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오 오원

트리오 오원ⓒ 유니버설뮤직

 
"서양 음악이 한국에 들어온 게 60년 정도 됐는데, 이렇게 많은 애호가가 있다니 정말 놀랍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쉬울 수 있지만, 안다는 것은 쉽지 않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실내악을 이해함으로써, 음악의 뿌리를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린 <트리오 오원 10주년 기념음악회> 쇼케이스 및 기자간담회에서 양성원이 이같이 말했다. 양성원은 "10년 동안 세 명의 서로 다른 소리의 결이 어우러져 지금의 오원의 음악이 되었고, 앞으로도 음악은 더욱 진화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2009년 첼리스트 양성원이 주축이 돼 파리음악원 교수 겸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트로세,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가 결성한 트리오 오원. 지난 1일,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 바인베르크 피아노 트리오 앨범이 이들의 연주로 발매됐다.
 
"지난해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한 관객분이 왜 트리오 오원은 차이콥스키 앨범이 없냐고 하더라. 베토벤, 드보르자크, 슈베르트 앨범을 냈는데 이번엔 차이콥스키를 녹음해야 할 차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이콥스키 음악은 즐겼지만, 쇼스타코비치, 바인베르크와 함께 담기 쉽지 않았다. 바인베르크를 듣고 매혹됐다. 그처럼, 알려지지 않은 작곡가의 색을 전하기 위해, (트리오 오원은) 서로 많은 영감과 우정을 나누며 곡을 담아냈다."
 
 트리오 오원

트리오 오원ⓒ 유니버설뮤직

 
곡을 연주하면서, 트리오 오원이 중점을 두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적인 거장들의 만남이기에,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특별히(무언가를) 찾지 않는다. 오히려 (트리오 오원의 색을) 벗으려고 한다. 우리를 앞세운 것이 아닌, 최대한 '빼는 것'이다. '이렇게 하자'가 아니라 '작품의 혼'을 찾는 게 먼저다. 곡에서 애도, 절망, 외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감정에 기반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곡의 자연스러운 메시지가 무엇인가, 깊이를 가진 '영'이 무엇인지 찾는 것에 최대한 노력한다. 유명하지 않은, 알려지지 않는 작곡가를 찾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 바인베르크라는 작곡가를 만난 것도 의미 있다. 좋은 곡은 삶, 나아가 사회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점에서 '좋은 삶', '사회'에 보탬이 될까. 양성원이 클래식 음악을 마주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클래식 음악을 왜 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바인베르크는 한 시대의 삶을 기록했다고 생각한다. 곡을 생각하기 전에 폴란드에서 태어난 유대인, 홀로 세상을 짊어지고 몇 년 동안 방황하다가 러시아 작곡가로 자리 잡는 과정 속에 유대인의 삶이 담겨있다. 그의 곡을 담는 것은 음악에 남겨져 있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 혼을 담은 아카이브다. 단어와 언어로 담지 못한 감정을,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이는 쉽게 잊을 수 있는 역사를 재생하게 하는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곡을 담았지만, 함께 모여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해석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분명 있다. 양성원은 "곡이 맑을수록 어렵다"라고 운을 뗐다.
 
"마음의 이상을 표현했을 때 어렵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장벽 없는 언어를 표현해야 해 작업이 오래 걸리기도 하는데, 슈베르트가 특히 쉽지 않았다."
 
 트리오 오원

트리오 오원ⓒ 유니버설뮤직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는 트리오 오원 무대에 대해 "15, 16살부터 트리오를 시작해 다양한 레퍼토리를 만들고 있는데, 트리오 오원은 현악 4중주처럼 깊이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어 만족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 또한 바인베르크 음악을 담는 점에 만족을 드러냈다.
 
"10년 동안 많은 레퍼토리를 했다. 앞서 다룬 차이콥스키, 쇼스타코비치도 중요하지만, 바인베르크 같은 작곡가를 발굴하는 것도 의미 있다. 트리오이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고, 앞으로도 이어가야 한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쓴 것처럼, 누군가를 그리워한 마음을 전한다는 데에서 의미 있다는 생각이다."
 
피아니스트 엠마뉘엘 슈트로세는 "한국처럼 훌륭한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리니스트가 많은 국가도 없다. 해외에서 상을 석권한다"라며, "음악을 함께 하면서 음악의 아름다움을 더 알게 된다. 함께 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또 만족을 느낄 수 있게 된다"라고 트리오 오원 음악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양성원은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절망과, 절망으로 쓴 희망을 전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 중이다. 안동부터 시작해 저희와 함께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트리오 오원 10주년 기념 음악회>는 11월 15일 경북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6일 경남 창원 성산 아트홀, 1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2일 전남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 24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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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문 프리랜서 기자입니다. 연극, 뮤지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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