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티아스와 막심> 스틸컷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마티아스(가브리엘 프레이타스)와 막심(자비에 돌란)은 친구사이다.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가 친구 여동생의 영화 실습작에 출연하게 된다. 둘은 인간인지 동물인지 모르지만 서로를 향한 딥키스를 해달라는 시놉시스에 당황한다. 잠시 생각해 본다. 이번 키스가 처음이 아닌 것 같다. 고등학교 때도 키스를 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아직 그 희미한 감촉은 남아 있다.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처럼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는 감정이다.

키스 후 두 사람은 사실 껄끄럽다. 하지만 둘은 그 후 묘한 감정을 키워간다. 막심 2년 간 호주로 일하러 가기 위해 떠날 예정이다. 정해진 시간 동안 둘은 각자의 일상 속에서 서로를 생각하고, 떨쳐내려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엇나가고 긴장된 분위기가 커진다. 영화는 그 키스 후 12일간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한정된 시간은 둘의 감정과 관계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그 소용돌이 속에 관객을 고스란히 떨어트려 놓고 있다.

두 사람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삶을 살고 있다. 마티아스가 화목한 집안에서 자라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는 샐러리맨이라면, 막심은 감당하기 힘든 홀어머니의 생계를 홀로 담당해야 하는 가장이다. 형이 있긴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고 외국으로 멀리 떠나기 때문에 당분간 어머니를 돌봐줄 곳도 찾아야 한다. 그보다도 어머니와의 잦은 신경전에 지쳐 있는 상태다.

자비에 돌란의 신작 <마티아스와 막심>은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모하는 감정을 다뤘다. 이미 국내에도 두터운 팬덤을 갖고 있는 돌란의 여덟번째 장편영화다. 칸의 총아이자 캐나다 퀘벡출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내놓기로 알려진 돌란의 영화들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밀고 당기는 카메라의 움직임, 다소 과한 대사의 향연, 색감과 스타일의 미학을 추구하는 딱 돌란표 영화다. 음악도 역시 좋다. 청춘과 아름다움을 찬양하며 역시나 멋진 남성들의 클로즈업이 주를 이룬다. 불안한 캐릭터의 내면을 보여주기 위해 잦은 카메라의 떨림과 클로즈업이 주를 이룬다.

돌란의 시그니처라 해도 무방한 LGBT 감성도 유지된다. 위기의 가족사에 빠질 수 없는 엄마도 역시 '앤 도벌'이다. '앤 도벌'은 돌란의 여러 영화 어머니를 연기해온 단골 배우다.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 스틸컷

영화 <마티아스와 막심>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우정과 사랑사이에서 흔들리는 주인공의 내면이 파도를 탄다. 또한 각자의 삶에 대한 욕망 또한 소리 소문 없이 그러나 끊임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해하고 싶다는 말의 감정이 과잉이 될 때. 벌어지는 참사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감정은 밖으로 내어서는 안 되는 소리와도 같다. 언제나 은밀하게 감정을 확실히 입 밖에 낼 수 없어 서로의 눈빛으로 알아차려야 하는 조용한 사람이다. 하지만 마티아스와 막심으로 한정하지 않고 '사랑'에 초점을 맞춘다면 보편성은 배가 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다가 마음을 확인 할 때의 과정이 떠오른다.

그래서 이들의 사랑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아마도 막심은 마티아스의 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어릴 적 그렸던 맷과 맥스의 농장 그림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감정은 숨길 수 있다고 숨길 수 없고, 드러낸다고 해서 완벽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때문에 늘 오해와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랑이란 보이지도 만질 수 없는 가변적인 감정에 대해 자비에 돌란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장혜령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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