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문기자> 관련 사진.

영화 <신문기자> 관련 사진.ⓒ 더쿱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의 활동이 더욱 치밀해지고, 심지어 폭력과 각종 범죄까지 일삼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한국에선 이런 저널리즘의 의미를 묻고 기자들의 활약을 다룬 작품이 꽤 나왔다. 

영화 <신문기자>가 좀 특별한 건 그 무대가 일본이라는 사실이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18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9 언론자유지수'에서 일본은 67위로 매년 그 순위가 떨어지고 있다. 한국이 40위권인 것을 기억하면 일본의 언론이 얼마나 권력과 자본에 유착돼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정권 유지를 위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생체화학무기 제조 시설을 대학교 설립으로 속이는 국가와 그 진실을 파헤치는 요시오카(심은경) 기자의 활약을 골격으로 한다. 일본 도쿄를 기반으로 한 군소 종합지 소속인 그가 가짜뉴스와 정보 조작, 나아가 공문서 조작을 일삼는 일본 내각 정보조사실을 취재하기엔 한계가 커 보인다. 영화는 그런 장애물을 넘고 포기하지 않는 지점을 묘사하며 묵직한 감정적 동요를 꾀한다.
 
 영화 <신문기자> 관련 사진.

영화 <신문기자> 관련 사진.ⓒ 더쿱

  
 <신문기자> 스틸컷

<신문기자> 스틸컷ⓒ (주)팝엔터테인먼트

 
영화의 모티브는 <도쿄신문> 사회부 기자인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의 동명 저서다. 최근 수년간 아베 정권이 일본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을 벌이고 있음을 고발해 온 이소코 기자는 아베 정권 사학 스캔들, 일본 미투 운동의 시발점인 가해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퍼붓고 취재함으로써 귀감이 됐다. 그는 "국가와 미디어의 유착으로 신문이 미처 다 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영화를 통해서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이유로 영화화를 수락했다고 한다.

<신문기자> 프로듀서 카와무라 미츠노부는 "현 아베 정권을 리얼하게 그리고 싶었다. 영화의 시작점은 아베 정권의 카케학원 사학비리였는데 너무도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했다"며 "내각 정보조사실은 아베 측근의 주요 정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특정 비밀을 보호하는 만큼 아베 정권의 상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우리로 치면 국정원에 해당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정보를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배포하는 영화 속 묘사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충분히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보다 치밀하고 정적이다. 이는 일본 사회에 만연해진 정치 무관심, 정치와 생활을 분리하려는 분위기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영화 자체가 극적이거나 기승전결의 높낮이 구분이 확실하진 않다. 고군분투하는 요시오카, 그리고 그를 돕는 동료와 핵심 취재원이 있는데 이들 역시 일정한 선 이상을 넘지 않는다. <스포트라이트> <더 포스트> 등 할리우드 저널리즘 소재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신문기자> 특유의 느린 전개와 열린 결말이 아쉽게 다가올 것이다.

일본 내에서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6월 말 일본에서 개봉한 이후 한 달 만에 3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 주연 캐릭터 섭외 당시 일본 배우들이 많이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한국 배우인 심은경이 전면에 나선 것 또한 그래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영화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한 줄 평: 잔잔하게 피어난 진실의 힘 또한 크다
평점: ★★★☆(3.5/5)

 
영화 <신문기자> 관련 정보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심은경, 마츠자카 토리
수입 및 공동배급: ㈜더쿱
배급: ㈜팝엔터테인먼트
공동제공: ㈜미디어코드, ㈜건축사무소 일정
러닝타임: 113분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일본개봉: 2019년 6월 28일
국내개봉: 2019년 10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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