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이 3차전의 승리를 가져왔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어느 한 쪽으로 승리의 추가 크게 기울 수도 있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그 3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하여 어려운 경기에서 제 역할을 다 했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렸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홈 경기 성적과 원정 경기 성적이 크게 차이를 보였던 류현진이었지만,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상대 전적이 워낙 뛰어났던 점으로 인해 3차전 원정 경기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믿고 내보낼 구원투수가 션 두리틀과 대니얼 허드슨 2명 뿐이었던 내셔널스는 이번 포스트 시즌 들어와서 계속 고정된 보직의 틀을 깨뜨리고 있었다.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서 다승왕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구원 등판하는가 하면, 디비전 시리즈 2차전에서는 맥스 슈어저가 1이닝 구원 등판하며 다음 경기 선발투수도 확실하지 않았을 정도였다.

소토에게 던졌던 빠른 공, 판단 실수로 인한 실점

원래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선발로 등판한 뒤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등판하기로 했던 슈어저는 2차전에서 1이닝을 던졌던 점을 감안하여 하루 더 쉬고 4차전에 등판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신 류현진은 올 시즌 내셔널스 파크 원정 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베테랑 투수 어니발 산체스와 재대결을 펼쳤다.

다저스는 경기 초반부터 득점권 출루를 통해 산체스를 흔들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코디 벨린저와 A.J. 폴락이 1사 1, 2루와 2사 만루 상황에서 각각 삼진을 당하며 점수를 내는 데 실패했다. 두 선수의 1차전과 2차전 성적은 도합 14타수 무안타 10삼진이었다.

1회말 류현진은 첫 타자 트레이 터너와의 까다로운 승부를 저스틴 터너의 훌륭한 수비로 잡아냈다. 그러나 아담 이튼과의 승부에서 볼넷을 허용했고, 내셔널스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한 명이었던 후안 소토를 상대하게 됐다.

1,2차전과 달리 3차전에서 다저스는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이 마스크를 썼다. 그리고 여기서 류현진과 마틴 배터리의 유일한 실수가 나왔다. 빠른 공에 강한 소토를 상대로 시속 146.4km 짜리 바깥쪽 높은 빠른 공을 던진 것이었다. 빠른 공을 노리고 있었던 소토는 그대로 류현진의 공을 받아쳐 담장을 넘겨 버렸다(0-2).

그러나 류현진과 마틴 배터리의 실수는 거기까지였다. 1회말 일격을 맞긴 했지만, 그 이후 류현진과 마틴은 적절한 볼배합으로 2회에 탈삼진 2개, 3회에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상대 투수 산체스 역시 5타자 연속 탈삼진을 곁들이며 투수전 흐름을 이어갔다.

2회와 3회를 깔끔하게 막아낸 류현진은 4회말 앤서니 랜돈과 소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다행히 류현진은 2차전에서 큰 활약을 했던 하위 켄드릭을 좌익수 뜬공으로 잘 막았으며, 다음 타자인 커트 스즈키를 상대로 병살타 유도에 성공했다.

맥스 먼시가 5회초 공격에서 솔로 홈런으로 추격했고(1-2), 류현진은 5회말 안타 하나를 더 내주면서 주자를 2루까지 보냈다. 여기서 류현진과 마틴 배터리는 트레이 터너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이튼을 상대했다. 이튼의 타구가 좌익수 직선타가 되면서 류현진은 추가 실점 없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선발투수의 역할을 충분히 마쳤다(74구).

6회초 7득점으로 대역전승, 승리투수 자격 얻은 류현진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보이던 경기는 6회가 되면서 달라졌다. 산체스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는 승리투수가 될 뻔했다(87구). 그리고 6회부터 두 팀은 모두 선발투수를 내리고 불펜 대결을 펼쳤다.

두리틀과 허드슨 두 투수를 제외하고는 믿고 내보낼 필승조가 없었던 내셔널스는 결국 1차전 선발투수였던 패트릭 코빈을 2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렸다. 이리하여 내셔널스는 이 날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한 산체스를 제외하고 포스트 시즌에서 선발로 등판한 나머지 3명의 투수가 모두 구원 등판하는 이색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코빈이 올라오자마자 다저스는 6회초 선두타자 벨린저가 이번 포스트 시즌 들어 첫 안타를 터뜨렸다. 그러나 코리 시거와 폴락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류현진은 패전 위기에 놓일 뻔했다. 다음 타선은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루키 개빈 럭스였다.

그러나 여기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교체 선수들을 대거 투입하기 시작했다. 럭스 타순에서 201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MVP 및 월드 시리즈 MVP를 차지했던 베테랑 데이비드 프리즈(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투입한 것이다. 프리즈는 안타로 출루하며 다저스 공격의 흐름을 이어갔다.

2사 1,3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이 날의 포수 마틴이 들어섰다. 그리고 마틴은 코빈을 상대로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다저스는 누상에 있던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역전에 성공했다(3-2). 로버츠 감독은 점수를 더 내기 위해 류현진 타석에서 크리스 테일러를 대타로 기용, 류현진은 이 날의 등판을 마치게 됐다.

대타 테일러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다음 타자인 작 피더슨 타석이 되자 로버츠 감독은 무안타로 침묵하던 피더슨 대신 키케 에르난데스를 기용했다. 대타 에르난데스 역시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용병술은 성공했다(5-2).

다저스는 다음 타자 저스틴 터너가 3점 홈런으로 주자들을 쓸어 담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8-2). 내셔널스의 두 번째 투수로 나섰던 코빈은 후속 투수들이 자신의 책임 주자들을 모두 불러들이는 바람에 0.2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단순한 패전이 아니라 대참사를 당했다(35구).

동료들이 6회에만 대거 7득점하면서 넉넉하게 득점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의 다음 투수로 등판했던 조 켈리가 볼넷 3개와 안타 1개로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면서 2점을 더 내주긴 했지만, 3번째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가 급한 불을 끄면서 더 이상의 실점 위기는 없었다(8-4).

류현진과 호흡 좋았던 마틴, 4타점으로 가장 큰 기여

정규 시즌에서 류현진과 호흡이 상당히 좋았던 마틴은 올 시즌 다저스의 백업 포수로 영입된 베테랑이었다. 기존 주전 포수 오스틴 반스가 부진으로 인해 마이너리그로 강등되었고, 그 자리에는 신참 윌 스미스가 채워졌다.

스미스는 포수로서는 꽤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주면서 포스트 시즌 로스터까지 들어왔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서도 투수 리드에서 가끔 미숙함을 보였고, 류현진의 경우는 하필 8월 말에서 9월 초까지 4경기 연속 부진하던 타이밍에 그 미숙한 점이 몰아서 노출됐다.

스미스는 5일 클레이튼 커쇼와의 호흡에서도 경기 초반 다소 아쉬운 볼 배합을 보였다. 결국 이 때문에 커쇼는 6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비록 상대 선발투수 스트라스버그가 압도적인 피칭을 했기 때문에 밀린 점도 있었지만, 경기 초반의 볼 배합으로 실점이 몰렸던 점이 아쉬웠다.

3차전이 되어서야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은 베테랑 마틴은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2006년 다저스에서 데뷔하여 서재응(현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과 박찬호(은퇴)의 공도 받아봤던 마틴은 2010년까지 다저스에서 활약하며 올스타 게임도 출전했다. 이후 뉴욕 양키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을 거치며 산전수전 다 겪고 다저스로 돌아왔다.

정규 시즌 통산 191홈런을 날렸을 정도로 타격에서의 파워도 보유하고 있었던 마틴은 이날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에 역전 적시타를 날리며 류현진의 승리에 가장 큰 도움을 줬다. 사실상 승리를 굳힌 뒤였던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는 내셔널스의 불펜을 확인사살하는 2점 홈런을 추가(10-4)하며 이 날만 4타점 대활약을 펼쳤다.

마틴 다음으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린 저스틴 터너도 이날 경기에서 홈런을 날리며 3타점으로 활약했다. 2014년부터 다저스에서 플래툰 1루수로 기회를 얻으며 주전 3루수 자리를 차지한 터너는 다저스에서의 7시즌 동안 포스트 시즌 타율 0.316에 OPS 0.932, 8홈런 34타점으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류현진도 포스트 시즌 원정 경기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큰 경기 원정에서도 성적을 개선했다.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홈 경기에서 3경기 2승 무패 평균 자책점 2.11(17이닝 4실점)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원정 경기에서는 이 날 경기까지 합해 1승 2패 5.48(23이닝 14실점)로 정규 시즌 성적에 비해 격차가 크다.

다른 이유로 총력전 예상되는 4차전
 
 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다저스는 워커 뷸러(1차전 7이닝 무실점 승리), 커쇼(2차전 6이닝 3실점 패전), 류현진 3명의 선발투수를 제외하고 확실하게 4차전에서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사실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불펜이 시즌 내내 불안했던 탓에 올 시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켰던 마에다 겐타를 9월부터 불펜으로 돌렸다.

마에다가 9월에 불펜으로 옮기게 되면서 이 때부터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 4차전 선발투수를 찾기 시작했다.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유리아스, 더스틴 메이 등 여러 투수들이 테스트를 했으나 그렇게 크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국 무릎 부상으로 풀 타임을 소화하지 못하던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일단 힐은 마운드에 다시 오르긴 했다. 그러나 무릎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이 아니라서 보호대에 의지하고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상태다. 때문에 4차전에 선발로 등판은 하지만, 이전 3명의 선발투수들처럼 5이닝 이상의 온전한 역할을 다 수행할 수는 없다.

이에 다저스는 일단 4차전을 시작하는 투수로 힐을 내세우고, 힐에게 3~4이닝 정도만 맡길 계획이다. 경기 중반부터는 그 동안 아껴왔던 불펜을 총동원하는 불펜 데이로 경기를 운영할 계획이다. 다행히 뷸러와 커쇼, 류현진 3명 모두 5이닝 이상을 던지며 불펜의 소모를 최소화한 상태로 4차전에서 시리즈를 끝내면 넉넉하게 쉴 수 있다.

내셔널스는 다저스와 다른 의미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4차전을 패하면 그대로 시리즈가 끝나기 때문에 일단 선발투수로 슈어저가 등판하여 버틸 수 있는 데까지 버텨야 한다. 내셔널스 불펜은 7일 경기에서도 코빈이 내려간 뒤 추격조가 다저스를 상대로 3점을 더 내주는 등 리그 최악의 불펜(정규 시즌 ERA 5.68) 그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 마틴, 터너, 프리즈 등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다저스는 2승 1패로 앞서가며 이번 디비전 시리즈 승부의 향방을 자신들 쪽으로 돌려놨다. 큰 경기에서 경험이 축적된 다저스의 베테랑들이 이번에는 31년 만에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