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폐막식 현장의 모습.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폐막식 현장의 모습.ⓒ 박장식


서울특별시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10일 폐막식을 진행하고 일주일 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축구, 육상 등 45개의 정식 종목과 택견 등 2개의 시범종목에 3만여 명의 규모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번 전국체육대회는 여러 에피소드를 남기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전국에서, 해외에서 찾아온 많은 선수들이 경기를 치르다보니 여러 일들이 있었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는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순간이 찾아오기도 했고, 프로 무대 못지않은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렸기에 가능했던 에피소드 8개를 뽑아보았다.

#1 아마 선수들이 밟은 '프로 무대'

이번 전국체육대회 경기장에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여러 곳이 포함되었다. '야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장소 중 하나인 고척스카이돔, 월드컵 축구의 상징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야구와 축구 경기가 열리는가 하면, KBL과 V-리그가 열리는 학생체육관과 장충체육관에서 농구와 배구 종목이 열리기도 했다.

특히 고척스카이돔, 장충체육관에서는 야구와 배구 종목에 대학, 고교 선수들이 올라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평소에는 프로 선수만이 밟을 수 있는 '꿈의 그라운드'에 오른 셈이다. 이번 전국체전의 구기 종목에 출전한 아마추어 선수들은 이번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프로 무대'를 체험하며 더욱 자극받는 계기가 되었다.

한 종목의 '상징'과도 같은 경기장 역시 전국체전 선수들이 올랐다.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리듬체조 경기가 열리는가 하면, 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도 대회기간 내내 역도 경기가 열렸다. 이곳 무대를 밟은 선수들 역시 좋은 기량을 펼치며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2 선수들 못지않은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
 
 고척돔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동의대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고척돔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야구 결승전에서 동의대 응원단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박장식

 
선수들의 땀과 열정을 응원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응원단'이 프로 무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업 스포츠단에 있는 서포터즈, 그리고 대학 무대의 응원단이 전국체전이 열린 각 경기장의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교통공사 축구단과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축구단의 결승전에는 커다란 응원과 콜이 들려오기도 했다. 부산교통공사의 서포터즈인 'ULTRAS소주드링커스'가 찾아온 것이다. 서포터즈로 활동한다는 김영호씨는 "모두 부산에서 올라왔다"라며, "팀이 결승전에 올랐다고 해서 회사를 뺄 수 있는 사람들이 방문했다"라고 말했다.

실업 스포츠단의 팬들에게 전국체전은 어떤 의미일까. 서포터즈의 '고참' 노릇을 하는 김영환씨는 "전국체전은 리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기이다. 예전에는 결승전에 자주 올라왔는데, 이번에는 4년만에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대학 선수단의 경기에서는 대학교 응원단이 찾아와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동의대와 강릉영동대의 야구 결승전에는 동의대 응원단이 선수들을 응원했다. 응원막대를 든 학생들은 선수들의 안타와 홈런을 바라며 응원을 펼치고, 졸업생들도 큰 소리로 응원했다. 그 응원이 통해서였을까. 동의대는 전국체전에서 18년만에 우승을 거뒀다.

#3 '스타 선수'들, 전국체전에 다 떴네

한국 최대의 스포츠 축제라는 전국체전의 위상에 걸맞게, 우리에게 이름이 익숙한 여러 선수들 역시 전국체전에 참가해 이름을 빛냈다. 올림픽 경기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도, 인지도가 높은 유명 선수도 전국체전에 시와 도의 이름을 걸고 출전해 메달을 수확하는 등 기량을 펼쳤다.

스타 선수들의 승전보도 이어졌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태권도의 이대훈(대전시체육회) 선수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2년 만에 금메달을 따며 6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현우(삼성생명) 선수도 남자 그레코로만형 82kg급에서 금메달을 따내 개인통산 8번째 금메달 기록을 썼다.

전국체전 무대를 통해 은퇴한 선수들도 눈에 띈다. 여자 펜싱을 대표했던 남현희(성남시청) 선수는 이번 대회 출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여자역도 김수경(제주시청) 선수 역시 개인 통산 50번째 금메달을 끝으로 은퇴했다. 여자수영 남유선(광주광역시체육회) 선수 역시 전국체전 현장에서 은퇴식을 갖고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4 다른 데 없는 '이런 종목', 체전에서 만났습니다
 
'씨름 붐은 온다'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씨름 종목 경기가 열린 서울 SETEC.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이 눈에 띈다.

▲ '씨름 붐은 온다'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씨름 종목 경기가 열린 서울 SETEC. 인산인해를 이룬 모습이 눈에 띈다.ⓒ 박장식

 
전국체육대회의 종목은 정규종목 45개, 시범종목 2개로 하계 올림픽의 28+5개, 아시안게임의 약 35개보다 많다. 올림픽에는 포함되지 못하지만 전문 선수들이 있는 경기들이 전국체전에 나서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종목들도 적지 않다. 에어로빅, 씨름처럼 대중에게 친숙한 종목들도 전국체전에 나섰다.

최근 다시 인기가 오르는 씨름 종목은 전국체전의 단골손님이다. 세텍에서 열렸던 씨름 경기장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색적인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과거 '씨름'하면 생각났던 우락부락한 천하장사급 선수보다 슬림한 경장급, 소장급 선수들에게 눈길이 쏠린 것도 색다르다. 현장의 관계자는 "몇몇 선수가 이제는 '아이돌' 소리까지 듣는다"며 예전과 다른 씨름 열기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생활체육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댄스 스포츠, 검도, 당구도 매년 전국체육대회에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이다. 평소 보기 어려운 종목들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이번 체전에서 주어졌다. 이른바 '궁도'로 불리는 국궁 경기가 인천 청룡정에서 개최되었고, 택견과 롤러스케이트 종목 경기도 열렸다.

#5 VR로 종목 체험하고, 지역 관광정보도 얻고...
 
 잠실주경기장 앞에 마련된 지역 홍보관.

잠실주경기장 앞에 마련된 지역 홍보관.ⓒ 박장식

 
잠실종합운동장 일원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의 '올림픽 파크'를 연상케 하는 여러 홍보관과 체험관이 마련되었다. 각 광역자치단체와 서울특별시 내 자치구의 체험관에서는 각 지역의 볼거리를 홍보하는 여러 이벤트가 마련되어 전국체전 현장뿐만 아니라, 야구장과 농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도 관심을 끌었다.

VR로 종목을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기회도 마련되었다. KT가 마련한 ICT 체험관에는 수구, 하이다이빙, 웨이크보드, 배드민턴 등을 체험할 수 있는 VR, AR 컨텐츠가 마련되었다. 특히 체험관 한가운데에는 자이로 VR 존이 운영되어 실감나는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었다.

잠실운동장에는 '전국체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자그마한 박물관도 열렸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기념 특별전이 열렸는데, 1921년 만들어져 등록문화재 498호로 등재된 전조선야구대회 우승기 등 체육과 관련된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었다. 체험관과 홍보관, 특별전은 전국장애인체전 기간까지 시민들을 맞이한다.

#6 서울이 24년만 종합 1위, 세계 신기록도

전국체육대회의 메달 순위는 어떻게 집계할까. 각 국가에서 온 재외동포 선수단과 한국 지역별 선수단의 메달을 따로 집계하는데, 한국은 시와 도 등 광역자치단체별로 나뉘어져 집계한다. 매년 경기도의 차지였던 종합 1위는 이번에 서울특별시의 차지가 되었다. 서울특별시 선수단은 금메달 128개, 은메달 126개, 동메달 144개를 획득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신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우진(청주시청) 선수는 50m 예선전에서 352점을 기록하며 종전 351점을 뛰어넘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외에도 세계 타이 신기록이 2개가 나오는 등, 볼거리가 많았던 체전이 되었다.

#7 MVP 선수는 수영 5관왕 김서영... "역사적인 수상, 큰 영광"
 
 이번 100회 전국체육대회 MVP에 오른 김서영 선수.

이번 100회 전국체육대회 MVP에 오른 김서영 선수.ⓒ 박장식

 
이번 전국체전의 MVP는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대회 MVP에 오른 수영 김서영(경북도청, 우리금융그룹) 선수가 되었다. 김서영 선수는 5관왕을 달성하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김서영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MVP 소식을 듣는 순간 기뻤다. 100회 대회 때 MVP를 수상한다는 점, 두 번째 MVP라는 점에서 그동안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소회를 남겼다.

김서영 선수는 "올해 광주 세계선수권이 끝났을 때 목표했던 부분이 나타나지 않아 힘들었는데, 이번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힘이 되었다"라며, "잘 준비하여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을 갱신하면서 동시에 메달권에 오르겠다"라고 결심을 다졌다. 

#8 전국체전 물러나고 '장애인체전' 입장합니다

전국체육대회가 끝나고 바로 이어지는 또다른 경기가 있다. 전국체육대회가 100회째를 맞이한다면, 이번 대회는 39회째를 맞이한다. 올림픽이 끝나면 패럴림픽이 치뤄지듯, 전국체전과 함께 열리는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역시 서울특별시 일원에서 개최된다.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전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34개 경기장에서 30개 종목이 열리는 이번 체전에는 8978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전국체전과 마찬가지로 해외 동포가 참석하고, 개회식 때는 싸이, 비와이 등이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는 등 여느 장애인체전보다도 성대할 전망이다.

선수들의 면면도 눈여겨 볼 만하다. 동계 패럴림픽의 첫 번째 금메달리스트인 신의현 선수가 사이클에 출전하고, 북한의 목함지뢰 폭발 사고로 다리를 잃었던 하재헌 전 중사 역시 조정 종목에 출전해 구슬땀을 흘린다. 이들 선수들의 모습은 19일까지 서울시 곳곳에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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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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