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대 롯데 경기. 키움 장정석 감독 등이 이날 역전 결승타를 때린 김웅빈 등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9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대 롯데 경기. 키움 장정석 감독 등이 이날 역전 결승타를 때린 김웅빈 등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3월 23일에서 10월 첫날까지 이어진 KBO 리그의 정규 시즌 일정이 모두 끝났다. 막판 갑자기 연달아 휘몰아친 태풍으로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나흘 정도 미루어졌지만,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1위 싸움이 야구팬들에게 회자되며 여러 명장면을 남겼다.

하지만 1일 열린 시즌 최종전 관련 씁쓸함을 줄 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두산의 정규시즌 우승 여부를 가를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두 개의 방송사가 중계했는데, 순위권 싸움에서 멀어진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경기는 TV 중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TV 중계 없던 마지막 경기, '정말 중계가치 없었나?'

두산과 NC의 잠실 경기는 MBC SPORTS+와 SPOTV, 두 군데서 중계했다. 야구 중계권을 지닌 SBS Sports와 KBS N SPORTS는 이날 프로배구 컵대회의 중계로 인해 야구 중계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사직에서의 키움-롯데 경기는 KNN과 부산MBC 라디오 중계만 진행되었다.

혹자는 시즌 최종전 경기인데다가 키움이 3위, 롯데가 10위로 시즌 순위를 확정지은 상황에서 중계를 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김하성, 박병호, 민병호 등이 KBO에서 보기 어려운 여러 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벌어지는 것이라 충분히 주목할 가치가 있었다. 

키움 김하성은 유격수 최초로 4년 연속 20홈런 달성, 박병호는 역대 최초로 6년 연속 100타점을 노렸다. 이정후는 최다 안타왕 타이틀에 도전했다. 롯데에서도 민병헌이 2루타 200개, 손승락이 리그 최초 10년 연속 10세이브를 노렸다.

이런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 투수 김상수의 역대 최초 한 시즌 40홀드 달성, 외야수 예진원의 프로 첫 타점 기록은 실제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방송사들이 중계를 하지 않아 야구 팬들은 최초로 40홀드를 달성하는 역사적인 장면, 키움의 유망주 선수가 첫 타점을 달성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볼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정규시즌 마무리할 기회 잃은 팬들... 컨소시엄 중계도 없었다
 
 9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키움에 패한 롯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9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키움에 패한 롯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단 타이틀만의 문제가 아니다. 두 팀의 팬들은 TV 중계를 보며 정규 시즌을 마무리할 기회를 잃었다. 키움 팬들은 포스트시즌을 볼 기회가 남아있지만, 롯데 팬들은 10위라는 아쉬운 성적 속에 어렵게 진행되었던 시즌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유종의 미를 거둘 시간을 갖지도 못했다. 심지어는 포털과 통신사가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 중계마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전 중계가 없는데다가, 하물며 잠실에는 두 방송사의 중계진이 가 있으니 평등한 시청권을 침해한다는 말이 터져나왔다. 키움 팬들 사이에선 "비인기 팬이라서 경기장면을 볼 수도 없다"라는 분노가, 롯데 팬들에게서는 "꼴찌 했다고 중계도 안 해준다"라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부산MBC 박기홍 캐스터 역시 라디오 중계 중 "지금 TV 중계가 없다고 아쉬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롯데가 상위팀이면 텔레비전 중계가 있었겠죠"라며 유튜브의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야구를 보려는 팬들에게 "KBO의 저작권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라운드를 보여드릴 수가 없다"라고 에둘러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내년 시즌, '평등한' 중계 보고 싶다

2019 프로야구는 유독 중계권을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 시즌 시작을 앞두곤 뉴미디어 중계권을 두고 스포츠 방송사가 시범경기 중계 보이콧을 선언해 구단 자체 중계를 꾸리기도 했다. 또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 등 구단의 중계가 호평을 받는 등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시즌 초반과 최후반에는 TV에서 중계되지 못한 경기가 컨소시엄의 자체중계로 팬들과 만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본 팀 팬들은 '비인기 구단', '야구 순위가 낮았던 팀'이었다. 첫 번째로 컨소시엄 중계를 했던 팀이 비인기 구단으로 분류되는 kt와 NC였고, 시즌 후반 컨소시엄 중계가 이루어진 한화와 NC, kt, 삼성도 그랬다.

인기 구단이 프로야구 흥행의 원동력이 되지만, 비인기 구단의 팬 역시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 프로야구는 10개 구단으로 움직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아무리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 구단이라고 해도, '영상 시대'에 144경기 모두를 생중계로 볼 수 없다는 것은 프로야구 흥행의 '부익부 빈익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 시즌에는 프로야구에서의 평등한 중계가 이어졌으면 한다. 내년에도 이런 중계가 이어진다면 비인기 팀이라는 이유로, 아니라면 PS에서 멀어졌다는 이유로 kt의 강백호가 투수로 등판하는 모습을 TV로 보지 못하고, 키움의 김상수가 40홀드를 기록하는 순간을 영상으로 보지 못하는 일이 또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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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스포츠와 여행까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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