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만 관객을 돌파한 <벌새>

27일 오전 10만 관객을 돌파한 <벌새> ⓒ 엣나인필름

 
<벌새>가 27일 1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독립영화의 대표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전날까지 9만 9천 관객을 기록했던 <벌새>는 개봉 30일 만에 10만을 넘어섰다. 한국독립예술영화들이 지난해부터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전해진 흥행 소식이라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영화 100주년, 한국독립영화협회가 21주년을 맞은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더욱 뜻깊다.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 14살이었던 은희의 보편적이고 찬란한 이야기를 그린 <벌새>는 김보라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수상을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베를린국제영화제, 이스탄불국제영화제 등에서 모두 25관왕을 차지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평론가들 역시 완벽한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감독의 연출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29일 개봉 이후 단 2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고 개봉 8일째 3만, 13일 만에 5만, 25일차 9만을 넘긴 후 마침내 10만에 오르게 됐다.
 
저예산으로 제작된 한국독립예술영화 중 극영화로 10만 관객을 넘긴 첫 영화가 된 것이다. 지난 5월 개봉한 종교 다큐멘터리인 <오빠 생각>이 10만 6천 관객을 기록 중인데, <벌새>는 이 기록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개봉 독립예술영화 공식 흥행 1위인 <항거 : 유관순 이야기>는 지난 2월 상업영화로 대규모 스크린에서 개봉됐다가 종영 후 독립영화로 인증받았다는 점에서 가늘고 길게 가는 일반 독립영화와는 순도가 다르다.
 
한국독립영화는 지난해부터 활로를 못 찾은 채 침체국면을 이어왔다. 외국예술영화들이 10위권을 대부분 차지할 만큼 약세가 컸다는 점에서 <벌새>는 한국독립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낸 셈이다. 적은 상영관에서 길게 상영되는 독립영화의 특성상 흥행이 쉽지 않음에도 이런 악조건을 뚫고 거둔 흥행이라는 점도 특별하다.
 
"세상의 은희가 터져나왔을 때 놀랍고 감사했다"
 
 <별새> 김보라 감독이 감사 손편지

<별새> 김보라 감독이 감사 손편지 ⓒ 엣나인필름

 
한편 김보라 감독은 <벌새>의 자필 편지를 통해 관객들에게 10만 돌파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세상의 모든 은희들에게'란 편지에서 김 감독은 "영화를 세상에 나누고 모두가 자기 안에 이상하고 예민한 은희들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며 "그 은희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을 때, 저는 놀라고 감사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위로라는 말로는 부족한 어떤 만남이었습니다", "영화를 세상에 내놓고 관객들의 무수한 일상과 역사를 듣는 경험, 그것은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축복입니다", "이 온기는 앞으로 제 삶에서 생생하게 살아있을 것입니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국내 흥행에 성공한 <벌새>는 오는 29일, 싱가포르 개봉을 시작으로 해외 확장 개봉에 나선다. 배급사 측은 "싱가포르 이외에도 미국, 캐나다, 대만, 일본, 스웨덴, 터키까지 이미 총 7개국 판매를 확정했으며, 전세계(국내 미포함) 항공판권도 일찌감치 판매됐다"고 밝혔다.
벌새 1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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