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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상영작으로 선정된 영화 <약속의 땅>의 제제 타카히사 감독이 첫 상영을 무사히 마치고 관객들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GV)을 가졌다.

의심과 신뢰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다양한 장르를 통해 던지고 있는 제제 타카히사 감독의 이번 영화 <약속의 땅>은 어느 날 일어난 초등학생 유괴 사건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교차하는 방식으로 연출된 작품이다. '죄'와 '벌', 그리고 '휴먼', 총 3장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1부와 2부에서 펼쳐놓은 다양한 인물의 이야기를 점차적으로 직조해 나가면서 마지막 3부를 통해 갈무리하는 정통적이지만 깔끔한 연출을 보여준다.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감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고, 또 그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기에 영화 상영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사인 요청 세례를 받아야 했던 제제 타카히사 감독. 다음 일정으로 인해 30여분의 다소 짧은 만남이었지만, 의외로 즐겁고 유쾌했던 현장의 분위기를 <약속의 땅> GV 내용을 통해 전달한다.

Q1. 영화 내에서 '불'이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고 있는데, '불'을 활용한 의도는 무엇이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축제는 현재 나가노 현에서 실제로 실시되고 있는 축제다. 예전에 현장에서 축제의 분위기를 접하고 언젠가 영화 속에서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이번 영화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불을 들고 있는 것은 '텐구'라는 사람 모양의 가공적 인물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 캐릭터는 코가 큰 것이 특징이다. 이 인물은 '사루타 히코'라는 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전해져 오는 옛 신화에 의하면, '사루타 히코'는 조선에서 일본으로 넘어오는 신을 안내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신화 속에서는 이 '사루타 히코'가 불과 검을 들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결계들을 계속해서 끊어가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영화 속에서 젠지로라는 인물이 나무를 계속해서 심고, 숲을 되돌리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들과 부합한다. 이는 영화가 현대의 일본을 그리고 있기도 하지만, 고대의 역사와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불'은 이에 반하는 의미로 활용했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 파괴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것을 다시 만들기도 하는데, 그래서 파괴와 재생 양쪽 모두의 의미로 불을 활용한 것이다."
 
 영화 <약속의 땅> 스틸컷

영화 <약속의 땅>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Q2. 이 영화 역시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상일 감독의 <분노>도 그런 작품이었다. 요시다 슈이치 소설이 이미 여러 편 영화화된 적이 있는데, 감독님께서는 이번 작품을 연출하면서 어떤 차별점을 두고 싶었나?
"먼저, '다른 요시다 슈이치 원작 영화들과 차별점을 두고 싶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웃음) 원래부터 요시다 슈이치 작가 소설의 팬이었다. 그래서 다른 여러 감독들이 요시다 슈이치 작가의 책을 영화화할 때는 부럽기도 했고 질투하는 마음도 생겼다. 이번 작품을 제가 연출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Q3. 많은 부분이 있겠지만, 이 작품을 관람할 때 관객들이 유의해서 봐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 작품을 만들고자 했던 동기는 영화에서 그려지고 있는 여러가지 다양한 차별과 따돌림과 같은 것들이 일본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전 세계적으로 자국을 중요하게 여기면서 사람들 사이에 많은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원래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에 낙원 같은 공간을 꿈꾼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고 지금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떤 어긋남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에 그런 상황들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촬영하고자 했다."

Q4. 영화 내 인물들의 감정 진폭이 큰 편에 속하는 것 같은데, 이 드라마들을 이끌어 가는데 있어서 강조한 연기적 부분에서의 디렉팅이 특별히 있었다면?
"별로 구체적으로 디렉션을 주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배우한테 자주 듣는 이야기가 '감독님, 얼굴이 너무 가깝습니다' 라는 말이다. (웃음) 코가 볼에 닿을 듯 말듯한 거리에서 생각을 전하기 때문이다. 항상 그런 연출을 하고 있다. (웃음)"
 
 영화 <약속의 땅> 스틸컷

영화 <약속의 땅>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Q5. 영화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느껴지는 부분이 역시 경계 안팎의 믿음에 대한 내용 같다. 그렇다면 한번 무너진 믿음이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회복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는지 감독의 생각이 궁금하다.
"저도 젊은 시절부터 항상 어떤 경계를 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왜 모든 것을 구별 지으려고 할까, 선을 그으려고 할까, 차별을 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왔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도 현재 정치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다만, 어제 개막식에서 배창호 감독님과 이정호 감독님 참석하신 걸 보고 기뻤던 것이 나의 진짜 마음이다. 1980년대, 20대였을 때 그분들의 작품, 코리아 뉴 웨이브라고 불리던 시기의 작품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현의 예술들은 국경을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기획들이 확대되고 다양한 경험들이 축적되면 우리 모두가 다시 손을 잡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영화에는 그런 힘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Q6. 이번 영화에서는 차별과 경계에 대한 내용을 말하셨는데, 언젠가 차기작에서 그 반대인 연대와 화합에 대한 내용도 다룰 계획이 있으신지?
"말한 대로다. 지금 차기작으로 촬영 끝내고 편집하고 있는 작품이 <실>이라는 작품이다. 씨실과 날실이 서로 엮이며 하나의 직물을 완성해가듯이, 관계가 이어지고 연대하며 서로의 유대를 드러내는 그런 주제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도 많은 분들께서 봐 주셨으면 좋겠다."

Q7. 작년에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었고 (영화 <국화와 단두대>), 이번에도 새로운 작품으로 영화제를 찾으셨는데, 지금도 또 다른 작품을 편집 중이라고 하시니 놀랍습니다. 이렇게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스스로도 좀 신기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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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숫자로 평가받지 않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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