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복서'는 제목부터가 독특했다. 판소리 소리꾼이면 소리꾼이고, 복싱선수면 선수지 판소리 복서는 대체 무엇일까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는 그 궁금증을 감동과 유머로 잘 풀어냈다. 

'판소리 복서'는 정혁기 감독이 자신의 26분짜리 단편영화 <뎀프시롤: 참회록>을 장편영화로 각색한 것이다.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오는 10월 9일 개봉하는 영화 <판소리 복서>(감독 정혁기)의 언론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주연 배우 엄태구, 혜리, 김희원 그리고 정혁기 감독이 참석했다. 

"청춘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 분). 그는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 분)를 만나서 포기했던 꿈인 '판소리 복싱'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의 중심이 되는 소재인 판소리 복싱은 세계 유일의 기술로, 병구가 만들어낸 자신만의 복싱형태다. 우리나라 고유의 장단과 복싱 스텝을 결합한 것. 

이들에게 이 영화를 봤으면 싶은 대상을 물었다. 이에 정혁기 감독은 "과거의 못 이룬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 사람, 또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저는 청춘들이 봤으면 좋겠다. 청춘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다. 꿈이 있는 사람들, 꿈을 이루지 못했던 사람들,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 꿈을 지닌 청춘들이 우리 영화를 보시면 좋겠다." (혜리)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영화의 중심에 서서 신명나는 몸사위를 선보이는 복서 병구 역의 엄태구는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6개월 동안 복싱을 연습했다. 복싱 코치에게 1대 1로 2~3달 정도 하루에 다섯 시간씩 기본기를 배웠다고 그는 말했다. 이 기본기 위에 판소리 장단을 얹어 이런 저런 동작을 만들어나갔다. 

혜리 또한 역할을 위한 노력에 심혈을 기울였다. 극중 그는 병구에게 기운을 주는 장구 연주를 해보였는데, "두 달 정도 장구 연습을 했는데 정말 열심히 했다"며 "스크린에 (장구를) 잘 쳐보이도록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극중 엄태구와 혜리는 풋풋하고 따뜻한 사랑을 키워간다. 혜리와의 멜로 호흡에 대한 질문에 엄태구는 쑥스러운 듯 "멜로는 혜리씨만 보고 최선을 다해 따라갔다"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또한, 혜리는 "(엄태구는)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포근한 사랑뿐 아니라 무심한 듯 병구를 챙기며 선의를 베푸는 박관장(김희원 분)도 영화에 따스함을 불어넣는다. 김희원은 "배우 활동을 하면서 연극 배우 출신이거나 나와 비슷한 고생을 한 후배들을 보면 그냥 정이 간다. 박관장은 병구를 그런 눈길로 봤던 것 같다"며 "꼭 자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병구를 무한으로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영화가, 엉뚱하면서도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고 슬프기도 하고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꼭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맥락으로 엄태구와 김희원 역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코믹하면서도 짠한 면을 언급하며 영화의 '독특함'과 '신선함'에 매료됐음을 이야기했다.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판소리복서 영화 <판소리복서> 스틸컷 ⓒ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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