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 벌랜더를 상대로 3연타석 볼넷을 고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템파베이 레이스는 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11안타를 때리며 4-1로 승리했다. 홈에서 2승씩 주고 받은 휴스턴과 템파베이는 오는 11일 휴스턴으로 장소를 옮겨 5차전 경기를 치른다.

이날 확실한 선발 투수 없이 오프너(첫 1~2회를 책임지는 불펜투수)를 투입하는 불펜데이로 경기를 치른 템파베이는 정규리그 21승을 따낸 저스틴 벌랜더를 무너트리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있는 최지만은 2타수 1안타1득점을 기록했고 벌랜더를 상대로 3연타석 볼넷을 고르며 4출루에 성공, 템파베이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최지만의 노련함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를 꺾고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한 템파베이의 상대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결정됐을 때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휴스턴의 절대 우세를 점쳤다. 그도 그럴 것이 휴스턴은 벌랜더, 게릿 콜, 잭 그레인키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 트로이카를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07승을 따낸 올해 메이저리그 최강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템파베이는 휴스턴의 원투펀치 벌랜더와 콜을 상대한 1,2차전에서 단 3점을 뽑는 빈타 끝에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특히 벌렌더에게는 7이닝1안타8삼진 무득점, 콜에게는 7.2이닝4안타15삼진 무득점으로 철저하게 눌리고 말았다. 최지만 역시 자신의 첫 가을야구 3경기에서 볼넷만 2개를 얻어냈을 뿐 삼진 5개를 포함해 7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무기력하던 템파베이의 방망이는 장소를 홈구장인 트로피카나필드로 옮긴 후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템파베이는 8일 열린 3차전 경기에서 휴스턴의 세 번째 펀치 그레인키를 3.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때려내며 5안타6득점으로 조기 강판시켰다. 그 중에는 3회에 터진 최지만의 생애 첫 가을야구 홈런포도 있었다. 그리고 템파베이의 3차전 승리는 시리즈의 분위기마저 바꿔 버렸다.

템파베이의 캐시 감독은 4차전에서 오프너를 활용한 불펜 데이를 선언했다. 정규리그에서 96승이나 따낸 템파베이가 믿고 맡길 만한 4번째 선발 투수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이에 맞서는 휴스턴의 AJ 힌치 감독은 정규리그에 14승을 거둔 좌완 웨이드 마일리(3차전 불펜 등판) 대신 1차전 선발이었던 벌랜더를 투입해 시리즈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만36세의 노장 벌랜더를 3일만 쉬고 등판시킨 것은 힌치 감독의 실수였다. 충분한 휴식을 보장 받지 못한 벌랜더의 구위는 1차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약했고 템파베이는 1회 토미 팜의 홈런과 트래비스 다노, 조이 웬들의 적시타를 묶어 3점을 선취했다. 벌랜더는 4회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에게 또 하나의 홈런을 허용했고 4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84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 왔다. 올해 벌랜더의 최소이닝 투구였다.

비록 벌랜더를 상대로 안타를 치진 못했지만 최지만은 벌랜더가 조기 강판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대한 빠른 카운트로 타자와 승부하고 싶었던 벌렌더를 상대로 세 타석 연속 볼넷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지만은 벌랜더에게 마운드에서 무려 18개의 공을 던지게 했다. 1루수로 출전한 최지만은 수비에서도 2회 J.J. 레딕의 안타성 타구를 건져내며 휴스턴 공격의 흐름을 끊었고 8회말에는 윌 해리스에게 안타를 때려냈다.

좌타자인 최지만은 오클랜드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좌완 션 머나야가 선발로 등판했을 때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하지만 벌랜더-콜-그레인키로 이어지는 선발 3인방이 모두 우완인 휴스턴을 상대로는 최지만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3연타석 볼넷으로 메이저리그 다승왕(21승)을 강판시키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최지만은 또 한 명의 20승 투수 콜이 등판하는 5차전에서도 선발 출전할 확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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