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비프의 공동운영위원장인 조원희 감독(오른쪽)과 이병헌 감독과 마스터 톡을 진행할 배우 홍완표.

커뮤니티 비프의 공동운영위원장인 조원희 감독(오른쪽)과 이병헌 감독과 마스터 톡을 진행할 배우 홍완표.ⓒ 이선필


단 2개월의 준비 기간, 소수의 스태프가 집중해서 진행했던 지난해 '커뮤니티 비프' 행사는 꽤 성공적이었다. '영화제 속 영화제'라는 기치로 첫발을 내딛은 이 행사의 정체성은 곧 남포동과 시민 참여, 4일 오후부터 커뮤니티 비프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공동운영위원장인 조원희 감독 등 행사 실무진은 홍보에 한창이었다.

지난해에 비해 행사는 6박 7일로 하루 더 늘었고, 배우 김의성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합류하며 행사의 내실 또한 보강됐다. 3일 저녁 해운대의 모처에서 만난 조원희 감독과 배우 홍완표, 그리고 이 행사에 자문을 담당하는 손세훈 영화사 진필름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널리 더 알려져야 한다. 부산영화제의 또 다른 행사인 커뮤니티 비프가 남포동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 많더라"며 손세훈 대표가 열변부터 토해냈다.

"1회 부산영화제 때 신문지 깔고 술 마시던 기억이 있는데, 왕가위 감독도 한쪽에서 신문지 깔고 막걸리 마시고 그랬다"는 그의 말에서 이 행사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왜 남포동인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커뮤니티 비프는 총 세 가지 부문으로 진행된다. 관객이 직접 영화를 골라 상영회를 여는 리퀘스트 시네마, 함께 영화를 보며 노래를 따라부른다든가 춤을 추는 식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리액션 시네마, 쉽게 만나기 어려운 영화인을 초청해 이색적인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리스펙트 시네마 등이다. 여기에 부대행사로 총 14개의 커뮤니티 이벤트 또한 마련돼 있다. 

올해 4월부터 커뮤니티 비프 행사를 준비했다는 조원희 감독은 부산 출신의, 뼛속까지 부산을 애정하는 영화인 중 하나다. 1회 부산영화제 때부터 참석해 온 그는 누구보다 남포동의 추억, 원도심을 살려야 한다는 바람을 강하게 내비쳤다. 

"시스템을 개발해서 포맷화 하는 과정이 있었다. 올해 새롭게 하는 행사 중 댄싱 이머시브가 있다. 무대와 객석 구분 없이 관객과 함께 영화 속 동작을 하는 건데 시민들에게 격조 높은 체험을 할 수 있게끔 할 것이다. 또 리스펙트 시네마 행사 중 하나인 마스터톡에선 작년과 달리 스크린 하나를 더 설치해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대화 중 리플을 달 수 있게 했다." (조원희 감독)
 
 남포동을 중심으로 한 부산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비프. 지난해 중앙동 40계단 앞에서 진행된 '시네객잔'

남포동을 중심으로 한 부산 원도심에서 진행되는 커뮤니티비프. 지난해 중앙동 40계단 앞에서 진행된 '시네객잔'ⓒ 부산국제영화제

 
지난해 변영주, 이명세, 윤종빈 감독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했던 마스터톡 행사는 올해 좀 더 입체감을 더했다. <극한직업>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이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로 1만 관객을 동원했던 시절을 관객들과 이야기 하는 것. 역시 <신과 함께> 시리즈 등으로 수천만 관객몰이에 성공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와 입담꾼으로 알려진 김홍준 감독이 대화하는 식이다.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병헌 역으로 주연을 맡았고, <극한직업>에선 경찰1로 조연이기도 했던 홍완표는 "이병헌 감독님이 흥행 이후 뭔가 스케일이 커졌다. 소소하게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비싼 음식을 사주기 시작했다"며 "사람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효자가 됐더라"고 운을 뗐다. "더 자세한 이야기, 영화 관련 뒷이야기는 직접 행사 때 말씀드리겠다"며 한껏 호기심을 유발했다.

특히 배우 김의성이 운영위원장으로 합류해 직접 기획한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흥미를 끈다. 리퀘스트 시네마 부문에서 '나보다 더 나쁜 ㄴ'(놈의 초성만 따서 니은이다-기자말)이라는 주제로 악역 전문 배우 세 사람에 대한 영화를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하는 식이다. "운영위원장이라는 직책이 일종의 명예직인데 왜 이분이 이렇게 열심인가 싶을 정도로 열정적이시더라"며 조원희 감독은 분위기를 전했다.

조원희 감독은 "지난해엔 외부 조직과 행사를 꾸렸다면 올해는 영화제 내부 조직과 함께 꾸리고 있다"며 "상영 규모 역시 웬만한 국제영화급인데 이걸 소수의 인원이 진행하고 있다"고 스태프들의 노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애초 우리가 이 행사를 기획한 목표가 부산국제영화제 메인 행사에서 볼 수 없는 작품을 틀고, 원도심 만의 행사를 하자는 거였다. 부산영화제의 행사를 떼어오는 것은 안 된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개입하는 새로운 형식의 행사를 하고 싶었다. 아직 잘 모르시는 분은 커뮤니티 비프가 대체 뭐냐고 물으시는데 영화제의 고향, 원도심에서 치러지는 일종의 스핀오프(오리지널 영화나 드라마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되어 나온 작품을 뜻하는 용어-기자말)이며 관객이 직접 만드는 영화제로 보시면 된다." (조원희)

4일 남포동을 찾아보자. 남포동 BIFF 광장과 주변 극장에서 진행되는 여러 '커뮤니티 비프'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영화제에서 혹여나 보고 싶은 영화가 매진돼 다소 기가 죽었다면 이곳에서 영화적 기운을 물씬 받고 새로운 영감을 얻어가는 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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