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키움 히어로즈가 극적인 끝내기 승리로 준플레이오프 2연승을 질주했다.

7일 고척돔에서 펼쳐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LG 트윈스를 상대로 0-3 점수차를 뒤엎고 연장 10회말 끝에 5-4 역전승을 거뒀다. 키움은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내게 된다. 

플레이오프에서 기다리고 있는 정규 시즌 2위 SK 와이번스는 여러모로 마뜩잖은 흐름이다. 정규 시즌에서 SK는 키움을 상대로 8승 8패 동률을 기록했지만 LG에는 10승 6패의 우위를 점했다.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SK 염경엽 감독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SK 염경엽 감독 ⓒ SK 와이번스

 
정규 시즌의 기록이 포스트시즌에서 되풀이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전반적인 팀 전력과 큰 경기 경험에서 키움이 LG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만일 키움이 3차전까지 승리하며 3전 전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무려 4일의 휴식을 얻은 뒤 플레이오프 1차전에 임한다. 키움의 기세는 물론 전력 보강까지 SK는 결코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상대가 누가 되든, 그리고 몇 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오든 간에 SK에 중요한 것은 '심리적 박탈감'의 극복이다. 지난해 SK는 정규 시즌 2위로서 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SK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않고도 우승 트로피를 안아 올린 것은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정규 시즌에서 두산에 14.5경기나 뒤진 2위, 즉 '도전자'로서 홀가분한 마음가짐으로 한국시리즈에 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동일한 정규 시즌 2위라도 SK의 마음가짐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SK는 한때 2위와의 격차를 9경기로 벌리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기 하락세로 인해 두산에 대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쳤다. 양 팀은 88승 1무 55패 승률 0.615로 동률이었지만 SK가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7승 9패로 뒤져 2위로 밀려났다. 

일각에서는 올해의 SK가 1995년의 LG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한다. 당시 LG는 정규 시즌 1위를 질주하다 시즌 막판 하락세로 인해 0.5경기차로 OB 베어스에 1위를 넘겨주고 2위로 시즌을 마쳤다.
 
 정규 시즌 막판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SK 최정

정규 시즌 막판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SK 최정 ⓒ SK 와이번스


플레이오프에서 LG는 롯데 자이언츠에 2승 4패로 패퇴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LG는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자멸하며 정규 시즌 2위로 밀려난 박탈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SK는 LG의 포스트시즌 전철을 밟아서는 곤란하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14일 문학구장에서 펼쳐진다. SK는 정규 시즌 최종전을 9월 30일에 마친 뒤 13일의 휴식을 확보해 선발 및 불펜이 재충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에 침묵했던 SK 타선이 살아날지는 미지수다. 타선의 폭발력은 분위기를 많이 타기 마련이다. 너도나도 터지는 분위기가 전염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정규 시즌 1위를 놓쳤다'는 아쉬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SK가 심리적 박탈감을 극복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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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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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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