기여한 차명석 단장 ⓒ LG 트윈스

 
한화는 지난해 3위로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해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올 시즌은 9위로 추락해 10개 구단 중 가장 큰 순위 하락폭을 노출했다. 한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정민철 단장이 LG 차명석 단장과 같이 팀 순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주길 한화 팬들은 바라고 있다. 베테랑의 에이징 커브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유망주의 성장이 두드러지지 않는 한화는 전력 보강이 시급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민철 단장과 한용덕 감독의 관계다. 한용덕 감독은 정민철 단장의 빙그레 직속 선배 출신이다. 차명석 단장이 야구계 선배인 류중일 감독과 같은 배를 타기는 했지만 류중일 감독은 LG에 선수나 코치로서 몸담은 경력은 없었다. 직책상으로는 상급자인 후배 정민철 감독과 하급자인 선배 한용덕 감독의 관계가 매끄러운 동반자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남겨둔 한화 한용덕 감독

3년 임기의 마지막 해를 남겨둔 한화 한용덕 감독 ⓒ 한화 이글스

 
한화는 박종훈 전 단장 체제 하에서 파열음이 잦았다. 2016년 11월 선임된 박종훈 단장은 OB 베어스 시절 스승이었던 김성근 감독과 마찰을 빚었다. 박종훈 단장 선임 6개월 뒤인 2017년 5월 김성근 감독은 성적 부진이 겹치며 자진 사퇴했다. 

박종훈 단장은 베테랑 선수들과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했다. FA 잔류 계약 과정에서 송광민, 이용규 등과의 마찰이 외부로 노출되기도 했다. 이는 한화의 올 시즌 팀 분위기를 저해하며 팀 성적을 추락시킨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정민철 단장은 팀 분위기도 추슬러야 한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정민철 단장의 부임으로 한화 팬들은 설레고 있다. 정민철 단장이 공격적인 전력 보강으로 한화의 2년만의 가을야구 복귀를 주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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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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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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